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부리지 말고 정직하게…” ‘유퀴즈’ 기름가게 부부가 전한 잔잔한 ‘울림’

이서현
2019년 9월 13일 업데이트: 2019년 9월 13일

살다 보면 알게 된다. 흔히 말하는 평범한 삶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하던 일이 잘 안될 수도 있고 가족 중에 누군가가 아플 수도 있다. 이제야 인생이 좀 풀리나 싶을 때 꼭 안 좋은 일이 생기기도 한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은 주어진 하루를 살아낸다.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지난 10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기름집 부부의 이야기가 잔잔한 울림을 전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결혼 37년 차 이기향·이송식 부부. 두 사람은 유재석과 조세호의 질문에 무뚝뚝한 듯 대화를 이어갔지만 그 속에는 애정이 가득했다.

중매로 만나 사랑도 잘 모르고 그냥 살았다는 두 사람. 아내의 매력을 묻자 송식씨는 “매력을 어디서 찾노”라며 쑥스러워하며 말을 아꼈다.

반면 기향씨는 “항상 성실하고요. 여보 이러면 다 해결이 되니까. 내가 만약에 TV를 이쪽으로 옮겼다. 벌써 말을 안해도 전기선이 따라와 있어요”라며 남편의 사랑법을 전했다. 송식씨는 말은 아껴도 행동은 아끼지 않는 그런 사람이었다.

20년 된 기름집을 하게 된 연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부부의 고단했던 삶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화물차 10년, 앰뷸런스 10년을 하다 2년 동안 환경미화원 일도 했던 송식씨.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기향씨는 그때를 떠올리며 “그 일 할 때는 밤 12시에 나갔어요. 비가 막 억수같이 왔어요. (남편이) 우비를 입고 터덜터덜 나가는데 여기 서서 울었어요. 저렇게 해서 먹고살아야 되나 싶은 게.. “라며 덤덤히 털어놨다. 분식집을 했던 기향씨가 좀 더 보탬이 되고자 기름집을 하게 된 것도 그때부터였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이날 ‘내 인생의 풍년과 흉년은?’이라는 질문에 기향씨는 결국 무너지듯 울음을 터트렸다.

“풍년은 뭐 거의 없는 것 같아요. 한 3년 너무 힘들었어요. 죽고 싶어가지고. 큰아이가 조금 아팠어요. 희귀성이라고 해서… 열다섯 살부터 진행이 됐대요. 그것도 몰랐어요. 엄마 아빠가 너무 바쁘게 살아가지고. 그 죄책감으로 견딜 수가 없어요. 초등학교가 여긴데 운동장 복판에 가서 밤에 수건으로 입을 막고 하느님 하느님 울다가 한 시고 두 시고 되잖아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내 인생은 흉년이지만 자식들만은 풍년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살았을 두 사람이었다. 뜻대로 되는 일이 없어 힘든 삶이지만 그저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전하는 기향씨의 마지막 말은 그래서 큰 울림을 전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서 괜찮아졌고 중한 병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시라고… 지금은 ‘건강하세요’가 인사에요. 부자도 필요 없고 예쁜 것도 필요 없고 다 필요 없어요. 우리는 어차피 한 번 태어나면 한 번 죽어요. 그러니까 그 사는 날 동안 그냥 건강하게, 정직하게 그냥 욕심부리지 말고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가는 거예요.”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