‘인체의 신비전’, 과학·교육 이름의 ‘엽기쇼’

Lee Jisung
2012년 7월 25일 업데이트: 2019년 10월 26일

전시 측에서는 인체 숭고함과 알 권리 위해 기획했다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인간을 사물로 취급하고 모독하는 일…”

아인슈타인의 뇌를 연구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오랫동안 의학계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천재와 뇌의 관계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 왔다. 특히 세기의 천재라면 대중의 흥미를 더욱 자극할 것이다.

하지만 연구결과는 사람들의 기대만큼 흥미롭지 않다. 1999년 2월, 캐나다의 맥매스터 대학 교수이자 뇌 전문가로 알려진 샌드라(Sandra Witelson)는 아인슈타인의 뇌에 관한 연구논문을 영국의 유명한 ‘사이언스’에 기고했다. 그의 발표 논문에 따르면 아인슈타인의 뇌는 보통사람의 뇌와 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 다만 뇌의 위쪽 두정엽과 측두엽 사이의 실비안 주름이 보통사람보다 커서 하두정엽이라는 영역이 상대적으로 컸을 뿐이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실비안 주름과 지능과의 관계에 대한 상관성은 별로 없다고 한다.

뇌로부터 지능이나 정신의 능력을 찾으려는 시도는 서구에서는 수백 년 동안 계속돼온 하나의 방법론이었다. 하지만 과연 정신을 담는 용기에서 내용물을 알아낼 수 있을까? 그릇에 밥을 담으면 밥그릇, 국을 담으면 국그릇이 되듯, 그릇 자체가 내용물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아인슈타인의 뇌를 연구한다 한들 과연 거기서 아인슈타인의 지능과 정신적 능력이 밝혀질지는 지금까지의 결과가 말해주듯 상당히 회의적이다.

최근 ‘인체의 신비전’이라는 전시가 서울과 부산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장에는 실제 사람이 자신의 피부를 고스란히 벗은 채 고깃덩어리가 되어 박제돼 있었다. 그 뿐 아니라 근육과 뼈를 완전히 분리한 사람이 기괴한 포즈를 취한 모습이나, 인간을 가로 세로 온갖 형태로 잘라낸 모습은 상당히 엽기적이었다. 인간을 마치 고깃덩어리로 만든 인체의 신비전은 오직 인간이 동물과 너무나 닮았다는 ‘신비하지 않음’만을 보여주고 있었다.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는 ‘오리지널-인체의 신비전’의 전시기획팀 조윤민 씨는 “인체에 대한 숭고함과 인체에 대한 알 권리를 위해 이번 전시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인간에 대한 최대의 모독은 인간을 인간이 아닌 것으로 취급하는 것”이라며 “이번 전시는 인간을 동물로, 아니면 사물로 취급하는 것 이상으로 인간을 모독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대중이 해부된 인체를 보며 얻을 수 있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엽기적인 이미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인체의 신비전은 우리가 접하지 못한 영역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신비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인간의 시체를 상업화에 이용했다는 점, 돈벌이 수단의 자본주의적 본질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윤리적으로 많은 논란이 되고 있으며, 주최 측이 주장하는 교육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인체의 신비전, 교육효과 ‘글쎄’

부산대 철학과 최우원 교수는 “의학전공자가 아닌 한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체 모형으로도 얼마든지 교육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데 신체를 갖다놓고 전시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 의문이라며 “물질문명사회가 되면서 생명에 대한 이해가 경박하고 천박해 졌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품을 만든 독일의 하겐스 박사는 1977년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연구실에서 해부학자로 일하면서 ‘플라스티네이션’이란 기법을 발명했다. 플라스티네이션은 인체의 수분과 지방 등을 제거하고 특수 플라스틱과 실리콘으로 대체함으로써 근육조직의 부패를 방지할 수 있는 기법이다.

놀랍게도 중국에는 이런 시체가공공장이 다수가 있다. 다수의 공장들이 공산국가인 중국에서 주로 세워진 것은 중국에서 시체 수집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법치국가가 아닌 공산당 일당 독재의 인치(人治)국가로서 얼마든지 시체 거래가 가능한 곳이다.  중국에서 10년간 전시를 위한 시체를 준비해 왔으며, 시체 가공공장을 여러 개 세웠다.

라오가이 연구재단의 조사에 의하면, 몇 개 시체 가공공장 중 가장 큰 ‘플라스티네이션사’는 중국의 항구도시 다롄의 한 공단에 있었다. 3만 평에 7층으로 돼 있는 이 작업장에는 과장직을 맡고 있는 쑤이훙진(隋鴻錦, 의사)을 비롯한 170여 명의 중국직원이 있었다. 또한 뼈가 제거된 팔, 대퇴들이 즐비하게 놓여 있는 작업대는 얼핏 보면 육류가공공장 같아 보이지만, 칼을 들고 서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가운을 입은 의사들이라고 한다.

조사에 의하면, 시체공장 주변에는 시체의 주요한 공급처로 보이는 ‘산둥성 제3감옥’을 포함한 노동수용소 세 곳이 있다고 한다. 또한, 최근 중국공산당(이하 중공) 내 권력투쟁 과정에서 실각한 혈채파(血債派, 파룬궁 탄압에 적극 가담한 세력)의 보시라이가 당서기로 있던 충칭(重慶)시 제3군의대에서도 대량의 시체를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체 공급원은 대부분 중국

이는 인체의 신비전에 사용된 시체들 중 상당수가 중국 내 사형수나 불법 수감된 파룬궁 수련자의 것이라는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제엠네스티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사형집행률 1위로 해마다 수천 건의 사형이 집행되며 이는 252건으로 2위인 이란보다 10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중국을 제외하고 지난해 집행된 총 사형건수는 527건이었다. 중국은 사형집행 대국이라 할만하다.

또한, 1999년부터 탄압하기 시작해 불법수감된 파룬궁 수련자 수는 21만 명이 넘는다. 2006년 캐나다 전 아태담당 국무장관 데이비드 킬고어와 국제인권변호사 데이비드 메이터스가 밝혀낸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살아있는 파룬궁 수련자의 장기를 적출해 매매한 ‘생체장기적출’ 만행으로 사망한 파룬궁 수련자 수는 8만 7000명 이상이라고 한다. 파룬궁 수련자들처럼 노동수용소에서 공안에 비참하게 맞아 죽거나 장기적출을 당한 수감자들의 가족들은 일반적으로 통보를 받지 못한다. 그러면 그러한 시신들은 자연히 주인 없는 시신으로 처리되어 사라지고 만다.

생명의 존엄과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법률의 보호도 없는 중국이 시체 작품을 만들기에는 최적의 장소였을 것이다. 물론 중국 법률은 인체 기관, 혈액과 조직은 매매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놀랍게도 중국에서 트럭, 기차, 비행기 등 공공 교통수단을 이용해 중국과 해외 시체들을 시체 가공공장에 운반하여 시체 표본을 가공, 제작해 다른 나라로 수출했다.

이번 서울 전시에만 20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관람했고 부산은 자료 제공을 거부했다. 부산 전시는 하겐스 박사의 작품이 아니라 박사 밑에서 일하다 따로 회사를 차린 중국 의사 쑤이훙진의 작품이다. 서울 전시 쪽에서는 부산 전시를 ‘짝퉁’이라 불렀다.

영국 언론은 인체의 신비전을 ‘시체 전시회’ ‘엽기적인 쇼’라고 폄하했다. 3주 초반의 손톱만한 태아에서 28주된 자가호흡이 가능한 태아까지 10여 개가 넘는 박제된 태아 전시는 엽기적인 쇼라고 부르기에 주저함이 없게 만들었다.

분명한 것은 과학 ?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고 있으며, 인간의 시체까지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자본주의적 탐욕으로 인해 수많은 생명이 너무나 보잘 것 없이 처리됐다는 것이다. 인명 경시 풍조의 극한을 보는 듯하다. 또 그렇게 훼손된 엽기적인 인간의 시체를 보며 과학이니 예술이니 얘기하고 있는 한국의 비정상적인 교육열은 또 하나의 엽기를 보여주었다.

이에 대해 최우원 교수는 “이런 전시를 보고 무감각한 사람들의 인생관이나 사고방식이 걱정된다”며 “나중에 생명경시 풍조가 사회에 만연하게 되면 정말 큰일이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시체의 출처가 정부의 형태를 띤 중공이라는 범죄조직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이라는 것은 큰 문제”라며 “사악한 중공 통치하의 사람들이 돈에 정신이 팔리다 보니 서슴지 않고 그런 짓을 하는데 이는 인간의 근본적인 가치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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