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300만 대도시 봉쇄로 이어진 ‘제로 코로나’ 정치 방역

2021년 12월 28일
업데이트: 2021년 12월 28일

지난해 9월 코로나19 전쟁 승리를 선언했던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다시 창궐하고 있다.

도시 전체가 완전 봉쇄된 인구 1300만 대도시 시안(西安)에서는 봉쇄 후 오히려 확진자가 늘어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공식 봉쇄 발표 이후 사흘간(23~25일) 당국 발표에 의해 공식 확인된 확진자 수만 각각 49명, 75명, 155명이었다. 26일에도 감염자가 급증해 이날 자정 기준 확진자는 총 635명이다.

시안은 지난 9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일주일간 일일 신규확진자 한 자릿수를 유지하다가 토요일이었던 18일을 기점으로 감염자가 급증했다.

도시 봉쇄령을 내린 후, 확산세가 오히려 거세진 것이다. 불리한 통계 수치를 은폐하는 중국 당국 관행상, 실제 확진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안 당국은 확진자 수와 별개로 26일까지 호텔 등 임시로 마련된 집중 격리시설에 수용된 인원이 2만8893명이라고 발표했다.

당국이 현재까지 마련한 임시 격리시설은 호텔 278곳, 객실 4만1671개이며, 대형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 등을 징발한 격리공간 7832개가 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확산 규모가 당국 발표보다 훨씬 더 큰 것 아니냐는 공포감이 퍼지고 있다.

지난 9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시안 시내 곳곳에는 임시 검사소가 설치됐다. 1300만 명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검사가 네 번째로 진행 중이다.

1300만 시민들은 전원 자택이나 격리시설에 갇혔다.

봉쇄 당시에는 각 가정마다 2일에 한 번 생활물자를 구매하기 위한 외출이 허용됐으나, 26일(일요일) 확진자 급증 사태 이후 월요일부터는 외출 자체가 전면 금지됐다.

현지 소식통은 일부 대형 아파트단지에서는 2일에 한 번씩 단지 내에 마련된 편의점을 통해 식료품 구매가 허용되나, 지역에 따라 3일에 한 번만 가능한 곳도 있다고 전했다.

도시 봉쇄가 시작된 닷새 사이 식료품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시안시 가오신(高新)구에 사는 여성 저우(周)모씨는 중국 현지 취재진과의 온라인 인터뷰에서 “채소 값이 서너 배 올랐다. 봉쇄 전 7~8마오(0.7~0.8위안)였던 배추 한 포기가 어제는 2~3위안에 팔렸다”고 말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강압적인 방역에 저항하는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검역소를 찾았다가 방역요원과 주먹다짐을 벌이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새벽 3시에 검사를 받으러 아파트 1층까지 내려가야 했다며 소셜미디어에 불만을 늘어놨다.

홍콩 싱타오 일보는 주민 샤오(萧)모씨가 발열과 인후통, 설사 증상을 보였지만 당국이 외출을 허용하지 않아 병원에 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26일까지 외출을 허가받지 못한 샤오씨는 “규정을 어기고 외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인 80세 부모를 모시고 사는 리(李)모씨는 거주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바람에 외출이 완전히 금지됐다.

병원에서 응급차를 보내면 외출을 허가받을 수 있지만, 전화 120여 통을 돌리고도 응급차를 보내겠다는 병원을 찾을 수 없었다. 확진자가 나온 지역에서 온 환자를 받으려는 병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리씨는 병원에서 일하는 친구를 통해 모친은 입원시킬 수 있었지만, 상태가 좋지 못한 부친은 여전히 자택에서 병원 이송허가가 떨어질 날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톈무(天目)일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차오(巴橋)구 량자제(梁家街) 등 일부 지역에서 생필품 사재기와 떼도둑 사건이 발생했지만, 당국이 확인해주지 않아 사실인지는 확실치 않다.

당국 발표와 언론 보도는 이번 시안 확산사태의 원인을 지난 4일 파키스탄에서 들어온 PK854 항공편을 가리키고 있다. 다만, 항공편 탑승객 180명은 공항 도착 후 인근 호텔에 격리돼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마침 가족을 배웅하기 위해 공항에 도착한 50대 중국인 남성의 동선이 해당 항공편 탑승객하고 겹쳤으며, 이 남성이 이후 직장과 마트를 돌아다니며 확산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들어온 항공편 승객과 가족 배웅을 위해 출국장을 돌아다닌 남성의 동선이 어떻게 겹치게 됐는지는 의문으로 남았으나, 당국은 여기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신 관련 공무원 26명이 문책을 받고, 기관 4곳이 경고를 받았다.

미국의 중국 문제 전문가 린샤오쉬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에 “확산 책임에 따른 공무원 징계 처분은 사태의 본질을 가리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와 공산당은 ‘제로(0) 코로나’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말단 관리들만 처벌하고 있다”고 말했다.

린 박사는 “중국은 이미 실패한 제로 코로나를 유지하기 인구 1300만 대도시를 봉쇄하는 비합리적이고 강압적인 조치를 시행했다. 과학이 아닌 정치 방역”이라고 비판했다.

* 이 기사는 뤄야 기자가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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