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했는데 재난지원금 쓰려면 비행기 타고 제주도 가야 할 판”

이서현
2020년 5월 15일
업데이트: 2020년 5월 15일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신청이 지난 11일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이사 등으로 주소지를 옮긴 경우 긴급재난지원금 수령과 사용이 어렵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을 3월 29일 기준 세대주 주민등록상 주소지에서 접수와 수령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의 신청을 할 때도 직전 거주지를 직접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지난달 제주도에서 대전으로 이사 온 A씨는 재난지원금 100만원을 고스란히 버릴 처지가 됐다.

A씨는 “지원금을 쓰자고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를 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연합뉴스

지난달 서울 마포구에서 부산 동래구로 이사 온 B씨도 사정은 마찬가지.

11일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한 후 받은 카드사 메시지에 이전 주소지인 서울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분통을 터트렸다.

B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일자리를 찾아 부산으로 내려와 지원금 사용이 당장 필요하다”며 “지원금 40만원을 사용하려면 서울까지 가라는 건 사실상 사용하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한 시민은 “이사 전 주소지가 400㎞나 떨어져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무시하고 멀리 가서 지원금을 쓰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항의했다.

또 다른 시민은 “콜센터에 문의하니 이전 주소지로 가서 써야 하고 안되면 신청하지 말라는데 너무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

문제가 불거지자 일부 지자체도 정부에 사용처 기준을 변경해 달라고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기자회견을 열고 “사용 기간과 지역을 제한한 것으로 인해 정책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며 “모든 국민이 편리하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게 사용지역 제한 기준을 폐지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원칙상 주소지 기준을 지킬 필요가 있다던 행정안전부도 입장을 바꿨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사한 분들도 이의신청을 받아 이사한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카드사에 요청할 계획이다”며 “신용카드사가 기능 설정을 하고 이의신청을 받아 수정하는 걸로 정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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