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국가안전법, 하버드 등 미 대학 강의에도 영향…학생 보호 비상

류지윤
2020년 8월 29일
업데이트: 2020년 8월 29일

중국 공산당의 홍콩안전법은 홍콩을 넘어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등 미국 캠퍼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가을 교과 과정의 많은 부분이 온라인에서 진행되면서 학생과 교직원 사이의 자유로운 토론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가 미국 학계가 당면한 우선 과제가 됐다. 

미 교수 “우리는 자기 검열을 할 수 없다” 

중공 바이러스(우한 폐렴) 대유행으로 미국의 많은 대학들은 가을 학기에 온라인 강의를 선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새 학년 1학기부터 많은 대학이 온라인으로 강의를 하기 때문에 중국과 홍콩에서 온 학생들이 화상을 통해 미국 학우들과 접촉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 학자들은 이 과정이 전부 녹화돼 중국 공산당 당국의 손에 넘어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018~2019학년도에는 거의 37만 명에 가까운 중국 학생과 약 7천 명의 홍콩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등록했다. 미국 학자들은 이들은 자신의 나라에 대해 더 많이 알고 또 세계가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중국법, 문화, 정치학 강좌를 자주 수강한다고 했다. 

프린스턴대 중국정치학과 로리 트룩스 조교수는 “우리는 자기 검열을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두려움에 굴복해 천안문 사태나 신장 등 중국(중국 공산당) 정부가 원하지 않는 민감한 화제에 대한 토론을 중단한다면, 우리는 방향을 잃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트룩스 조교수는 지난해 말 미국 시사 주간지 디 애틀랜틱에 발표한 기고문에 미국 대학이 앞장서서 중공의 이익 침해 행위에 저항하고,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등 맞춤 대응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 대학, 중국 학생 보호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 검토 중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명문대의 올가을 교과과정에 “이 과목은 중국이 정치적으로 민감하게 보는 자료가 포함될 수 있다”는 경고 딱지가 붙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학교들은 학생과 교직원들이 자유 발언을 하더라도 중국 당국의 검열을 받지 않도록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프린스턴대의 중국 정치학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신분 보호를 위해 과제물에 이름 대신 코드를 사용할 예정이다. 앰허스트대의 한 교수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도록 익명의 온라인 채팅을 고려하고 있다. 

앞으로 프린스턴대 중국 정치학과 로리 트룩스 조교수의 수업에는 ‘일부 소재가 민감해 중국 정부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경고 딱지가 붙을 예정이다. 그는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블라인드 채점을 도입해 이름 대신 데이터 코드가 적힌 과제를 제출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메그 리스마이어 조교수는 800여 명이 신청한 경영학 석사학위 과정의 1학년 필수 과목에 이와 유사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리스마이어 조교수의 교과과정 중에는 홍콩, 대만, 신장, 중공의 합법성 등을 토론하는 사례연구가 포함돼있다. 

펜실베이니아대 정치학과 에이버리 골드스타인 교수는 학생들이 자신의 수업을 온라인으로 등록하면 ‘민감한 정보가 포함될 수 있다’는 내용을 표기한 강의계획서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콩판 ‘국가안전법’의 영향 해소 시급 

지난 20년 동안, 중국 공산당이 세계 학계에 미친 영향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중국 유학생들은 자유 사회에 머물고 있어도 여전히 중공의 감시를 받고 있다. 미네소타대에 재학 중인 뤄다이칭은 지난해 여름 방학을 맞아 고향 우한으로 돌아간 후 체포돼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미국에 있는 동안 중국 공산당 지도자를 풍자하는 트윗을 날렸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벤 새스 미국 상원의원은 “이것은 무자비하고 편집증적인 전체주의의 진정한 얼굴”이라며 중공 당국에 학생을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새스 의원은 “중국 공산당이 트위터를 금지한 것을 잊지 말라”며 “유일하게 이런 트윗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미국 내에 있는 중국인들을 감시하는 사람들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원격수업에 맞는 교수법으로 바뀌면서 미국 학계는 독재 정권 아래에 있는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서 공부할 경우 부닥칠 일들을 어떻게 해결할지를 논의 중이다. 중국 공산당의 홍콩안전법 시행으로 미국 대학에 유학 중인 많은 중국인 유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해결책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앰허스트대 정치학과 케리 라티건 조교수는 “중공 당국이 금지하는 과목의 목록이 갈수록 많아지는 것도 도전 과제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라티건 조교수는 중국 국적의 유학생이나 중국에 친척이 있는 학생들의 위험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홍콩판 국가안전법은 홍콩 주민은 물론 외국인까지, 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는 이들을 추적∙기소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홍콩 당국은 지난달 31일 미국 시민권자 사무엘 추와 해외 인사 5명에 대해 홍콩안전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추 씨는 미국 의회에서 중국 공산당의 홍콩 자치권 침해에 대한 처벌을 추진해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3일 홍콩안전법의 역외 법 집행을 비난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홍콩 국가안전법을 세계 각지의 사람들에게 적용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를 파괴하려는 시도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베이징(중공 정권)이 권위주의 통치 모델을 수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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