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아프리카 메뚜기 떼 확산, 수백만 명 목숨 위협…파괴적 재앙”

윤혜수
2020년 2월 12일 업데이트: 2020년 2월 13일

수천만 마리의 메뚜기 떼가 동아프리카를 덮쳐 곡물 피해가 확산되자 유엔이 수백만 명의 목숨을 위협하는 ‘파괴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마크 로콕 유엔 인도주의 사무국 차장은 케냐,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등을 휩쓴 메뚜기 떼가 밤새 우간다로 넘어갔으며, 이제 남수단과 탄자니아도 ‘관찰대상’에 올랐다고 말했다.

로콕 차장은 “역경이 많고 취약한 이 지역에서 우리는 또 다른 큰 충격을 감당하게 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빨리 행동해야 한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정부 간 기구는 메뚜기 떼가 이미 심한 피해를 준 지역에 경제적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남수단, 에티오피아, 케냐, 소말리아 등 동아프리카 4개국은 대기근의 위기에 처해 긴급 구호 명단에 올랐다.

특히 수년 간의 내전에서 벗어나려는 남수단은 메뚜기 떼 출현으로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기근에 직면해 있다. 지난 2년 동안의 가뭄으로 강수량이 부족한 데다 지난해 말에는 이례적인 폭우로 홍수까지 덮쳤다.

소말리아 농림부 관리와 식량농업기구(FAO) 전문가로 구성된 사절단이 소말리아 푼트랜드 반자치 지역의 가로웨 인근 사막 가시덤불에서 해충 방제용 분무기 작업을 하고 있다. 2020.2.4 | Ben Curtis/AP=연합뉴스
소말리아 푼틀란드 지역의 해충 방지 작업. 2020.2.4 | Ben Curtis/AP=연합뉴스

같은 날 미국 NBC 뉴스도 로콕 차장을 인용해 동아프리카 지역을 휩쓴 메뚜기 떼에 관해 “현재 대처하는 것보다 더 빨리 (확산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우리 기억에서 가장 치명적인 메뚜기 떼 재앙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키스 크레스먼 유엔식량농업기구(UNFDA)  메뚜기 담당 선임 예보관은 뉴욕시에 소재한 기구 본부에서 케냐의 메뚜기 떼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면서 2020년 초부터 소말리아 반도에서 메뚜기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소말리아 앞바다에서 발생한 강력한 사이클론 때문에 이례적으로 폭우가 내려 메뚜기 떼가 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주 간 비가 더 내리고 메뚜기 떼를 방치할 경우 그 숫자는 오는 6월까지 500배까지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로콕 차장도 현재 기후 조건이 메뚜기가 번성할 환경이라고 말했다.

크레스먼은 “메뚜기 떼는 지난 주말 킬리만자로산을 거쳐서 탄자니아로 이동했다. 또한 주말 동안 우간다 북동부로 갔으며 언제든 국경을 넘어 남수단의 남동쪽 모퉁이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AP통신에 전했다.

우간다 당국은 메뚜기 떼를 소탕하기 위해 수천 명의 방역팀을 피해 지역으로 이동시켰다고 말했다.

스티븐 바이안트웨일 농림부 농작물 보호국장도 가디언지에 “우리는 전동 분사기, 드론, 수동 분사기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메뚜기떼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고 그 심각성을 전했다.

케냐 카티카 마을 한 농부가 자신이 가꾼 작물을 갉아먹는 사막 메뚜기 떼를 돌아보고 있다. 2020.1. 24 | Ben Curtis/AP=연합뉴스

기존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프리카에 퍼진 메뚜기는 밑들이 메뚜기과(Acrididae)에 속하는 여러 종의 짧은 뿔 메뚜기다. 이 곤충들은 일반적으로 혼자 있지만 어떤 환경에서 개체 수가 많아지고 떼 지어서 다닐 수도 있다. 다 자란 메뚜기는 하루 150km까지 이동할 수 있고 매일 자기 몸무게만큼(약 2g)의 작물을 먹어 치운다. 1억5천만 마리의 소형 메뚜기 떼가 먹어치우는 작물은 3만5000명이 하루 먹는 양과 비슷하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메뚜기는 여러 번 재앙을 불러왔다. 고대 이집트인 호머의 ‘일리아드’와 고대 중국 역사가들의 여러 자료에 언급됐다. 메뚜기는 성경의 출애굽기에 등장한 10가지 재앙을 연상케 한다는 외신의 보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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