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전례없는 대도시 봉쇄 조치…中 공산당, 어떤 판단 깔렸나

허졘
2020년 1월 29일 업데이트: 2020년 1월 29일

뉴스분석

인구 1100만명의 대도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 우한(武漢)이 봉쇄됐다. 영화 속 ‘바이오해저드’가 현실에서 일어날 것 같은 위기감이 감돈다.

23일 새벽 2시 우한시 보건당국이 긴급조치를 발표했다. 8시간 뒤인 오전 10시부터 우한에서 빠져나가는 모든 교통편을 임시 중단하고 차량의 도로 통행을 막겠다는 내용이었다.

밤늦게 TV를 보던 시민들은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부랴부랴 짐을 챙겨 공항과 기차역,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발권 창구는 이미 만원이었다. 외곽으로 향하는 도로에는 오전 이른 시간부터 차량의 행렬이 늘어섰지만, 오전 10시 이후로는 그마저도 통행이 차단됐다.

자다가 가족의 전화를 받고 허겁지겁 빠져나왔다는 이들의 사연이 신문에 실렸다. 운 좋게 10시 전까지 ‘생사의 탈출’에 성공한 사람은 수십만명 정도다. 26일 저우셴왕(周先旺) 우한시장에 따르면 발병 이후 현재까지 우한을 빠져나간 시민이 500만명이며 900만명이 남아 있다.

도시에 남은 900만명의 감염되지 않은 시민들은 당장 생필품도 걱정이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교차감염의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다. 마스크 등 비상약품도 부족한 상황에서 하루가 다르게 사망자와 확진환자가 늘어가는 가운데 황강, 어저우 등 주변 도시마저 하나둘씩 봉쇄됐다. 도시에 갇힌 시민들은 하루하루 불안감에 떨고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도시 봉쇄령이 떨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우한은 중국 내 어느 지역보다 시민 반응이 차분했다는 것이다. 타지역에선 ‘제2의 사스가 발생했다’며 소동이 일었지만, 오히려 절대다수의 우한시민은 ‘안정유지’를 우선한 시 정부의 선전에 귀와 눈이 가려져 그저 평화롭기만 했다.

지난 20일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직접 나서 “병의 확산 추세를 단호하게 억제하라”고 지시한 뒤에도 우한시는 평상시와 큰 차이가 없는 모습이었다고 시민들은 전했다.

그러다가 아무런 예고 없이 23일 심야시간대에 내려진 도시 봉쇄령은 중국인, 특히 우한시민에게는 뒤통수를 맞은 듯한 충격이었다. 정부는 ‘질병은 통제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이미 우한시민들은 깊은 구덩이에 빠진 상태였다. 1100만명의 사람들이 공산주의 정권에 기만당하고 버림받았다.

전염병 발생 지역을 봉쇄하면 전염병의 확산을 막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 그러나 우한의 경우는 엄청난 규모의 대도시이기 때문에 과학계에서도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3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중국담당 대표 가우덴 갈레아(Gauden Galea)는 로이터 통신에 중국의 우한시와 황강(黃岡)시를 봉쇄에 대해 WHO 가이드라인을 넘어서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구 1100만명의 도시를 봉쇄하는 일은 내가 알기로는 과학에서 처음이며 전례가 없는 일인데, 효과가 있을지는 현 단계에서는 말하기 어렵다”며 “우한 봉쇄는 전염병 확산을 억제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도시 봉쇄, 우한시 정부 아닌 중국 공산당 지도부 판단?

도시 봉쇄는 우한시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한시 정부가 도시 봉쇄 조치를 발표함과 동시에 군과 무장경찰이 우한으로 이동해 질서유지에 나선 점만 봐도 그렇다. 지방정부는 군을 움직일 권한이 없다. 도시 봉쇄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지시일 가능성이 크다.

WHO 가우덴 중국담당 대표의 발언은 사실 도시 봉쇄의 효과에 대한 의문을 담고 있다. 전염병이 발생하면 철저한 검역을 통한 환자 격리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처 방법이다.

그렇다면 중국 공산당이 ‘전례가 없고, 효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대규모 도시 봉쇄를 단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간단한 대답은 WHO 가우덴 중국담당 대표의 말대로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다.

‘우한 폐렴’ 사태는 중국경제에 대형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로 겨우 숨통이 트인 중국경제가 우한 폐렴 리스크로 다시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게다가 중국 공산당은 2003년 사스 발생 시, 정보통제와 감염상황 은폐를 시도하다가 들통난 적이 있다. 이번 도시 봉쇄는 전염병 통제에 대한 과감한 결단을 보여줌으로써 국제사회의 우려를 가라앉혀 침체된 중국경제가 또다시 충격을 받지 않도록 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런 시도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지난 23일 WHO는 이틀간 회의를 연 뒤 우한 폐렴을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규정하지 않기로 했다. WHO는 우한 봉쇄 조치가 ‘바이러스 확산 위험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수백만명을 위험으로 몰아넣은 게 잘한 일일까. 세계의 어느 정권이라도 더군다나 중국 공산당이라면 이런 일을 벌일 자격은 더욱더 없다. 또한 과학적 근거에 따라 합리적 판단으로 내린 결론이었는지도 의문이다.

세계 의학계는 아직 우한 폐렴의 원인균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퇴치 방안에 대해 명확한 의견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내원·발병력·변이성·전염메커니즘 등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단기간 내에 과학자들이 백신을 개발해낼 가능성도 없다.

중국 보건당국이 WHO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우한시에서 4세대, 우한 밖에서 2세대, 허베이성에서 일부 집단 감염사례가 나타났다. 바이러스 전염이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변이되며 새로운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

치료방법이 확실하지 않고 의료자원도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에서 도시를 봉쇄한다면, 오히려 수백 만명의 미감염자를 교차 감염에 노출시키고 그에 따른 바이러스 변이를 촉진해 더 무서운 변종 바이러스를 탄생시킬 수 있다. 가령 공기감염이 가능해질 경우 도시봉쇄는 오히려 재앙과 같은 판단 미스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이러한 사태의 심각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중국 공산당은 여전히 언론통제와 여론조작에 한창이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전염병 확산의 책임을 우한 시민에게 전가하는 게시물과 댓글이 쏟아진다.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정부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댓글부대의 활동임은 자명하다.

이런 게시물과 댓글에서는 전염병 확산으로 중국인이 느끼는 두려움과 분노의 분출 대상을 가해자인 중국 당국이 아니라 피해자인 우한시민으로 몰아가고 있다. 우한 폐렴은 사태를 수습할 골든타임을 놓치고 ’안정 유지’라며 정보은폐에만 골몰한 공산 정권이 초래한 인재(人災)다.

우한 폐렴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정권은 이미 알고 있었다?

중국 공산당이 우한을 봉쇄한 이유에 대해 또 다른 해석도 존재한다. 이번 바이러스에 대해 국제사회가 모르는 정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다.

인구 천만 대도시 봉쇄는 고압적인 중국 공산 정권으로서도 상당한 부담이다. 공산당의 생명경시 풍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일반적인 대책인 ‘검역·환자격리’ 대신 도시 봉쇄를 감행한 것은 ‘뭔가 있기 때문 아닐까’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핵심은 우한에 위치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존재다. 우한은 중국에서 바이러스 연구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사스 바이러스와 유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사실이 억눌린 중국 네티즌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완전히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의 내원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나온 단편적인 정보를 종합하면 그럴듯해진다.

홍콩대학 미생물학과 감염증전공 위안궈융(袁國勇) 교수의 보고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는 중국 저장(浙江)성 저우산(周山)시의 박쥐에서 발견된 사스 바이러스와 가장 가깝다. 그래서 우한 폐렴을 ‘뉴 사스(New SARS)’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중국은 2003년 사스 유행 이후 베이징과 상하이 등지의 연구소에서 사스 바이러스(코로나바이러스) 연구를 지속해왔다.

이에 따르면 바이러스 입자 표면에 피막(Envelope)과 곤봉 모양의 스파이크(Spike)가 존재하는데 스파이크 단백질은 숙주 세포의 수용체를 인식해 바이러스가 야생동물에서 인간까지 종간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하는 감염·병원성에 관여하고, 피막 단백질은 바이러스 입자의 형성과 쉽게 감염되는 숙주 유형에 관련된다.

중국과학원 산하 우한 바이러스학 연구소의 스정리(石正麗) 박사 연구팀 역시 이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사스 바이러스와 79.% 일치하며 박쥐 사스 바이러스와 96%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바로 박쥐 사스 바이러스가 유출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중국 온라인에서는 우한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박쥐 사스 바이러스를 연구하다가 세어나간 것이라는 증언과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생물안전(BL)은 등급은 1~4단계로 나뉜다. 중국에서는 이를 P(protection) 1~4로 부른다. 1, 2단계는 질병을 일으키지 않거나 경미한 질병을 일으키는 생물체다. 3단계는 증세가 심각하지만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한 생물체로 사스, 탄저균, 결핵 등이다. 이보다 더 치명적인, 증세가 심각하면서 예방과 치료가 어려운 생물체는 4단계다. 에볼라 바이러스, 라사열 등이 이에 속한다.

우한은 중국 바이러스 연구의 중심지다. P3, P4실험실이 모두 있다. 앞서 사스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스정리 박사 연구팀은 우한 바이러스학 연구소에서 근무하며 P3실험실을 사용한다.

사스 바이러스는 P3실험실에서 연구가 가능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03년 9월부터 2004년 4월까지 최소 3차례 중국 P3실험실에서 사스 바이러스 유출 사고가 났다. 2003년 말 중국 보건부는 중국 전역의 P3실험실 대해 안전진단을 실시했지만 이듬해 베이징의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에서 사스 바이러스 유출 사고가 일어났다.

중국 정부 홍보자료에서는 우한 P4실험실 설치 목적에 대해 ‘사스 바이러스 연구’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우한 P4실험실은 이번 우한 폐렴과 관련해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사스 유출 전력이 있는 P3실험실에서 여전히 사스 바이러스를 연구하고 있다.

이런 모순은 “우한 폐렴 바이러스가 정부가 제조하던 생물학 무기가 아니냐”는 네티즌 의혹에 불을 지피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주 “우한 폐렴을 일으킨,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변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의 생물학 무기 비밀 개발과 관련 있어 보인다”며 이스라엘 생화학전 전문가 쇼햄 전 이스라엘 방위군 정보분석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쇼햄 전 정보분석관은 우한 지역 생물학 연구소에 대해 “민간 치료와 무기 개발을 병행하는 시설일 것”이라며 “생물학 무기 연구는 대부분 그렇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수십년 간 세계 여러 나라의 생물학전 능력을 연구한 인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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