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불허의 한 해’ 에포크타임스 선정 2021년 10대 국제 뉴스

편집부
2021년 12월 31일
업데이트: 2022년 1월 2일

불확실성 시대로 접어든 세계는 2021년에도 예측 불허의 길을 걷고 있다. 중국에서 첫 코로나19 확진 사례를 시작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세계를 덮쳤고, 감염력이 강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상을,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나아질 것이란 희망을 갖고 있던 우리는 이것이 대재앙이 될 줄은 몰랐다. 언제쯤 이 대재앙에서 벗어나 코로나 이전의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2021년 세계에서 큼지막한 뉴스들 대부분이 중국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공산국가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반대편에 서서 체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부단히 애를 쓰며 세계 각국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1. 계속되는 코로나19…델타에서 오미크론까지 극성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 로이터/연합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환자가 처음으로 보고된 지 벌써 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모두들 별일 아니겠거니 했지만 2019년 12월 31일 이후 세상도, 생활도 매우 빠른 속도로 변해 갔다. 이에 코로나19 바이러스도 함께 빠른 속도로 진화해 갔다. 코로나19 대유행이 3년째 접어들지만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바이러스는 계속해서 변이종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새로운 변이가 나타날수록 감염력은 종전보다 강력하다. 효과가 뛰어나다던 코로나 백신은 변이 바이러스 앞에서 ‘돌파감염’으로 인해 무용지물이 됐고, 신종 변이 바이러스는 사실상 새로운 전염병의 조류를 만들어냈다.

우리에게 친숙한 인도발 델타 변이(B.1.617.2)와 영국발 알파 변이(B.1.1.7), 그리고 남아프리카발 베타 변이(B.1.351), 브라질발 감마 변이체(P.1), 남아프리카발 최신 오미크론 변이(B.1.1.529) 등이 그것이다.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종은 강력한 감염력으로 많은 학자들의 입에 오르내린 바 있다. 과학자들은 델타 변이의 감염력이 알파 변이보다 약 50% 빠르고, 알파 변이는 감염력이 변이 이전의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50%가량 빠른 것으로 추정했다. 감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는 지금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 보편적으로 퍼져 있는 상황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변이 중 가장 돌연변이가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전파력도 강하며 기존에 나타난 모든 변이를 능가한다. 특히, 치료제로 각광받아온 백신은 오미크론 앞에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해 세계 각국에서 대규모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오미크론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21년 12월 말 연말 영국은 코로나19 감염자의 90%, 미국은 58%가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오미크론은 첫 사례가 보고된 지 19일 만인 지난 20일 급부상했다. 29일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군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왔다.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전염병이 계속 재발하는 국면을 맞이한 세계 각국은 디지털 관련 경제를 제외한 실물 경제가 혼란에 빠졌다. 인플레이션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났고, 음식점과 극장, 공연장이 문을 닫았으며, 실업도 부쩍 늘었다. 화물도, 공급망도 영향을 받았다. 중국 영향으로 한국의 물가 상승이 더욱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12월 29일 한국은행은 ‘대중 수입구조를 고려한 중국 물가의 국내 물가 파급 영향’ 보고서를 통해 “중국 생산자 물가와 수출 물가가 장기간 높은 오름세를 유지할 경우 국내 물가에 적지 않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의 물가 오름세가 한국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뉴스에서 말한 대로 백신만 맞으면 코로나19로 인한 대재앙은 역사 속으로 묻힐 것이라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원인 모를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고, 이로 인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바이러스로 인한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경제와 전염병의 이중고에 많은 국가들은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했다. ‘위드 코로나’를 직접 선언하지 않은 나라들도 점진적으로 방역 규제를 완화해 나갔다. 한국도 이런 흐름을 따라 11월부터 ‘위드 코로나’를 시행했으나 45여 일 만에 멈춰섰다. 하지만 코로나 세계 최초 확진자가 나온 중국은 위드가 아닌 ‘제로’ 정책을 앞세우며 바이러스 ‘초기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처음 시작된 중국은 엄격한 방역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길을 묻기 위해 호텔에 잠시 들어갔던 사람은 투숙객 중 한 사람이 확진자와 접촉이 있었다는 이유로 2주간의 격리 생활을 해야 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서는 방문자 중 한 명이 확진됐다는 이유로 방문자 3만 3863명이 집단 검사를 받아야 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봉쇄 조치를 가장 먼저 취한 국가이지만, 이를 완화하는 조치는 가장 늦게 취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한 상점 내 마스크 착용이 재도입되면서, 일부 쇼핑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런던 중심가 옥스퍼드 거리를 지나고 있다. 2021.12.4 | DANIEL LEAL/AFP via Getty Images

중국에서 칭링(淸零)으로 불리는 제로코로나 정책은 자유민주국가에서 볼 때 ‘나홀로 마이 웨이’로 취급되고 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이 인민들의 생각과 행동을 완전히 통제한다는 것에 기반해 실시하는 것이라 판단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중국CCTV는 “방역 규제 위반 시 최고 사형에 처할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를 방송한 바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 전문가인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자국 정책을 두고 “비교적 저비용인 접근 방식”이라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2021년에는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논쟁도 뜨거웠다. 최초의 코로나19 발원지로 의심받고 있는 중국은 코로나19 발원지 의심 지역에 대해 역학 조사를 차단했다. 또한 발발 초기에 목소리를 냈던 내부고발자들은 신기하게도 너나 할 것 없이 잠잠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1년 초 중국 우한(武漢) 현지 조사를 진행해 “코로나는 동물에서 사람으로 감염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우한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현지 조사는 중국의 거부로 인해 코로나가 발발한 지 1년이 넘어서야 진행되었으며, 조사 시작 전부터 중국은 ‘우한연구소 기원설은 애초에 없다’는 결론을 내린 채 조사팀의 정보 접근을 제한했다. 이로 인해 미국과 한국 등 14개국이 객관성 부족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지난 5월 CNN은 WHO 전문가팀이 발표한 보고서에 첨부된 200페이지 부록에 “중국 보건 당국이 2019년 12월 인체에서 채취한 코로나 바이러스류 샘플 수천 개를 저장했다가 파괴한 과정이 담겼으나, WHO는 이 샘플을 검사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보고서에는 중국이 코로나 발병 보고 전인 12월 초 우한 인근 야생동물 69종에서 표본을 추출, 조사를 한 내용도 포함됐다.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동물 조사에 나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것이 당연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계속 되풀이되고 있다. 2022년에는 어디에서 무슨 변이 바이러스가 나와 오미크론을 압도하게 될까? 미국이 도입한 ‘몰누피라비르’나 한국이 도입한 ‘팍스로비드’와 같은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코로나19 변이의 기승을 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대중 강경 기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화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 MANDEL NGAN/AFP via Getty Images/연합

2021년 1월 20일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46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새 행정부가 출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내에는 국민 통합의 비전을 제시하고, 대외적으로 동맹을 복원해 미국이 국제 사회를 다시 이끌어 나가겠다고 했다. 트럼프 시절 논란이 된 정책들을 행정명령을 통해 중단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행보로 인해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중 정책에 있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달리 비교적 온화한 친중 정책을 펼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시절처럼 대중 강경책의 기조를 이어 갔다. 바이든이 중국에 대해 온건한 태도를 취할 것이라는 환상을 가졌던 중국은 피아식별에 나섰다. 바이든도 중국이 민감해 하는 문제들을 거론하며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중국은 바이든 취임 100일경 바이든에 대한 기대를 접고 트럼프 때와 마찬가지로 갈등과 대립으로 맞서기 시작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해결은커녕 골만 깊어 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중국정책 수석고문이었던 위마오춘(余茂春)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미국과 대화할 때 ‘공동의 관심사’를 언급하면서도 막상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내정간섭’이라고 역공세를 취해 대화를 차단하는 전략을 사용해왔다며 이는 중국이 지속적으로 보여온 패턴이라고 분석했다. 위마오춘은 미국 트럼프 시절 중국 정책을 주도한 인물로, ‘보물’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중국에서는 ‘역적’ 취급을 받고 있다. 그는 중국 안후이(安徽)성에서 태어나 충칭(重慶)에서 성장했으나 1985년 미국으로 갔다.

타국의 지적에 ‘내정간섭’이라고 일관하는 중국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도 개입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올해 1월 미국 정보기관 DNI는 대선에서 중국 공산당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7월 열린 창당 100주년 경축대회에서 미국의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려는 야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몽’ 실현을 강조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0년간 인민과 역사에 뛰어난 답안지를 내놓았으며, 중국식 사회주의가 좋은 이유를 두고 본질적으로 마르스크주의를 시행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두 번째 100년 분투 목표를 달성하자고 부르짖으며 사실상 중국식 사회주의의 영향력을 내부는 물론 세계로 확대하고자 한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의 홍콩의 민주주의 박해, 위구르인 인권 유린, 대만 위협, 대미국 사이버 테러, 미국 동맹국에 대한 경제적 압력 등을 이유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미국은, 일국양제를 내걸고 사실상 일국일제로 통치하는 중국의 홍콩 관리들을 제재하는 한편, 지난 5월 12일 중국 쓰촨(四川) 청두(成都)에서 파룬궁 임원인 위후이(餘輝) 610사무실 주임을 박해한 중국 관리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했다. 미국은 DJI등 최소 42개 중국 기업에도 제재를 가했다. 연말 들어 인텔은 신장 노동 착취 문제로 보낸 서신으로 인해 논란에 휩싸였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인텔은 중국에 고개를 숙인 채 사과를 하자 바이든은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에 서명하며 중국에 다시 한번 일침을 가했다.

토니 블링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발언하고 있다. 2021.12.14 | OLIVIER DOULIERY / POOL / AFP/연합

미국은 전략적 소재인 희토류 등 광물을 비롯해 반도체, 배터리 등에서도 중국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공급망을 재편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과 갈등 국면에 빠진 미국 정부와는 달리 애플, 테슬라와 같은 기업들은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실정이다. 애플은 중국의 규제 완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비밀계약을 맺고 320조 원을 중국에 투자하기로 했고, 테슬라는 차량 생산을 늘리기 위해 2200억을 중국에 투자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중국 공산당은 미중 무역 마찰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고자 미국 기업들을 비밀리에 불렀다. 2021년 4월 중국판 세계경제포럼 격인 보아오 포럼에서는 골드만삭스, 퀄컴, 브리지워터 경영진들을 비롯해 헨리 폴슨 전 미국 재무장관을 초청해 미중 무역 마찰을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화웨이 같은 중국 회사들이 미국 정부를 대상으로 로비 활동 지출을 늘렸다. 화웨이는 2019년 트럼프 행정부 때 미국 회사와의 거래를 금지당했고, 바이든 집정 후 위구르족, 홍콩 민주 활동가들의 탄압을 도운 중국 기업 명단에도 포함됐다.

3. ‘하나의 중국’ 거부한 대만, 미국 및 유럽 관계 대폭 개선

대만 차이잉원 총통(앞줄 가운데) | 대만 총통부

‘일국양제’를 앞세운 중국은 지난 2020년 6월 홍콩 국가보안법을 강제 시행했다. 이로 인해 홍콩의 자유, 민주주의는 제대로 으스러졌다. 이는 중국식 민주주의를 드러낸 것으로, 중국이 통치하려는 대만의 미래를 홍콩을 통해서 볼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올해 12월 실시된 입법회 선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러한 까닭에 대만이 중국 공산당에 대항하는 ‘민주주의의 최전선’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한 뒤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대만의 방위를 지원할 의무가 있음을 국내법으로 정했다.

하지만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야 하는 입장인 만큼 대만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줄곧 대만에 무력 도발을 일삼자 미국 내에서는 전략적 모호성 대신 ‘전략적 명확성’으로 돌아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바이든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킬 것이라면서도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며 현상 유지를 해치는 일방적 시도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이 대만에 무력 도발을 감행할 경우 미국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중국이 중국식 민주주의 방식으로 홍콩을 통치하는 것을 본 세계 각국은 전략적으로 명확한 행보를 보였다. 미국과 일본은 대만에 수백만 도즈의 백신을 기증하는 한편, 미국 국회의원 방문단이 미 군용기를 타고 대만을 방문하는가 하면 리투아니아를 포함한 발트해 3국 대표단 등이 대만을 잇달아 방문했다.

미국 상원의원 3명이 11월 6일 오전 군용기편으로 대만 타이베이 숭산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9일 군용기를 이용한 방문을 사실이라고 확인하면서 관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 중앙사

지난 11월 미국 국회의원들은 대만을 두 번 방문했고, 유럽 의회 대표단이 사상 처음으로 대만을 찾았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도 대만에 대한 위협은 일본에 대한 위협이라며 대만에 대해 공개적인 지지를 쏟아냈다. 중국과 수교 중인 리투아니아는 ‘대만’(Taiwan)을 넣은 자국 주재 대만대표처 설립을 허락했다.

중국은 이에 경제무역 방면에서 리투아니아를 압박했다. 중국은 민주주의 백서를 발행해 중국식 민주주의가 가장 우수하다고 피력한 바 있다. 2022년 1월 미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은 대표단을 꾸려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다.

4. 미군,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

카불 공항에서 미국 공군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미군이 철수에 박차를 가하는 사이, 공항 인근에서는 로켓 공격이 가해졌다. 2021.8.30 | AAMIR QURESHI/AFP via Getty Images/연합

지난 8월 15일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이 카불로 진격했다. 이로 인해 당초 8월 30일 아프간에서 철수하려던 미군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미국의 철군 계획은 아프간 정부가 1년 반은 버틸 것으로 예상한 데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탈레반의 위협을 피해 해외 도피를 하는 바람에 미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카불로 진격한 탈레반으로 인해, 그리고 테러단체 호라산(IS-K)의 카불 공항 자살폭탄 테러로 인해 바이든 대통령은 난감한 처지가 됐다. 강 건너 불구경을 하던 중국은 미국 패권이 몰락했다며 비웃었다.

2001년 911테러로 잊지 못할 크나큰 상처를 입은 미국은 이들과의 전쟁에 나섰다. 20년간 미군 2300여 명이 사망하고 2만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미국이 아프간 전쟁에 쏟아 부은 혈세만 1만 억 달러로 알려졌다.

신기하게도, 이 기간은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중국이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기간과 맞물린다. 미군의 아프간 철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더 많은 군사력을 투입하고 중국 인민해방군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올해 초 미군은 걸프 지역에 배치된 병력, 항모,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스템 등을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과거 테러리스트와의 전쟁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제는 중국 공산당과 가짜뉴스와의 전쟁으로 옮겨 가는 양상이다.

5. 중국 겨냥한 인도태평양 합동 군사 훈련

2021년 10월 17일 인도·태평양 해역에서 미 해군, 호주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와 영국 해군이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미 해군 제공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한 미군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군사력을 강화했다. 올해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이 미국 주도로 실시됐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영국, 호주, 일본과 함께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였다. 일부 언론은 이를 40년 만에 실시된 최대 규모의 미군 합동 훈련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이어 10월 3일 영국, 일본, 캐나다, 뉴질랜드, 네덜란드 등 5개 동맹국과 14척의 함정으로 필리핀해에서 합동훈련을 벌인 뒤 남중국해로 향했다. 이는 1996년 대만해협 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 시위로 분석됐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미국이 동중국해에서 남중국해까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처럼 연합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유럽 국가까지 끌어들여 중국은 물론 러시아까지 견제하는 효과를 노렸다고 분석했다.

6. 미국·영국·호주 ‘오커스’ 구축으로 중국 견제

피터 더튼 호주 국방장관과 매리스 페인 외무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왼쪽부터) 이 2021년 9월 16일 워싱턴 국무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Andrew Harnik/Pool/AFP via Getty Images/연합

올해 9월 15일 미국은 영국, 호주와 함께 3자 협의체인 ‘오커스’(AUKUS)를 출범시켰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안보 증진이 주 목적이다. 오커스 출범 당시 ‘중국’에 대한 직접 언급 대신 인도태평양 지역을 언급했다. 이는 호주는 오커스 가입을 통해 공식적으로 미국과 협력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호주의 ‘중국 선택’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프가니스탄 철군 후 중국 견제에 집중한 미국은 영국과 함께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과 보유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중국을 겨냥한 세력 확장에 나섰다. 영미동맹,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로 이루어진 파이브아이즈(Five Eyes) 동맹, G7 등은 미국에 있어 우방국 동맹의 핵심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58년 영국과 첨단 군사기술만을 공유한 미국은 2021년 영국과 함께 호주에 핵 추진 잠수함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쟁에서 핵심 전력으로 취급받는 핵 추진 잠수함은 디젤 잠수함보다 속도, 잠항 능력, 작전 반경 등에서 월등하다. 호주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장거리 해상 공격 무기 시스템 기술도 이전받기로 했다. 호주는 올해 이들과 특별한 관계가 됐다.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군사 기술을 이전하겠다는 의도는 호주의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오커스가 자유 세계의 새로운 시대의 시작점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호주는 수십 년 만에 군사적으로 중요한 변화를 맞이했다. 최근 중국은 호주를 상대로 호주 보리와 포도주에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고 호주 쇠고기 구매를 금지하는 한편 학생들의 호주 유학을 금지하는 등 경제적 수단을 동원해 압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위치한 국가들은 미중 갈등 속에서 어느 쪽에 줄을 설지가 중요한 문제가 됐다.

7. 베이징 동계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개최국 중국의 인권탄압 논란으로 각국에서 비판받고 있다. ‘No 베이징 2022’이라고 적힌 베이징 올림픽 반대 포스터가 보인다. | 에포크타임스

보통 올림픽 참가국은 올림픽 개막식 및 폐막식에 정부 공식 대표를 파견하기 마련이다. 이로써 주최국은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기회가 생기면서 국제적 영향력도 확대된다.

일례로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에는 80여 명의 세계 고위 인사들이 참석한 바 있다. 당시 미국 부시 대통령,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 호주 러드 총리 등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우리나라 이명박 대통령도 참가했다. 폐막식에서는 우리나라 가수 비가 화려하게 대미를 장식하기도 했다.

그 후 중국은 금융 위기의 영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거듭함과 동시에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선전하기 시작하면서 미국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또한 올해에는 무역전쟁, 홍콩 민주화 탄압, 신장, 티베트 지역 박해, 파룬궁 인권 탄압 등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일각에서는 중국이 올림픽을 기회 삼아 중국의 이미지를 재포장한 뒤 다시 공산당의 정당성을 만들어 간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2년 2월 24일 열릴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상황은 사뭇 달라 보인다. 최근 중국 펑솨이(彭帥, 35) 테니스 선수의 미투 폭로로 인해 국제여자테니스협회(WTA)가 중국 대회를 모두 중단한 뒤 미국을 중심으로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이 격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곧 미국과 중국의 대립 양상처럼 번져 나갔다.

12월 6일 미국은 2022년 열리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보이콧한다며 미국 정부 관리를 베이징으로 보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 이후 뜻을 같이하는 동맹국인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이 뒤를 이었고, 뉴질랜드는 장관급 인사는 불참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중국과 대립 관계로 돌아선 리투아니아도 미국에 줄을 섰다. 이는 미국이 꺼내는 대중국 압박 카드였다.

하지만 미국의 보이콧에 참여한 국가가 예상만큼 많지 않았다. 24일 일본은 올림픽 관련 인사 3명만 참가한다며 보이콧 동참 의사를 밝혔다. 일각에서는‘절반만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미국에 반기를 들고 외교 사절단을 보내기로 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각각 2024년 하계올림픽, 2026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12월 27일 미국 정부 관련 인사들의 비자 신청이 접수됐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중국 주재 미국대사관은 관련 비자 신청은 외교적 대표단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8.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 고위층 성폭행 폭로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 | 에포크타임스

지난 11월 2일 35세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통해 성범죄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장가오리(張高麗)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부터 성관계를 강요받고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그 뒤 펑솨이는 돌연 자취를 감췄다.

펑솨이의 국제적 명성과 그의 국적이 중국이라는 점에서 세계 언론들은 그의 행방에 주목하며 국제적 이슈로 부상했다. 누군가 공산당 고위 간부에 대한 비리를 폭로할 경우 그의 자취가 감춰진다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다. 마윈(馬雲), 판빙빙(范氷氷), 자오웨이(趙薇) 역시도 펑솨이처럼 당국에 찍혀 실종설에 휩싸인 대표적인 인물이다.

11월 14일 국제여자테니스협회(WTA)는 처음으로 펑솨이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유엔, 유럽연합 등 국제기구들도 펑솨이에 주목하며 중국의 태도를 지켜봤다.

행방이 묘연해진 펑솨이는 실종 19일 뒤인 21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통해 자신의 안전을 알렸다. 그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의 영상 통화에서 자신의 베이징 자택에서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으며, 사생활을 존중받고 싶다고 전했다. 테니스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이 펑솨이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한 나머지 내린 조치로 분석됐다. 하지만 중국은 공식적으로 침묵을 이어갔다.

펑솨이에 대한 조사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12월 2일 WTA는 홍콩을 포함해 중국에서 열리는 모든 테니스 대회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WTA는 펑솨이가 자유롭게 소통하지 못하고 자신의 성폭행 의혹을 밝히는 것에 압력을 받는 곳에 선수들이 가서 경기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는 미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선언으로 이어졌다.

19일 싱가포르 언론 연합조보는 펑솨이와 단독 인터뷰를 보도했다. 하지만 펑솨이는 당초 그가 주장했던 장가오리 성폭행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누군가가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말하거나 쓴 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내용은 쏙 빼고 중국 공산당에 유리한 내용만 담긴 인터뷰가 진행된 것이다. 성관계가 성폭행이 아니었다는 입장으로 번복되면서 아무 일 없었다는 펑솨이를 본 많은 팬들은 인터뷰 배후에 중국이 있다고 의심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국제적으로 들끓는 지나친 관심을 달래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이에 WTA는 투명한 조사를 해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일부 해외 언론들은 국제사회에서 누군가의 행방과 안전에 의문을 제기할 경우 중국은 그 누군가가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계획된 영상을 공개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방법은 혐의자에 대한 국적을 불문하고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출신 인권운동가이자 스페인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 창립자 피터 달린(Peter Dahlin)이 지난 2016년 1월 중국 당국에 의해 실종됐다. 그는 자백 동영상을 녹화하면 판결에서 더 가벼운 형을 받을 수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2019년 대만 사업가 리멍쥐(李孟居)도 실종된 지 1년이 지나서야 영상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고는 죄를 자백했다. 홍콩 국경에 접근하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모습을 촬영해 영상을 공유하고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한 혐의를 받았다.

이번 펑솨이 사건과 관련, 중국인들은 함부로 입에 올리거나 인터넷에서 함부로 토론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은 중국에서 펑솨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금기 사항이라고 전했다.

이렇게 인민들의 입을 막은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대외적으로 펑솨이 사건을 설명하고 있는 모양새다. 인민은 해외 매체를 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 이는 곧 인민의 알 권리가 무시당하는 것이다. 조지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이 연상된다.

9. 미국서 기소됐던 화웨이 멍완저우 부회장 귀국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가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집을 나서고 있다. | DON MACKINNON/AFP via Getty Images/연합

미국 검찰에 기소됐다가 캐나다에서 풀려난 멍완저우(孟晚舟)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부회장)이 지난 10월 25일 중국 선전(深圳)의 화웨이 본사로 복귀했다. 그는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의 딸이기도 하다. 그는 9월 26일 중국 선전으로 돌아와 3주간의 격리를 거쳤다. 멍완저우는 과거 3년간 힘겹게 장애물을 극복했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멍완저우는 화웨이의 홍콩 자회사를 이용해 이란에 장비를 수출하려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은 캐나다에 범죄인 멍완저우의 인도를 추진했다. 하지만 멍 부회장 측은 캐나다 법원에 범죄인 인도 중단 소송을 냈고, 결국 밴쿠버 자택에서만 기거하는 조건으로 보석 허가를 받았다.

멍완저우는 2018년 12월 1일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 송금을 하려던 중 캐나다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당시 이를 접한 중국 공산당은 격분했다.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즉각 캐나다인 두 명을 스파이 혐의로 체포했다. 캐나다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프릭(Michael Kovrig)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버(Michael Spavor)였다. 마이클 스페버는 북한 김정은의 절친으로, 김정은이 과거 NBA 스타 데니스 로드맨을 초청해 반죽을 성사시키는 데 일조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중국이 ‘인질’ 외교를 벌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은 멍완저우의 문제를 정치외교 차원으로 확대했다. 중국 공산당은 일제히 들고 일어났다. 캐나다 주재 중국대사는 항의 성명을 발표하는 한편 멍완저우를 직접 찾아갔다. 선전시도 멍완저우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에서는 미국 성조기의 별들 중 하나를 캐나다의 상징인 단풍잎으로 바꿔 캐나다가 속국이라고 비난하는 그림이 유행했고, 인터넷에서는 캐나다를 ‘미국의 개’라고 비방하는 글이 넘쳐났다.

멍완저우는 공산당의 총애를 받는 인물로 분석된다. 재미있는 점은 민간 기업 총수의 딸에 불과한 그에게 공산당은 온갖 권력을 이용해 다각도로 조치를 취했다. 여기서 누구나 들 수 있는 보편적인 의문은 ‘화웨이가 정말 민영기업인가? 멍완저우가 평범한 중국 인민이었다면 공산당이 그렇게까지 나섰을까?’ 하는 점이다. ‘만민은 평등하다’는 중국 공산주의 이념은 옛말이 된 듯하다. 아니면, 애초부터 ‘평등’은 존재하지 않았거나.

점입가경인 점은 멍 부회장의 여권이 최소 7개에 달했다는 것이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멍완저우는 2018년까지 11년간에 걸쳐 중국 여권 4개, 홍콩 여권 3개 등 최소 7개의 여권을 들고 미국을 찾았다고 밝혔다. 상식적으로는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일각에서는 멍 부회장이 공산당 고위 스파이일 것이라고 의심했다. 그가 스파이라는 것에 대해 확인된 것은 없다.

휴대 전화 부문에서 곤두박질친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 아랑곳하지 않고 2021년 3분기 통신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29%를 차지하며 세계 1위에 올랐다. 세계 5G 특허 점유율에서도 화웨이는 15.93%를 차지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로 기술력을 확보하고 가격경쟁력에서도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기에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러한 화웨이의 특허와 선진 기술은 인민이 아닌 인민을 통치하는 공산당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2월 14일 화웨이가 중국의 인권탄압과 정치사찰을 도운 정황들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관련 자료에 화웨이의 음성 및 안면 인식 기술이 중국 정부의 개인 음성 식별, 요주의 인물 감시, 수감자 재교육 등에 어떤 도움을 줬는지가 담겼다고 전했다. 화웨이가 개발한 ‘스마트 감옥 통합 플랫폼’이라는 감시 기술이 인권 논란을 빚고 있는 신장 지역과 내몽골 등의 구금 시설에 설치됐다는 내용이 자료에 포함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10.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 2021.12.2 | ODD ANDERSEN/POOL/AFP via Getty Images/연합

여성 지도자의 대명사로 꼽혔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6년 동안 수행해 온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는 2018년 10월 2021년 총리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에 따른 것으로, 지난 12월 2일 메르켈 총리의 퇴임식이 거행됐다. 메르켈 총리 재임 16년 동안 미국 대통령이 4번, 영국 총리는 5번이나 교체됐다.

그는 장기 집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또한 유럽연합의 지도자이자 ‘여왕’으로도 꼽히며 여성 지도자의 롤모델이 됐다. 메르켈 총리 재임 시 독일 내에서 그에 대한 만족도도 60~80% 사이를 유지하며 50%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2015년 난민 위기 당시 메르켈 총리는 자의적으로 국경을 개방해 2년간 난민 100만 명을 수용했다. 메르켈 총리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개방한 것이었으나 유럽 국경을 개방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잘못된 결정이라고 지적한다.

그의 집정 시절 미국과의 관계보다 중국과의 관계가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메르켈 집정 초기 중국과 인권에 대해 논의할 것을 주장했다. 2007년 그는 달라이 라마를 만났고 이듬해 열린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메르켈 총리는 불참하면서 중국과 관계는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2009년 금융 위기 후 메르켈 총리는 중국에 대한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그는 저자세로 중국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던 목소리도 사그라들었다. 2014~2019년 메르켈 총리와 시진핑 주석은 평균 1년에 1번꼴로 회동했다. 그는 2019년 9월 중국을 마지막으로 방문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미국과 대립하면서 경쟁을 벌였다. 그는 또 시진핑의 부탁에 따라 바이든 집정 전에 중국과 유럽연합 투자협정 통과시키려 했다. 하지만 중국과 유럽연합 투자협정은 동결됐다.

시진핑 주석은 메르켈 총리에게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라고 칭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중국의 오랜 친구라는 호칭에는 중국에 중대한 공헌을 한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이는 인민을 위한 공헌이 아니라 공산당이 권력을 유지하는 데 공헌한 사람을 말한다.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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