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FBI 국장 ‘트럼프 캠프 도청’ 관련 대화 기밀해제

이반 펜초코프
2020년 5월 20일
업데이트: 2020년 5월 20일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선 캠프를 상대로 한 전화도청에 관해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논의했다는 증거가 공개됐다.

지난 19일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론 존슨 공화당 상원의원 요청에 따라 기밀정보로 분류됐던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의 메일 중 가려졌던 부분을 공개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했던 라이스 전 보좌관의 메일은 이미 공개됐었으나,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마이클 플린에 관한 부분은 가려져 있었다. 플린은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가안보 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라이스의 이메일은 지난 2017년 1월 5일 임기 만료를 보름 앞둔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FBI 국장 및 백악관 보좌관들과 함께 전화도청에 대해 논의한 내용을 기록한 것으로, 논의 후 라이스가 자신에게 보냈다.

해당 전화도청은 대선 기간 마이클 플린과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가 주고받은 것이다.

라이스의 이메일 중 이미 공개된 부분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러시아 관련 정보인만큼, 투명하게 공유할 수 없는 이유가 있는지를 확인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고위 관료들에게 말했다

이번에 새롭게 밝혀진 부분에서는 코미 국장이 플린과 세르게이 키슬라크 러시아 대사 사이에 자주 통화를 한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는 게 드러났다.

01-20-2017_Email From Susan… by Ivan Pentchoukov on Scribd

라이스는 이메일에 “국가안보적 관점에서 코미 국장은 신임 국가안보 보좌관으로 내정된 플린이 키슬랴크 러시아 대사와 자주 통화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했다”고 썼다.

또한 “코미 국장은 해당 통화가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일 수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러시아와 관련된 민감한 정보를 플린에게 넘겨서는 안 된다는 말인가’라고 물었고, 코미는 ‘잠정적으로’라고 대답했다”고 적었다.

이어 “코미 국장이 ‘플린이 키슬랴크에게 기밀 정보를 전달했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면서도 ‘통신의 수준은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고 기록했다.

임기 만료를 15일 남겨두고 차기 정부에 넘어갈 정보 선별을 논의했다는 사실은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미국 대선 기간 트럼프 대선 캠프를 상대로 진행했던 조사를 감추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특히 당시 FBI가 플린 사건을 문제없다고 종결할 수도 있었기에 문제 소지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당시 FBI는 플린과 키슬랴크의 대화를 수사해 법적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지만, FBI 고위층이 개입해 수사를 재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코미 국장과 FBI 고위층 행보에 대해서는 당시 샐리 예이츠 법무차관도 당혹감을 나타낸 바 있다.

예이츠 법무차관은 지난 로버트 뮬러 특검에서 “1월 5일 백악관 논의에서 오바마를 통해 플린과 키슬랴크의 대화에 대해 알게 됐다”며 당시 코비의 상관으로 자신이 들은 사실에 대해 매우 놀랐고 이 일을 처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미국 법무부는 이달 7일 연방법원에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기소 취하 건의안을 제출하고, 예이츠 전 법무차관과의 인터뷰 내용을 함께 공개했다. 이 문서는 플린이 FBI의 고의적인 함정수사에 빠졌으며 조작된 것이라는 지적을 상당히 뒷받침해주고 있다.

한편, 건의안을 제출받은 담당판사 에밋 설리번 판사는 기소 취하에 반대하는 의견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며 또 다른 판사를 법정조언자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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