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교육부 장관 지명, 10년 만에 교육 수장 복귀?

경제학자 출신 교육정책 전문가...교육부 발전적 해체, AI 교사 활용 주장
최창근
2022년 09월 29일 오후 3:20 업데이트: 2022년 09월 29일 오후 4:11

박순애 전 장관 사퇴 이후 공석인 사회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지명됐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여 임명될 경우 이주호 교수는 약 10년 만에 교육 수장으로 복귀하게 된다. 각기 다른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두 번 역임하는 두 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김영삼 정부 교육부 장관을 역임했던 안병영 연세대 명예교수가 노무현 정부 출범 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 임명된 사례가 있다.

이주호 지명자는 경제학자 출신 교육 정책 전문가이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와 동(同) 대학원 졸업 후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국민경제제도연구원 책임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거쳐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경제학자’ 이주호 지명자를 교육 분야로 이끈 것은 고(故)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설립 이사장(서울대 명예교수)으로 알려졌다. 김영삼 정부 정책기획수석·사회복지수석비서관으로 교육 개혁 작업을 진두 지휘했던 박세일 교수는 당시 30대 중반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이던 이주호 지명자를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위원회 전문위원으로 발탁했다. 당시 박세일 교수는 이주호 지명자에게 “20년쯤 후에는 교육부 장관이 될 수 있으니 부지런히 보고 배우라.”고 조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주호 지명자는 1999년 박세일 이사장 등과 더불어 교육개혁포럼을 창립하기도 했다. 교육개혁포럼이 한국개발연구원과 공동 발간한 ‘자율과 책무의 학교개혁 : 평준화 논의를 넘어서’ ‘자율과 책무의 대학개혁: 제2단계의 개혁’ 두 권의 보고서는 정권 교체에 관련 없이 교육 개혁의 지침서가 됐다.

그러다 제17대 국회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 4년 내내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했고 2012년 제17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이주호 지명자는 이명박 캠프의 교육 공약 개발을 전담했다. 당시 이주호 지명자의 저서 ‘평준화를 넘어 다양화로’에 담신 정책 비전이 이명박 후보 교육 정책 청사진 역할을 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식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맡으며 교육 정책 설계자로 불렸다. 자율과 경쟁 원리에 입각하여 교육 제도 개편을 추진했다.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자사고), 기숙형 공립고등학교, 마이스터고등학교 설립이 대표적인 성과물이다. 운영에서 개별 학교의 자율성을 높이고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을 확대하자는 취지였다. 이 밖에 학업성취도 평가 전면 실시, 교원평가제도  그의 손을 거쳤다. 수요 공급 논리에 따라 교육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와 함께 교육을 경제 논리로만 접근한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이명박 정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시절 이주호 지명자. | 연합뉴스.

장관 퇴임 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위원장,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를 거쳐 유엔(UN) 글로벌 교육재정위원회 위원, 울산대학교 이사, 케이정책플랫폼 이사장, 아시아교육협회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 지명자의 교육 정책은 ‘자율’ ‘경쟁’ ‘책무’에 방점이 찍힌다. 교육 시장에도 시장 경제 원리를 도입하여 교육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는 공급자 위주 교육에서 소비자 위주 교육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HIGH TOUCH HIGH TECH(하이터치 하이테크)’ ‘AI 교육’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 패러다임 변화도 주장하고 있다. ‘하이테크’는 AI를 활용한 맞춤형 교육을 의미하고 지식을 전달하는 수단이다. 이주호 지명자는 에포크타임스 인터뷰에서 “‘하이터치’는 학생의 감성과 창의성 부분을 교육하는 것으로서 AI가 아닌 교사가 수행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교사가 데이터 러닝을 통해 개별 맞춤화된 학습지도, 능동적 학습경험, 멘토링, 사회정서학습을 실행하는 HT(High Touch)와 AI 기반 기술이 학생을 분석해 개별 학생의 수준과 니즈에 맞춰 교육을 제공하는 HT(High Tech)의 결합이다.”라고 설명했다.

과거 ‘읽기·쓰기·계산하기’로 압축됐던 학습 기본 화두는 이제 ‘데이터·테크놀로지·인문적 소양’이란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결합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교사는 “강의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코치이자 조력자이고 학습 환경을 설계해주는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주호 지명자의 지론이다.

지난 6월 서울틀별시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하기도 했던 이주호 지명자는 관련 공약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AI 보조교사’를 모든 초·중·고교에 도입하고 학생 개개인의 수준·잠재력에 맞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것인데, 공교육 강화 정책의 일환인 셈이다.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반값 방과후학교 도입, 방과 후 학교제도 확대, 유아·초등학생 대상 온종일 돌봄 확대, 유치원 교육 과정에 초등학교 적응과정 도입 등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교육 분야 공약과도 겹친다. 당시 윤석열 후보는 방과후학교를 오후 5시까지, 초등 돌봄교실을 오후 8시까지 연장하는 초등돌봄 국가책임제를 약속했고, 유치원·어린이집 통합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교육 행정 체제 개편도 주목할 점이다. 이주호 후보자는 “AI 교육혁명을 추진하지 위해서는 그동안 규제·통제 중심이었던 교육정책을 ‘자율’ ‘개방’ ‘포용적 혁신 지원’ 등 3가지 원칙에 입각해 대전환해야 한다.”는 지론을 밝혔다. 그 연장선상에서 교육부의 위상과 역할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등교육(대학) 부문을 교육부로부터 분리하여 국무총리실 산하로 편제하고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에 소속된 정부출연연구기관처럼 국무총리실에서 최소한의 규제와 조정 업무만 담당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주호 지명자가 이사장으로 있는 ‘K정책플랫폼’에서 올해 3월 발행한 ‘대학 혁신을 위한 정부 개혁 방안’ 보고서에서도 교육부의 대학 정책 기능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해당 보고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논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 원문 보기

윤석열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 대학 규제 완화를 약속했고 한계·부실 대학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던 만큼 이주호 지명자가 장관으로 임명된 이후 이 보고서를 중심으로 고등교육 분야 개혁안이 마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주호 사회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지명자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동(同) 대학원 경제학 석사, 미국 코넬대 경제학 박사
국민경제제도연구원 책임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제17대 국회의원
대통령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울산대학교 법인 이사
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
현 아시아교육협회 이사장
현 K정책플랫폼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