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차에 치여 2살 딸 두고 ‘뇌사 판정’ 받은 엄마 경찰, 장기기증 후 세상 떠났다

이현주
2020년 10월 24일
업데이트: 2020년 11월 2일

두 달 전 음주운전 차에 치여 뇌사 판정을 받은 한 경찰관이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어렵게 얻은 어린 딸을 둔 엄마 경찰관이었다.

SBS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2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제2회의실에서 뇌사 장기기증인 고(故) 홍성숙 경사(42)의 유가족에게 공로장과 감사장을 전달했다.

용인서부경찰서 수사과 소속이었던 홍 경사는 지난 8월 29일 승용차를 몰고 귀가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받혀 뇌사 상태에 빠졌다.

당시 홍 경사의 차량을 들이받은 20대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 0.149%의 만취 상태였다.

SBS

연명 치료가 의미 없다는 의료진 말에 유가족은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홍 경사는 8월 31일 간 질환으로 투병하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사망했다.

이날 경찰청과 사랑의장기운동본부는 고인의 뜻을 기리는 공로장과 감사패를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SBS

유가족으로 남편 안치영(48)씨가 19개월 어린 딸을 안고 참석했다.

안씨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게 되면 장기기증을 하자고 아내와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의 바람대로 누군가의 삶 속에서 생명이 꽃피길 바란다”고 말했다.

SBS

결혼 14년 만에 어렵에 얻은 딸은 아직도 경찰차가 지나가면 ‘엄마’를 외친다.

그는 “딸이 어려서 엄마가 떠난 사실조차 모른다”며 “딸이 크면 엄마가 장기기증을 통해 누군가의 삶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꼭 얘기해주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청과 본부는 지난달 29일부터 홍 경사의 사연을 SNS와 블로그, 경찰청 인트라넷을 통해 알렸다.

SBS

동료 경찰과 시민들은 온라인상에서 홍 경사를 추모하는 댓글을 남기고 있다.

홍 경사의 뜻을 이어 장기기증 신청에 나서겠다는 동료 경찰관의 글도 잇따랐다.

한편, 2007년 순경 공채로 임용된 홍 경사는 주로 청소년 선도와 가정폭력 예방 업무를 맡아왔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