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폐 말라” 공중보건 전문가들 中 당국에 ‘우한 폐렴’ 투명성 촉구

페니 저우
2020년 1월 7일 업데이트: 2020년 1월 7일

우한에서 발생한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 폐렴 환자가 확산되는 가운데, 국제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중국 당국에 투명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발병을 은폐하려는 중국 당국의 시도가 중국은 물론 인접 지역 질병 통제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홍콩과 대만 등 주변국에서는 우한을 다녀온 여행객이 폐렴이나 발열 증상을 보여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에볼라 보도로 1996년 퓰리처상을 받은 과학 저술가 로리 가렛은 3일 미국 NTD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발병 상황과 중국의 대응에서 문제점은 우한이나 베이징 당국에서 제공한 정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한 경찰은 2일 허위 사실을 온라인에 유포한 8명을 법에 따라 처리했다며, 대중에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하지 말라며 여론 통제에 나섰다.

가렛은 “중국은 국제보건규칙(IHR) 원칙을 준수하는 것보다 통제력 유지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보건규칙은 세계보건기구가 국제적인 감염 확산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마련한 법률적 구속력을 지닌 국제 협약이다. 지난 2002년 말 사스 바이러스 발생 후 개정안 마련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돼 2005년 체결됐다.

국제보건규칙 서명국은 중대한 발병 시 세계보건기구(WHO)에 신속히 통보해야 할 의무가 있다. 중국은 IHR에 서명한 국가다.

2003년 사스 발병 당시 타이베이 맥케이 기념병원에서 사스 대응센터 소장으로 일했던 대만 호흡기전문의 쿠오쓰타는 타이완 에포크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발병에 대한 정보를 반드시 즉각 공개해야 한다”며 “정부가 은폐하려 할수록 오히려 질병에 대한 통제는 악화된다”고 말했다.

NTD는 “중국 당국은 원인 바이러스를 확인했거나 최소한 잠재적인 후보 병원체를 알고 있을 것”이라는 미 육군 바이러스성 질환 부서에서 근무했던 미생물학자 숀 린의 발언을 3일 전했다.

숀 린은 “이틀, 사흘이 아니라 아마도 한 달 이상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 질병통제센터는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모델로 설립돼 강력한 전염병 감시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고 있다. 만약 중국 질병통제센터에서 우한 폐렴 환자의 샘플을 테스트했다면 질병 관련 정보는 현재 공식적으로 발표된 내용보다 훨씬 상세하고 정확하리라는 것이다.

숀 린은 “정보 공개가 지연되는 건 확인에 시간이 걸리는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여러 개 있거나 당국이 정보 공개를 늦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국 정권은 최소한 언론이 현지 병원과 환자들을 추적하고, 과학자들을 인터뷰해 대중에게 예방 조치를 알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문제는 공중보건 분야에서 중국 당국의 평판이 매우 한심하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국 광저우에서 마스크를 쓴 이주 노동자들이 사스(SARS) 전염을 피해 도시를 떠나기 위해 기차역으로 향하고 있다. 2003. 5. 2. | Christian Keenan/Getty Images

중국 당국은 지난 2002년 말 사스가 발생했을 당시 수십 일 동안 관련 정보를 은폐하다가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소문을 막을 수 없게 되자 등 떠밀리다시피 사실을 공개했다.

이번 우한 폐렴 발생에 대해 홍콩과 대만, 마카오에서 공포감이 확산되는 이유다.

중국 정권은 보건당국의 입을 틀어막으며 WHO나 인근 국가에 아무런 경고메시지를 전하지 않아 환자가 홍콩으로 이동하는 걸 방치했다. 그 결과 29개국에서 8천273명이 감염되고 775명이 사망했다. 중국 당국의 은폐를 고려하면 실제 감염자와 사망자 수는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과학 저술가 로리 가렛은 2003년 사스 유행 당시 홍콩과 중국에 머물렀고 이후 의료 종사자들이 사스에 맞서 싸우다 숨진 베트남, 싱가포르, 홍콩의 병원과 기념관을 방문하며 희생자들을 기리기도 했다.

가렛은 “사스는 전염병 발생 사실을 은폐하지 말라는 교훈을 전 세계에 남겼다”며 “전염병과 싸움에는 신뢰가 절대적이다. 신뢰를 위해서는 개방과 투명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발표내용은 세계 보건계에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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