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잣대” 트럼프 변호인단, 탄핵심판서 민주당 의원들의 ‘폭력 선동’ 영상 상영

한동훈
2021년 2월 13일
업데이트: 2021년 2월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12일(현지시각) 장편의 동영상 증거를 통해 의원들의 위선을 고발했다.

영상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공격을 사주하거나 트럼프 지지자를 위협하거나, 지난해 미국을 시달리게 한 폭력 시위를 지지하는 선출직 공직자들의 모습과 발언 장면이 담겼다.

트럼프 변호인단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번째 탄핵심판 변론 첫날을 맞아, 탄핵을 추진한 의원들을 상대로 반격에 나섰다.

변호인단은 트럼프 대통령은 6일 국회의사당 습격사건 전까지 평온한 언어를 사용했으며 오히려 다수 의원들이 여러 차례 선동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단 반 데르 빈 변호사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지목하며 “그녀는 2016년 선거가 납치됐고 의회가 민주주의를 지킬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면서 “대통령을 사기꾼이자 반역자라고 불렀고 하원에서는 동료 의원들을 ‘내부의 적’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반 데르 빈 변호사는 “많은 민주당 정치인들은 지난 여름 미국의 여러 도시를 파괴한 폭동을 찬성하고 독려했다”면서 “폭력적인 좌파 무정부주의자들이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연방법원을 공격할 때도 펠로시 의장은 반란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가 말한 폭동은 공산주의 계열의 무정부주의 단체인 안티파와 블랙라이브즈매터(BLM) 소속 폭도들이 주도한 폭력 시위다. 이들은 주요 도시 상점을 약탈했고 정부 시설과 작은 식당, 슈퍼마켓 등 주로 소상공인 상가를 중점적으로 파괴했다.

그는 “펠로시 의장은 연방 법 집행기관에 전화를 걸어 공공기물을 파손하는 폭도들을 내버려 두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법원 청사를 지키던 주 방위군은 폭도들의 위협을 받았고, 방위군을 보호하던 입장의 경찰들은 민주당 측 압력을 받았다.

이어 변론에 나선 트럼프 측 데이비드 션 변호사는 동영상을 재생했다. 이 영상에는 펠로시 의장을 비롯해 여러 민주당 의원들이 거리에서 항의하며 소란을 일으키라고 대중을 선동하는 모습이 들어 있었다.

펠로시 의장은 2018년 한 공개석상에서 불법 이민자의 자녀가 부모와 떨어져 수용된 점에 분노를 나타내며 “왜 전국적으로 봉기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민주당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 이민자들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펠로시 의장은 또한 “여러분은 펀치를 날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여러 장소에서 말한 바 있다. 폭력 시위를 부추긴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이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펠로시 의장 사무실은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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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2021.2.11 | Olivier Douliery/AFP via Getty Images=연합

민주당 아이아나 프레슬리 의원은 2020년 한 방송에서 “우리 삶에 불안이 있다면 거리에도 불안이 있어야 한다”며 거리 시위를 선동했다.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은 살인, 강력범죄, 성범죄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을 구제하는 미네소타 자유기금에 기부를 독려했다. 살인과 성범죄를 옹호한다고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다수의 군중 연설에서 트럼프에 대한 공격을 언급했다.

션 변호사는 동영상에서 보이는 “증오와 분노”가 하원 탄핵소추위원단(탄핵심판에서 검사 역할)을 “자신의 발언과 행동에 대해서는 무시하는, 위험한 이중 잣대를 들이대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잠시 영상을 중단한 션 변호사는 “하원 위원단은 증오가 담긴 언어로 끊임없는 북소리를 울렸다. 영상을 본 모든 분은 다 아시겠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그들 자신이 내뱉은 말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고 말한 뒤 계속 영상을 재생했다.

하원 위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6일 그의 지지자들에게 “지옥처럼 싸운다”고 한 말에 대해 ‘의사당 습격을 선동한 것’이라며 물고 늘어졌다.

션 변호사는 민주당 의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슷한 표현을 사용한 사례를 다수 보여주며 배심원 자격으로 참석한 상원의원들과 하원 위원단 한 사람 한 사람을 지목하며 “문제 될 게 없었다”고 했다.

상원과 하원의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 말과 유사한 말을 했지만 당시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고 맥락상으로도 잘못될 게 없었다는 의미였다.

션 변호사는 “다들 쓰는 말”이라며 “지난 여름 그 사건들을 맞아 여러분은 폭도를 비난했나, 아니면 낸시 펠로시가 ‘그들은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할 때 잠자코 끄덕거렸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배심원 역할인 상원의원들은 영상 상영 도중 내내 서로 귓속말을 나누거나 메모를 주고받는 모습을 보였다.

탄핵소추위원 단장인 민주당 제이미 래스킨 하원의원은 자신이 2017년 한 선거 이후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상영되는 동안 여러 번 뭔가를 메모장에 적기도 했다.

트럼프 변호인단의 영상을 시청하는 동안 민주당 상원과 하원의원들 몇몇은 자신 혹은 동료의원들이 등장하자 겸연쩍은 웃음을 짓는 모습이 포착됐다.

민주당 리처드 블루멘탈 상원의원은 변론이 끝나고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위험하고 왜곡된 비유를 들고 있다”며 “트럼프가 사람들을 워싱턴에 모이게 한 것은 확실히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당 밥 케이시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옥처럼 싸워라’를 다른 민주당 의원들의 싸움을 독려한 발언과 비교한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폭력에 대한 비판을 거부하고, 폭력을 조장한 공적인 기록이 꽤 많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 이 기사는 자카리 스티버 기자가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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