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워터게이트보다 사악한 세기의 정치적 사기극”

박상후 /국제관계,역사문화평론가
2022년 02월 18일 오전 11:38 업데이트: 2022년 05월 28일 오전 11:31

지금 미국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2016년 대선 당시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그의 서버를 통째로 해킹해 소위 ‘러시아 스캔들’을 조작한 일이 들통나 아주 시끄럽습니다.

이를 밝혀낸 존 더럼 특별검사 조사 내용이 하나둘 보도되면서 “워터게이트보다 훨씬 심각한 세기의 범죄”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건 내용도 굉장히 방대하고 연루된 인물들도 많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더럼 특검이 세기의 범죄를 밝힐 것”이라면서 “힐러리의 스파이 행위와 관련해 더 많은 내용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더럼 특검의 수사에 따르면, 힐러리는 트럼프에게 대선에서 패배한 후에도 대통령이 된 그를 러시아와 억지로 엮으려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고도의 반역”이라면서 “지금 나오는 정보를 보면 이제 시작에 불과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더럼 특검이 최근 법원에 제출한 보고서인 ‘사실적 배경(Factual background)’은 한 법무부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힐러리의 해킹이 아무도 생각지 못할 정도로 방대하다”고 밝혔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힐러리 대선 캠프는 트럼프타워와, 센트럴 파크 웨스트에 있는 트럼프의 아파트 내부의 서버에 침투해 해킹을 하도록 자금을 제공했습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뒤에는 백악관을 해킹해 트럼프가 러시아 최대 민간 상업은행인 알파뱅크와 관계가 있는 것처럼 스토리를 날조했습니다.

또한 힐러리 대선 캠프 변호사 마이클 서스먼은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을 동원해 트럼프 진영의 인터넷 트래픽을 조작했습니다.

서스먼 변호사는 힐러리 캠프를 위해 일하고 있었지만, 러시아 공모설을 수사하던 FBI에 “어떤 의뢰인을 위해서도 일하고 있지 않다”며 객관적인 제3자 증인인 척 거짓말한 혐의가 드러나 작년 9월 더럼 특검에 기소됐습니다.

이번에 제출된 보고서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인 제이크 설리번도 언급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설리번이 러시아의 모 은행(BANK-1)과 힐러리 캠프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았다는 겁니다. 정황상 러시아 공모설과 관련된 움직임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미국 보수매체 게이트웨이 푼딧의 12일 기사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 벤 로드와의 이메일에서 언론에 거짓말한 일을 무용담처럼 떠벌리기도 했습니다.

그는 로드에게 “우리는 거짓말쟁이다, (정권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병사”라며 자랑했습니다. 힐러리 캠프와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러시아 스캔들’을 거짓말로 꾸며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매체는 “(러시아 스캔들이라는 거짓말로) 국민을 갈라놓은 것도 모자라 선거의 신뢰성을 망가뜨리고 국가안보를 해친 자가 바이든의 국가안보보좌관을 맡고 있다”며 개탄했습니다.

힐러리는 “사이버 보안 전문가가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은행을 연결시켜 주는 비밀 서버를 찾아냈다”고 트위터에 올린 적이 있는데, 이 정보의 출처가 바로 설리번이었습니다.

설리번은 트럼프와 러시아의 비밀통신 회선을 발견했으며 이를 통해 러시아가 어떻게 해킹으로 힐러리의 선거운동을 방해했는지, 왜 트럼프가 푸틴 대통령을 그토록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더럼 수사에서는 이고르 단첸코라는 러시아계 미국인의 역할도 드러났습니다. 단첸코는 민주당 돈을 받고 ‘스틸 문건'(한국에서는 트럼프 X파일로 불림)을 작성한 영국 전 정보요원 크리스토퍼 스틸에게 정보를 제공한 인물입니다.

그러나 현재 단첸코는 FBI에 허위 진술한 혐의로 작년 말 체포됐으며, 그가 제공한 정보는 허위인 것으로 더럼 특검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더럼은 지난 2019년 당시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 의해 특검으로 임명돼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수사를 해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힐러리의 해킹을 닉슨의 사임을 불러온 워터게이트에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더럼 특검이 로버트 뮬러 특검의 부실했던 수사에서 밝혀내지 못한 사실들도 규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뮬러 특검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대선 결과를 뒤집을 정도로 범죄 차원의 공모는 아니었다는 결론으로 수사를 봉합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는 이 같은 뮬러 특검의 수사를 “사기”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더럼 특검 출범 이후 힐러리 캠프의 구체적인 범죄 행위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스틸 문건이 민주당 돈으로 작성됐다는 점과 트럼프 캠프 외교고문이었던 카터 페이지에 대한 불법 사찰 등이 더럼 특검 수사로 확인됐습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힐러리가 그 정도로 해킹을 할 수 있다면 외국도 같은 능력을 갖췄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사이버 안보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트럼프는 또한 힐러리와 극좌 민주당원들의 범죄가 “워터게이트보다 10배 더 심각하다”면서 그런데도 이 사건을 보도하지 않고 침묵하는 주류 매체들에 대해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언론이 부패해 취재를 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그들이 뭔가 강요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더럼 특검 수사를 계속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존 래드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힐러리가 정치 사기극으로 트럼프를 가두려 시도했다고 밝혔습니다.

래드클리프 전 국장은 미국 폭스뉴스에 출연해 “힐러리는 이메일 삭제 스캔들로부터 대중의 시선을 다른 데로 끌기 위해 트럼프의 러시아 스캔들을 조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DNI 국장이 된 뒤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해 봤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으며, 전 FBI 국장 짐 코미, 전 CIA 국장 존 브레넌, 전 DNI 국장 제임스 클래퍼도 선서 증언한 자리에서 트럼프-러시아 공모 증거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아무것도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힐러리가 트럼프에 대한 정치적 사기극을 꾸몄을 때 브레넌이 쓴 자필 메모를 보면 당시 대통령이었던 오바마와 부통령 바이든에게 이를 보고했다는 사실입니다.

즉, 트럼프가 무고한 것을 알면서도 CIA 국장 신분으로 힐러리와 짜고 트럼프를 모함하려 한 겁니다. 또한 오바마와 바이든 역시 이 같은 힐러리의 음모를 알았다는 겁니다.

래드클리프 전 국장은 자신이 지난 2020년 9월 브레넌의 메모를 기밀 해제해 이 사실이 알려지게 됐으며, 상·하원 의원들도 그전까지는 이를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래드클리프는 더럼의 보고서에 러시아 스캔들이라는 대형 사기극에 연루된 수많은 인물을 기소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는 더럼의 보고서가 발표되자 “러시아 스파이라는 모함이 벗겨졌다”면서 2020년 대선은 자신이 승리했으나 부정선거로 대권을 도둑맞았다고 말했습니다.

더럼 특검은 그동안 조용히 비밀리에 수사를 진행해왔으며, 소식통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더 많은 것들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박상후의 시사논평 프로그램 ‘문명개화’ 지면 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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