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낭비 줄이자” 중국 공산당 캠페인, 왜 지금 할까?

이진
2020년 8월 19일
업데이트: 2020년 8월 19일

뉴스분석

지난 11일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음식 낭비를 단호히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이 식량위기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음식 낭비 줄이기 운동을 시작했지만, 중국 공산당 정부는 식량위기 자체에 대해서는 부인한다.

시진핑 발언 이틀 뒤인 13일 중국 식량물자비축국 비축국장은 “수매량 감소는 농산물 감소와 관련 없다”고 발표했다.

전날(12일) 2020년 중국의 여름 밀 수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938만3천톤 줄어든 4285만7천톤이라는 발표가 나간 뒤, 식량위기설이 제기된 데 따른 반응이었다.

중국인들은 정부의 생산량 통계 대신 수매량을 더 사실에 가까운 수치로 생각한다. 수매량이 20% 줄었다는 건 그만큼 생산량이 줄었다는 방증이다.

비축국장은 “농민들이 양곡 판매를 꺼리고 있다”는 억지스러운 설명까지 내놓으며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썼지만, 이날 ‘팀킬’이 발생했다.

중국 둬웨이왕은 중국의 2020년 상반기 전체 밀 수입량이 335만톤으로 전년 전체 수입량에 육박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주식인 밀 수입량이 전년에 비해 2배 가까이 폭증했다는 것이다.

밀 수입량 확대는 올해 중국을 덮친 자연재해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주요 벼농사 지대인 남부지방에는 한 달 이상 폭우가 쏟아졌다. 밀·옥수수 주요 산지인 중북부는 가뭄이 심각하다.

그러나 중국 농촌부는 이러한 ‘체감적’ 증거를 부인했다.

농촌부가 지난달 18일 공개한 ‘2020년 상반기 농산물 생산량 실태’ 보고서는 올해를 “풍년”으로 묘사했다.

이 보고서는 “여름 양곡 생산은 국지적인 가뭄, 따뜻한 겨울, 꽃샘추위 등의 악재를 극복하며 작년 대비 15만톤(약 0.9%) 증가한 17억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모두가 풍년에 동의한 것은 아니다.

저우쉐원 수리부 부부장(차관)은 지난 13일 언론에 “2020년 수해로 농작물 재배면적 6032만ha가 피해를 보았는데 이 가운데 1140만ha는 농경지가 잠겨 아예 수확하지 못했다”고 사실을 발설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다고 올해 농경지 침수가 중국의 식량 확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리들의 엇갈린 발언은 또 있었다.

후춘화 부총리는 지난달 27일 각 성장이 모인 가운데 식량 확보 회의를 열고 “국가 식량확보에 차질이 없도록 책임제를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시진핑 총서기는 식량 절약을 지시하며, 중국에 새로운 ‘운동’을 발동시켰다.

중국은 과연 식량 위기일까 아닐까. 식량 위기는 아니지만 식량 절약은 필요하다는 수준의 사회정책을 시작한 것일까.

중국 평론가 장후이둥은 중국의 식량 안보 문제를 공산당의 최우선 목표인 정권 유지와 연관 지어 분석했다.

장후이둥은 “중국 공산당의 외교부 당국자들은 몇 달 전까지도 늑대전사식 외교를 펼치며 미국을 물어뜯었다”면서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일단 불신, 사실 검증’으로 정책을 전환하며 강하게 나오자, 늑대전사들은 이제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양제츠 외교담당 상무위원, 왕이 외교부 부장(장관), 러위청 외교부 부부장 등이 언론 인터뷰 등에서 “미국과 언제든 대화할 준비 돼 있다”고 말한 점을 사례로 들었다.

장후이둥은 이런 움직임을 중공의 생존 전략으로 이해했다. 일종의 통일전선 전술을 시도하되 실패할 때를 대비해 정권안위를 위해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려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식량 위기는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식량 절약은 주민보호가 아닌 정권 보호를 위한 정책으로 보인다”며 “과거 마오쩌둥도 미국과 구 소련을 대상으로 준 전시상태를 선포하고 전쟁 준비와 기근 대비를 시행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이 모든 수요를 자급자족하겠다고 한 ‘경제내순환’ 개념도 각국과 관계가 악화하니까 나온 것”이라며 “그러나 올해 자연재해가 심각해 식량 수입 없이는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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