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회장이 모교가 아닌 카이스트에 ‘766억원’ 기부한 이유

이서현
2020년 10월 5일
업데이트: 2020년 10월 5일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83)의 삶이 다시 한번 재조명됐다.

이 회장은 지난달 30일 ‘추석–조선의 힙스터’ 특집 방송으로 꾸며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다.

카이스트

그는 오롯이 본인의 힘으로 자수성가했다.

일제강점기인 1936년 8남매 중 막내딸로 태어나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63년부터는 일간지 신문기자로 일했다.

당시 주말농장을 하던 것이 계기가 돼 기자 일을 하면서 경기도 일대에 돼지와 소를 키우는 목장을 운영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하지만 두 가지 일을 병행할 수 없어 본격적으로 농장 사업을 시작했다.

돼지 2마리로 시작한 목장은 1000마리로 늘어났다.

이를 기반으로 1988년부터는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면서 지금의 광원산업을 세웠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그의 결혼 이야기도 드라마틱하다.

평생 독신이었던 이 회장은 2년 전, 81살의 나이로 서울대 법대 동창인 김홍창 변호사(82)와 결혼했다.

지난 7월 카이스트에 기부한 된 것도 남편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이 회장은 2012년 약 80억원 미국 부동산 유증, 2016년 10억원 상당의 미국 부동산을 내놓았다.

이후 작년 9월 기부 의사를 밝혔지만, 그는 건강이 나빠져 한동안 누워있어야 했다.

그 사이 남편은 ‘그 돈 언제 기부할 거냐’라며 재촉했다는 것.

그렇게 3번째에 676원을 내놓았고, 총 기부액은 766억원에 달했다.

사람들은 이 회장이 연고도 없는 카이스트에 거액을 기부한 데 의아함을 드러냈다.

우선은 없는 살림에도 더 어려운 이들과 나누던 부모님의 삶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일제강점기와 6.25를 거치면서, 또 취재를 위해 외국을 오가며 힘없는 나라의 서러움을 뼈저리게 느꼈다.

대한민국이 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어느 날 TV를 보다 과학발전과 국력의 상관관계를 언급한 서남표 전 카이스트 총장의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일본은 노벨상 수상자가 많이 나오는데 대한민국에도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나와야 하지 않겠냐는 바람도 생겼다.

그는 “카이스트 학생을 키우는 것은 국력을 키우는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기쁜 마음으로 했다. 기부를 하고 나서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정리 안 된 돈이 좀 있을 거다. 그 돈도 기부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여든이 넘은 나이지만 그의 삶의 궤적과 언행은 ‘힙하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았다.

옷은 검소하게 입지만 차는 벤츠를 타야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또, 인맥관리 비결을 묻는 물음에는 요리 솜씨를 발휘해주변 사람들을 잘 먹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재석이 “육포 하나 사서 가겠다”고 응하자 이 회장은 마지막까지 쿨내 풀풀 나는 대답으로 웃음을 전했다.

“아니야. 빈손으로 와. 탤런트들이 무슨 돈을 벌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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