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서 전염병 실태 고발한 시민기자 체포…당국 “공공질서 문란 혐의”

류지윤
2020년 6월 23일
업데이트: 2020년 6월 23일

우한서 50일 체류하며 생생한 현장 보도
천추스, 팡빈, 리쩌화 이어 4번째 실종

중국에서 우한 폐렴(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참상을 외부로 알려온 시민기자의 안타까운 최근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인권 웹사이트인 웨이취안왕(維權網)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오후 시민기자인 장잔(張展·37)의 가족들이 그녀의 체포를 알리는 통지서를 받았다고 20일 전했다.

상하이의 인권변호사이기도 한 장잔은 천추스(陳秋實), 팡빈(方斌), 리쩌화(李澤華)에 이어 실종된 4번째 시민기자다.

통지서에 따르면 장잔은 19일 오후 3시 상하이시 푸둥신구 검찰원에 체포됐다. ‘유언비어를 유포해 공공질서를 어지럽힌 혐의’가 적용됐다.

장씨는 지난달에도 한 차례 구류됐었다. 5월 14일 상하이에서 정권의 인권침해 실상을 취재하던 도중 실종됐다가 15일 오후 기물파손 등에 해당하는 ‘행패’ 혐의로 상하이 경찰국에 구류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장전의 가족이 공개한 지난 5월 15일 구류 통지서 | 장전 제공

실종 며칠 전부터 장씨는 SNS에 “두려운 분위기에서 살고 있다”며 “사복 경찰에 미행당하고 있으며, 전화가 도청당하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녀는 중공 바이러스 사태가 터지자 후베이성 우한으로 건너가 두 달 이상 머물며 병원, 화장터, 팡창병원(임시병원) 등을 방문해 생생한 현장을 외부로 알렸다.

유튜브와 다른 SNS에 취재한 결과를 지속해서 게시하는 한편, 인권변호사답게 취약지역 환자와 가족들을 도왔다.

우한 봉쇄해제 후에는 생활 현장으로 복귀했지만 치솟은 물가와 식료품·생필품 부족, 실직사태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중의 삶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장잔이 촬영한 중국 현지 화면들 | 화면 캡처

당시 그녀는 에포크타임스(중국어판)에 “물가는 비싸고 생활 수준이 떨어져, 주민들이 일종의 빈민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 중국인들의 심리를 ‘스톡홀름 증후군’(인질이 범인 편을 드는 비이성적 현상)으로 규정했다. 공산 정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위기상황을 모른 척하거나 옳고 그름을 따지는 판단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장씨는 취재 도중 만난 각계각층의 절박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그녀는 “한번은 30세가량의 청년을 인터뷰하려던 도중 청년의 눈에 눈물이 가득 찬 것을 발견했다”면서 외부 압박으로 인해 결국 인터뷰는 취소됐지만 사람들의 고통과 절망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 3월, 우한에서 지난 50일간의 경험을 전한 장전의 에포크타임스 인터뷰 영상

병원에 근무하는 또 다른 청년은 “중국 공산당은 직접 목격한 것 외에는 다 소문이라고 했다”며 “그래서 우한에서는 마치 아무도 죽지 않은 것처럼 군다”고 말했다.

이 청년은 “(정권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여긴다”며 현실과의 괴리감을 토로했다.

장잔은 중국 쓰촨성의 유명 국립대인 시난차이징(西南財經·서남경제) 금융학과를 졸업하고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변호사 면허를 취득하고 2010년부터 상하이에서 활동해왔다.

장잔은 중국 온라인에서 공산당의 독재와 부패를 비판해 상하이 경찰로부터 여러 차례 소환조사를 받았으며 변호사 개업면허가 취소됐다.

중국에서 중공 바이러스 사태를 진실 보도했다가 실종된 시민기자 3인방. 왼쪽부터 전직 CCTV진행자 리쩌화, 변호사 천추스, 의류 판매업자 팡빈 | 영상 캡처

그녀는 지난해 9월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를 지지하는 의미로 “사회주의를 끝내자. 공산당은 물러나라”는 문구가 적힌 우산을 들고 상하이 난징(南京)의 한 거리에서 가두 행진하다가 체포됐다.

장씨는 당국의 회유와 협박에도 굴하지 않아 ‘정신병’이라는 판정을 받기도 했으나, 끝까지 단식투쟁으로 항거해 풀려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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