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의 연속? 조지아 주지사와 중공의 ‘각별한’ 인연

류지윤
2020년 12월 13일
업데이트: 2021년 1월 14일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조지아주 주지사인 브라이언 켐프에게 “왜 투표의 서명 검증을 거부하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지난 8일 린 우드 변호사는 “오늘 아침 ‘세상에 우연의 일치란 없다’는 내 평생의 신념이 떠올랐다”며 한 트위터 게시물을 공유했다.

이 게시물에 따르면, 켐프 주지사는 작년 7월 12일 휴스턴 주재 중국공산당(중공) 총영사 리창민(李 民)을 만났고, 약 보름 뒤인 29일 도미니언 전자투표기 도입 계약서에 서명했다.

휴스턴 주재 중공 총영사관은 미국 정부가 ‘스파이 소굴’로 지목해 폐쇄한 그곳이다.

도미니언 전자투표기는 이번 부정선거 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른 그 장비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개표조작을 위해 제작됐다는 보안전문가의 지적을 받고 있다.

불과 2주간 시차를 두고 일어난 두 사건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게, 과거 CNN 등 거대언론으로부터 합의를 이끌어낸 유명 변호사 린 우드의 주장이다.

조지아주는 중공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높다. 조지아주 당국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대중국 수출규모는 28억3천만 달러(약 3조900억원)로 조지아주 전체 수출 대상국 가운데 세 번째를 차지했다.

켐프 주지사가 2019년 7월 리창민 중공 총영사에게 “지난 5년간 재직해줘서 감사하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공의 대외 선전매체인 미중보도(China Tribune)에 따르면, 이날 켐프 주지사는 리 영사에게 친필 인사장을 정하며 깊은 감사의 뜻을 드러냈다.

그러나 1년 후인 2020년 7월 미국 정부는 휴스턴 주재 중공 총영사관의 폐쇄를 명령했다. 영사관이 중공의 스파이 사령부이며 수년간 미국에서 정보 활동과 전복 활동에 종사해왔다고 설명했다.

자기 지역에서 미국 전체를 대상으로 스파이 활동을 벌여온 인물에게 감사한 켐프 주지사의 행보에 대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주지사인가”라는 주민들의 반발이 나오는 이유다.

켐프 주지사와 중공 사이의 각별한 관계는 주정부 홈페이지(georgia.org)에서도 드러난다.

이 사이트의 중국어 버전은 독립된 인터넷 주소(georgiabusiness.cn)를 가지고 있는데, 소유주가 중국기업으로 드러났다. 주소의 국적 역시 미국(us)이 아닌 중국(cn)이었다.

미국 주정부의 공식 사이트가 미국이 아닌 중국에 등록됐고 소유권 역시 중국기업이었다. 모든 중국기업은 중공의 법률에 따라 중공의 지배를 받는다.

“세상에 우연의 일치는 없다”는 린 우드 변호사의 지적에 설득력이 실리는 부분이다.

중공, 미국 지방 정치 유망주들에게까지 ‘미인계’로 침투

이날 린 우드 변호사는 또 다른 트윗에서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Axios)의 단독기사를 공유하며 “공산 중국이 캘리포니아주에서 조지아주까지 중공이 이미 미국에 침투했다”고 전했다.

중국 스파이로 추정되는 중국계 여성 크리스틴 팡은 캘리포니아주와 미국 전역의 전도유망한 정치 신예들을 상대로 첩보 활동을 벌였으며, 넓은 인맥을 통한 선거자금 모금 지원 혹은 개인적인 매력을 통해 정치 신인들에게 접근해 최소 두 명 이상의 정치인과 성관계 등을 맺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녀가 기밀정보를 얻은 것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미국 관리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침투는 수십 년을 내다보는 것으로 지방 정치인들이 훗날에는 주지사나 연방의회 의원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악시오스 보도는 중공의 침투가 어느 정도로 뻗어있는지 경각심을 일깨운 사례로 평가된다. 미국 정보당국은 크리스틴 팡이 중공 국가안전부 요원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에릭 스왈웰 하원의원과 크리스틴 팡(오른쪽 여성) | 페이스북

미 월가에 ‘오랜 친구’들 있다…비밀 발설한 인민대 교수 강연

린 우드 변호사는 미국에서 큰 논란이 된 중국인 교수의 강연 영상도 리트윗했다.

이 강연은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디둥셩(翟東升) 교수가 지난달 28일 상하이의 한 포럼에서 행한 것으로 중공이 지난 수십 년간 미국 월가와 권력 핵심부에 ‘오랜 친구’들을 심어두고 미·중 관계를 조종해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디둥셩 교수는 월가 대형 금융기관의 아시아 최고책임자인 한 유대인 여성이 중국 국적과 베이징 호적을 가지고 있으며 베이징 번화가에 정원 딸린 저택을 소유했다며 자신에게 “어려운 일이 있으면 말만 해라, 다 해결해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로는 월가가 트럼프를 어쩌지 못해 중공을 돕지 못하고 있다며 “이제 바이든이 정권을 잡았으니”라며 예전의 미·중 관계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바이든의 아들 헌터가 전 세계 보안회사를 설립했다는 점도 언급하며 “누가 회사 설립을 도와줬는지 알았으리라 생각한다. 많은 거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인민대 홈페이지에 소개된 약력에 따르면, 디둥셩 교수는 중공 외교부와 대외연락부, 중앙조직부 등 여러 기구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연 도중 흥분해 중공의 비밀을 발설해버린 이 영상은 위챗, 웨이보 등 중국의 소셜 미디어에서 곧 삭제됐으나 다른 플랫폼에서 여전히 확인할 수 있다.

“중공 싱크탱크가 미국 50개 주 주지사에 꼬리표”

디둥셩은 강연에서 중공의 미국 침투를 제 입으로 폭로했다. 사실 트럼프 정부는 이미 이를 파악하고 구체적인 대응을 실천 중이다.

지난 2일 미 하원은 만장일치로 ‘외국기업책임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에 외국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증명자료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도록 했다. 현재 미국 증시에는 250개 이상의 중국기업이 상장돼 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홍콩 야당의원들의 자격을 박탈한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14명 전원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미국 내 자산동결과 직계 가족의 미국 비자 발급을 제한했다. 해외로 자산을 도피시킨 중공 고위층에게 치명적 조치다.

앞서 올해 2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전국 주지사 협회’에 참석해 주지사들에게 중공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2019년 베이징의 싱크탱크가 미국 50개 주 주지사의 중공에 대한 태도를 상세히 분석한 보고서에서 주지사별로 ‘우호, 강경, 불분명’이라는 꼬리표를 하나씩 붙였다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보고서는 ‘디앤씨(D&C) 싱크탱크’가 2019년 6월 22일 발표한 ‘미국의 대중 태도 전망: 주지사 편’이다.

이 보고서에는 트럼프 정부의 중공 압박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50개 주 주지사들을 공략해야 한다는 게 주된 골자다.

또한 주지사들이 전반적으로 중공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며 강경으로 돌아서는 모습은 없다고 진단했다. 미국 주지사에 붙인 꼬리표는 중공 기관, 기업들에 주지사 성향을 참고해 접근하라는 의도였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9일에 위스콘신주 주의회에서 ‘주 의회와 중국의 도전’ 연설을 통해 지방관리들에 당파를 초월해 중공 침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데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달 9일에도 조지아 공대를 방문해 “중공이 어떻게 우리 고등교육 기관의 우물에 독을 타는지 미국인들이 알아야 한다”며 “우리가 스스로 교육되지 않으면 중국이 우리를 교육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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