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전문가들, “北, 코로나 1차 유행 끝난 듯…지원보다는 국제법적인 장애물 검토가 필요” 

이연재
2022년 06월 23일 오전 10:36 업데이트: 2022년 06월 23일 오후 1:21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는 의료 전문가들의 관측이 나왔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과 교수는 22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대한한의사협회 등이 ‘북한 코로나 발생 공개 40일-남과 북, 무엇을 어떻게 협력해야 하나’ 주제로 공동 개최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과 교수(좌)와 신영전 한양대 의대 교수(우)가 발언하고 있다. | NTD

정 교수는 “북한의 통계를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렵지만,  발열 환자 수가 가장 정점에 도달한 시점과 추이 정도는 믿을 수 있다.”며 “북한의 오미크론 1차 유행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다만 “북한은 자연면역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감염을 통해 얻은 면역력이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지고 새로운 변이로 인한 재감염이 빈번하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됐다.”며 “북한도 재유행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지원은 추가적인 재유행의 피해를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신영전 한양대 의대 교수도 “북한은 백신, 의약품 등이 부족한 여건에서도 나름대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대응을 통해 최선을 다해 왔다.”며 “북한의 코로나 19 1차 유행은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이어 “여러 전문가들이 제시한 수치를 종합해 볼 때 코로나 19로 인한 북한 내 사망자가 현재까지 최소 5만 명이고 앞으로도 5만 명이 더 사망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기구 등을 통한 의약품 지원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이 요청하면’이라는 조건을 달지 말고 의약품과 어린이용 비상식량 등을 언제든 주겠다는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주환 서울대학교 의대 교수(좌)와 박재만 대한한의사협회 남북의료협력위원회 위원(우)이 발언하고 있다. | NTD

이와 달리 오주환 서울대학교 의대 교수는 북한 내 오미클론 확산과 관련해 남한은 도울 일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 교수는  북한의 코로나 사망자 수가 소극적으로 집계돼 축소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백신 없이 추적 격리, 봉쇄 조치 등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얻은 효과는 남한에 비해 나쁘지 않았다.”며 “냉정하게 보면 남한이 기술적으로 오미크론 확산과 관련해 도울 일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강력한 봉쇄조치로 북한은 경제적인 손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을 수 있다.”며 “북한을 지원한다면 감염병 대응 장비와 기술 지원보다는 국제사회의 제재 규정과 관련한 국제법적인 장애물을 검토하는 전략이 보다 현실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재만 대한한의사협회 남북의료협력위원회 위원도 “북한이 봉쇄 위주에서 박멸 투쟁을 병행하는 쪽으로 전환해 코로나 위기상황이 많이 안정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 배경으로 ‘엄격한 북한식 방역 체계’를 꼽았다. 그러면서 “향후 코로나19 관련 지원을 할 경우 북한이 올바른 코로나19 정보를 확산하기 위해 제작한 ‘치료안내지도서’를 근거로 실질적인 수요와 부족한 품목 위주로 지원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의료전문가들의 발제 이후에는 강춘 국제보건개발파트너스 고문(전 질병관리청 과장), 엄주현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사무처장, 이주성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사무총장, 홍상영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등이 토론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이들은 장기적인 국경 봉쇄로 인한 의약품, 의료용품, 식량, 생필품 부족 등 북의 코로나 상황과 남북 공동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홍상영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좌)과 강춘 국제보건개발파트너스 고문이 발언하고 있다. | NTD

강춘 국제보건개발파트너스 고문(전 질병관리청 과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진단 분야 지원의 수요는 백신이나 치료제에 비해 미미할 수는 있지만 초기 환자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질병 확산 차단에 중요하다.”며 “그만큼 신속항원 진단시약과 ‘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RT-PCR) 시약, RT-PCR을 제공해 적극 진단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홍상영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은 북한 내 백신 접종 부재, 제한된 보건 체계, 위태로운 식량 상황 등을 언급하며 북한의 석탄 수출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북한 주민들에 대한 코로나19 방역을 지원하는 ‘석탄-코비드 방역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UN이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이라크와 진행한 ‘석유-식량 교환 프로그램’을 예로 들었다.

그는 “당시 UN이 제한된 범위 내에서 이라크의 석유 수출을 허용하고 이 돈으로 식량, 의약품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며 “한시적으로 대북 제재를 완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