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계좌 개설하시면 2Kg 드려요” 돼지고기 ‘럭셔리’된 중국 천태만상

올리비아 리
2019년 12월 25일 업데이트: 2020년 1월 2일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 겸 소비국인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만연으로 인한 돼지고깃값 폭등에 웃지 못할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농업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 돼지고기 1kg의 평균 도매가는 10월 58.58위안(약 9700원)에서 현재 43.40위안(약 7200원)으로 다소 내렸다. 그러나 지난해 동시기와 비교하면 무려 120% 비싼 값이다.

중국의 ASF는 2018년 랴오닝성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8개월에 걸쳐 중국 전역과 국경 넘어 인접국까지 확산했다. 세계 최대 농업은행인 네덜란드 라보뱅크 산하 조사기관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 중국의 돼지고기 생산량은 3억~3억5천만 마리 감소한 전년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집계됐다.

현지에선 중산층 가정들조차 돼지고기를 쉽게 소비하지 못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돼지고기 가격이 1kg당 19.7위안(약 3300원)이었던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갑작스러운 가격 상승에 중국인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돼지고기를 사은품으로 내건 은행의 홍보 코너 | NTD 화면 캡처

‘돼지고기 사은품’까지 증정한 중국 은행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중국 은행들은 할당된 연간실적을 충당하기 위해 모객에 힘쓰는 중이다. 이런 와중에 한 은행이 계좌 개설 고객에 고가의 돼지고기를 증정하겠다고 나서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두차오시 린하이 농업은행은 한 달에 1만 위안(약 166만 원) 이상을 3개월 동안 예금한 신규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0.5kg에서 2kg 까지 다양하게 마련된 돼지고기를 사은품으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린하이 은행의 이러한 홍보는 큰 성공을 거둬 하루 만에 1097개 계좌가 신설됐다고 중국 관영매체는 보도했다.

돼지고기 가격 상승을 풍자한 중국 네티즌 영상 | 바이두 화면 캡처

지난달에는 돼지고기를 향한 중국인들의 염원을 보여주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었다.

한 결혼식장의 피로연 자리를 촬영한 이 영상에서는 돼지 수육 한 접시가 테이블에 놓이자 달려드는 하객들의 모습이 담겼다. 한 하객은 “반년 동안 돼지고기는 입에도 대지 못했다”라며 기뻐했다.

금값이 된 돼지고기를 재력 과시 수단으로 삼아 셀카 사진을 올리는 젊은이들도 나타났다. 돼지고기를 보석처럼 목에 두르거나, 명품 선물 상자에 돼지고기를 담아둔다. 돼지고기가 가득 찬 냉장고를 과시하듯 촬영한 사진도 있었다.

이런 사진에 대해서는 “우스꽝스러운 사회에 대한 세태풍자” 혹은 “국가적 재난에도 아랑곳없이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철없는 행동”이라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돼지고기로 가득 채운 냉장고 | 중국 SNS 화면 캡처
명품 박스에 든 돼지고기 | 중국 SNS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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