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갑시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원들에게 대만 방문 동행 권유

아시아 순방국 일정표에 대만은 '잠정적'으로 표기
최창근
2022년 07월 29일 오후 6:40 업데이트: 2022년 07월 29일 오후 7:28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여부를 둘러싸고 대만해협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해당 문제를 두고 미·중 정상이 전화상으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7월 2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월 28일 2시간 17분간 진행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대만 독립과 분열, 외부 세력의 간섭을 결연히 반대하며 어떤 형태의 대만 독립 세력에게든 어떤 형태의 공간도 남기지 않을 것이다.” “중국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하는 것은 14억여 중국 인민의 확고한 의지이다. 민심은 저버릴 수 없으며,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라는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런 상황에서도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대만 방문 강행을 굽히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7월 27일 미국 NBC 방송에 출연한 마이클 매콜 하원의원(공화당)은 “펠로시 의장이 일부 하원 의원에게 대만을 함께 방문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텍사스주를 지역구로 하는 매콜 의원은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를 맡고 있다.

다만 7월 29일 아시아 순방을 시작하는 펠로시 의장의 ‘순방 일정표’에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이 표기돼 있지만 대만의 경우 ‘잠정적(tentative)’으로 표기돼 있다고 CNBC 등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펠로시도 ‘대만 방문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2022년 4월 1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외된 ‘대만관계법(TRA)’ 제정 43주년 기념식에서 축배를 드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오른쪽에서 두 번째).

펠로시 의장은 지난 4월 10일, 대만관계법(Taiwan Relations Act) 제정 43주년 기념일을 맞이해 대만을 순방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 19 확진으로 취소했다. 1979년 1월 1일, 미·중 수교와 동시에 이뤄진 미·대만 단교 후 미국 ‘국내법’ 형식을 빌려 대만 방위, 미국 내 대만 자산 처리, 대(對)대만 방어용 무기 판매 등을 규정한 법은 1979년 4월 10일, 미국 상·하원을 통과했다. 이후 미국-대만 관계의 기초가 되고 있다.

대통령-부통령(상원의장 겸직)에 이은 미국 ‘의전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을 추진하자 중국은 강력 반발했다. 탄커페이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7월 2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계속 고집을 부리면 중국군은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강력한 조치를 취해 외부 세력의 간섭과 대만 독립 분열 도모를 좌절시키고 국가주권과 영토의 완전함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인도 “펠로시 의장이 탄 미국 정부 비행기가 대만에 착륙하지 못하도록 대만 주변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거나 군용기를 보내 맞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미국이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강력한 조치를 할 것이며 이로 인한 모든 결과는 미국의 책임이다.”라고 수차례 경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중국 인민해방군은 대만해협에서 무력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연일 중국 군용기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하고 있으며 군함들도 대만 해역에 집결 중이다.

미국 정부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실제 비행 금지 구역을 설정할 경우 이에 맞서 미군도 펠로시 의장을 보호하기 위해 항공모함을 기동하거나 전투기를 파견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소식통은 세부 사항을 언급하길 거부하면서 전투기, 선박, 감시용 자산 및 여타 군사 시스템이 펠로시 의장 보호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해군 제7함대 소속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대만해협으로 출항했다.

당사자인 대만도 난처하긴 마찬가지다. 대만의 국가안보 관계자들은 펠로시 의장이 방문하면 중국의 보복 위험이, 방문이 취소되면 대만에 대한 중국의 발언권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뉴트 깅리치 전 미국 연방 하원의장. 11선 하원의원으로서 1995~99년 연방 하원의장을 역임한 공화당 거물 정치인이다. | 에포크타임스.

실제로 펠로시가 타이베이를 방문할 경우 25년 만에 현직 미국 연방 하원의장의 대만행이 성사된다. 지난 1997년 현직 하원의장 신분으로 대만을 첫 방문했던 뉴트 깅리치는 “미국이 ‘종이호랑이’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중국 측에 보여야 한다.”며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