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연구팀 “코로나19 백신-부작용 인과성 확인”

이미령
2022년 10월 3일 오후 2:24 업데이트: 2022년 10월 3일 오후 2:24

보건부 의뢰받은 전문가 그룹 내부회의 유출
이스라엘 보건부 공식 보고서에선 언급 안돼
현지 언론인 “정보 은폐 의심…투명성 필요”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여성 생리불순 등 일부 부작용 사이의 인과성이 입증됐다는 이스라엘 연구팀 내부회의 영상이 유출됐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인이 입수해 공개한 이 영상에 따르면, 연구팀은 부스터샷 접종 등 추가접종 후 증상이 재현되는 ‘재투여(rechallenge)’ 현상을 일부 사례에서 확인했다.

재투여란 같은 약물을 재차 투여했을 때 환자에게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반응이 재현되는 현상이다. 약물과 유해반응(혹은 부작용)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주요 방법이다.

이 영상에 따르면, 연구팀은 재투여 반응 중 10%가 여성 환자의 생리불순이었으며, 다른 부작용도 재투여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은 지난 6월 촬영됐으며, 참가자들은 이스라엘 보건부 의뢰를 받은 현지 의학·약학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팀이었다.

연구팀장인 아사프-하로페 메디컬 센터 소아과 전문의 마티 버코비츠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코로나19 백신과 부작용 사이의 인과성이 “가능성 수준에서 결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연구팀 약학 전문가 사샤 주랏 박사는 “감시 시스템을 통해 증상(부작용)을 식별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백신과의 인과관계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주랏 박사가 말한 ‘감시 시스템’은 이스라엘 보건부가 지난해 12월 개편·운영에 들어간 백신 부작용 보고 시스템을 가리킨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백신 접종률이 70%(1차)를 넘어섰다. 그러나 이와 함께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스라엘 보건부는 감시 시스템을 통해 백신 부작용 사례 수집을 강화했다.

이 시스템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백신부작용보고시스템(VAERS)’과 유사하게 자가 보고 방식이다. 다만, 미국 VAERS는 의료 제공자(의사·병원 등)가 부작용 사례를 보고하는 반면 이스라엘 시스템은 백신을 접종한 일반인이 직접 보고한다.

이스라엘 보건부, 연구팀과 다른 발표

이스라엘 보건부는 지난 8월 해당 연구팀에 의뢰한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연구결과를 요약한 보고서를 발표했다(보고서 링크). 유출된 회의가 개최(6월)된 지 두 달 만이었다.

이 요약보고서 따르면, 연구팀은 총 8054건의 보고 사례 중 유효한 것으로 확인된 6259건을 분석해 총 29종의 이상반응(부작용)을 확인했다.

부작용 상위 5종은 신경계 이상이 39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전신부작용(295건), 생리불순(282건), 근골격계 이상(279건), 소화·신장·비뇨기 이상(192건) 순이었다.

그러나 이 보고서에서는 백신과 부작용의 인과성에 관해 “명확히 나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출된 내부회의 영상에서 인과성이 입증됐다고 한 참가자들의 발언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보건부 대변인은 유출된 내부회의 내용과 보고서의 내용이 왜 다른지에 대해 어떠한 답변이나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

내부회의 영상에서 발표자로 나섰던 사샤 주랏 박사는 침묵을 지켰다. 그녀는 에포크타임스에 “더 이상 그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 보건부에 문의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버코비츠 박사 역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보건부 감염병관리국장이자 내부회의 참석자였던 에밀리아 아니스 박사 역시 답변을 거부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아니스 국장이 질의에 응하지 않았다며 이메일 질의서를 반송했다.

마티 버코비츠 박사 |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전문가들, 이스라엘 연구 결과 지지

mRNA 기술 개발 초기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의사 로버트 말론은 재투여 실험이 약물과 부작용 사이의 인과성을 확인하는 의약품 임상실험의 표준적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말론은 다만 이스라엘 연구팀의 재투여 연구가 백신과 부작용의 인과관계를 완전히 입증하지는 못했다며 “좀더 제대로 된 실험 조건을 갖춰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투여가 백신과 부작용 사이의 인과성을 확인하는 방법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이스라엘 연구팀 연구결과가 백산과 부작용 사이의 인과성을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미 예일대 공중보건대학의 전염병학 명예교수인 하비 리쉬 박사는 코로나19 백신이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이스라엘 연구팀 연구 결과에 대해 “기본적으로 옳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미 CDC 예방접종안전국은 이스라엘 연구팀의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연구 결과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CDC는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제때 투명하게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다”며 원론적 입장만 확인했다.

CDC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에 관해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 수준의 두통, 피로감, 주사 부위 통증 같은 부작용을 보고했으며, 며칠 이내 사라진다”며 백신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드물게 발생하는 인과성 인증 부작용으로 화이자·모더나의 mRNA 백신은 ▲아낙필락시스(과민반응) ▲심근염·심낭염을 나열했다.

또한 얀센 백신은 ▲아낙필락시스 ▲혈소판 감소성(TTS) 혈전증 ▲길랭-바레 증후군(GBS·근육쇠약을 일으키는 다발성신경병증)과의 인과성이 인정된다고 CDC는 밝혔다.

한국의 경우, 지난 3월15일 심근염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인과성 인정 질환’으로 변경됐다. 이전까지 심근염은 ‘인과성 근거 불충분 질환’으로 분류돼 피해자들의 보상 요구가 거부됐다.

이로써 한국에서는 mRNA 백신 인과성이 인정된 부작용이 ▲아나필락시스(과민반응) ▲일반이상반응(접종부위 통증·부기·발적, 발열·피로감·두통·근육통 등 중대하지 않은 이상반응) ▲심근염 등 3종으로 늘어났다.

다만, 급성심근경색증, 급성심낭염, 뇌졸중 등은 인과성을 입증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이스라엘 라맛간의 셰바 메디컬 센터에서 한 의료진이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2021.12.31 | 로이터/연합뉴스

영상 유출 언론인 “정책 결정과정 불투명”

한편, 이번 내부회의 영상을 공개한 이스라엘 언론인 야파 쉬르-라즈(Yaffa Shir-Raz)는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 박사 출신의 탐사보도 전문기자다.

쉬르-라즈 기자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15년 이상 활동하면서 제약사들의 의약품 선전·홍보와 그것이 대중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위험, 보건당국의 규제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파헤쳐왔다. 지난해 이스라엘 보건부의 코로나19 봉쇄 정책과 감염사망자 통계에 관한 비판적 기사를 작성했다가 직장에서 해고되기도 했다.

그녀는 “지난 두 달 동안 이스라엘 보건부의 화이자 코로나19 부작용 은폐를 취재하기 위해 전념해 왔다”며 단순히 기삿거리를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 세계와 관련된 진실을 밝혀내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이번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에 대해 새롭게 드러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쉬르-라즈 기자는 “이스라엘 보건부는 지난 6월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6개월~5세 아동 접종을 검토하기 위해 회의를 열었지만 이 사실을 감췄다가 뒤늦게 공개했다”며 방역정책 결정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스라엘 보건부 내부 회의와 관련한 원본 문건을 가지고 있기에 그들이 결정을 내릴 때 어떤 문건에 근거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 문건에서조차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부작용에 관한 연구 내용은 없었다. 보건부는 자기네 전문가들에게까지 부작용에 관한 진실을 숨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쉬르-라즈는 이스라엘 대중의 알 권리와 보건·의료행위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이번 회의 영상을 유출했다고 밝혔다.

에포크타임스는 이 영상 전체를 제공받아 모두 검토했으며, 이번 기사와 직결된 특정 구간만 영어 자막을 달아 공개했다(링크).

* 이 기사는 자카리 스티버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