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부통령의 현실주의적 대중국 정책…”공산당에 대한 착각서 벗어나야”

Peter Zhang
2018년 10월 18일 업데이트: 2019년 10월 26일

노자가 말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이 말은 10월 4일 허드슨 연구소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보여준 대중국 정책 연설과 매우 닮아있다.

1979년 외교 관계 정상화 이후 미-중 관계를 이렇게 솔직하고 가감 없이 분석하고 묘사한 이가 지금까지 미국 정가에는 없었기 때문에 해당 연설은 역사에 남을만한 일로 평가된다. 미국의 대중 정책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역사적인 일이었다.

현실주의적 대중 정책

셰익스피어는 자신의 작품 ‘끝이 좋으면 모두 다 좋아’에서 ‘정직보다 값진 유산은 없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이 중국 정부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음에도, 일부 사람들의 눈엔 그의 연설이 ‘공격적’이거나 혹은 새로운 냉전을 벌이려는 듯 보일 수 있다.

아주 오랜 기간 다양한 이유로 미국이 세계 패권을 향한 중국의 공세를 견뎌낼 재간은 없어 보였다. 그런데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며 나서고 있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서구권의 수많은 중국 전문가, 특히 정책 입안자들은 공산주의 국가 중국을 세계 경제에 통합시켜 민주주의 혹은 개방적 사회가 중국 내부에 저절로 싹트길 바라는 소위 ‘건설적 참여 정책’이라는 환상에 깊이 빠져있는 듯했다.

미국의 이런 좋은 의도 덕분에 중국은 급속도로 세계 강대국의 위치에 올랐다.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전국자영업연맹에서의 연설에서 “중국은 미국에서 한 해에 5000억 달러(약 558조 원)를 가져가 중국을 재건해왔다”는 요지의 이야기를 반복해 이야기한 바 있다.

‘건설적 참여 정책’은 대부분의 경우에 효과는커녕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 허황된 꿈에 기반했다. 중국 정부는 현재 전 세계의 지정학적 이슈에 대한 룰뿐만 아니라 경제적 룰을 수립하고자 한다.

.네오리얼리즘 학자인 존 미어셰이머 교수는 자신의 저서 ‘위대한 착각: 자유주의 꿈과 국제적 현실’을 통해 소련 붕괴 이후 미국의 외교정책 실패를 이른바 ‘자유주의 패권’의 책임으로 돌린다.

미어셰이머의 견해에 따르면, 개방적 국제 경제를 주창하며 민주적 제도 확립을 통해 세계를 재건하려 한 미국의 자유주의적 접근법은 그간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바로 민족주의와 현실주의라는 두 개의 거대 세력을 미리 고려하지 못한 탓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자국 내 큰 반발에 부딪힐지라도 현실주의에 기반한 대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착각

가장 유해하다고 할 수는 없을지라도, 대중국 정책 입안자가 가장 크게 착각하는 부분은 중국공산당이 소위 아시아적 가치나 5000년 중국 문명에 기반한 규범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중국의 기이한 행보를 용서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펜스 부통령의 획기적인 연설에 대한 일부 반응에서 이와 유사한 시각이 드러났다. 전혀 그렇지 않다. 사실 중국공산당은 1949년 이래 많은 부분에서 과거를 현재에서 분리하는데 성공했고 중국의 최고 문화유산을 무자비하게 제거했다.

대만을 처음 가본 중국인들이 중국 고유의 전통과 문화 대부분이 중국 본토보다도 오히려 이 작은 섬에 훨씬 더 잘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라는 것이 이상한 일도 아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문명의 충돌이 있다면, 그것은 사실 중국공산당의 이데올로기와 서구 민주주의의 개념 간 충돌로 봐야 할 것이다.

대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통 유교 문화는 서구 민주주의 체제와 조화롭게 공존한다. 러시아에서 수입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중국공산당은 결코 중국의 유산으로 볼 수 없다.

새로운 행정부, 새로운 대중 정책

2016년 12월 2일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도널드 트럼프가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나눈 전화통화를 두고 수많은 중국 전문가들은 이를 수십 년간 지속한 미국정부 외교 의례의 첫 변화의 징후로 보았다.

미국이 대만을 향해 유의미한 제스처를 보인 이후 미 의회는 만장일치로 대만의 국방력 강화를 위한 2019 국방수권법 조항 포함을 채택했고, 미국 정부 고위급 관계자가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를 방문하기도 했다.

펜스 부통령이 말했듯 대만에 대한 이와 같은 미국의 지원은 “미국은 민주주의를 수용한 대만이 모든 중국 국민들에게 더 나은 길을 제시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국가안보보장전략보고서(2017년 12월)와 국방전략보고서(2018년 1월) 모두 미국이 아시아 및 다른 국가에서 갖는 이해관계에 가장 큰 위협으로 공산주의 국가 중국(중국보다 덜 하지만 러시아까지도)을 염두에 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두 보고서는 최소한 중국이 미국의 주적이 되지는 않을 것이란 희망을 사라지게 했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공산당 주석과 함께 베이징 연회 자리에서 “앞으로 미국과 중국 두 국가의 우정이 나날이 돈독해지길 바란다”며 축배를 들었다.

2018년 9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에 중국 정부의 개입을 주장하며, UN총회 기자회견에서 “터놓고 말하자면 그는 더 이상 내 친구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이 지적했듯 “중국은 다른 미국 대통령을 원한다.” 얼어붙은 미-중 관계는 단지 무역전쟁에만 국한되지 않는 것이다.

힐난

지난 7월 아스펜 시큐리티 포럼에서 FBI의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은 중국을 가리켜 “미국이 마주한 가장 거대하고, 도전적이며, 중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10월 9일 자 보도를 통해 “중국은 서구에 대한 사이버 공격의 최대 주범국이 되었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전국위원회 해킹 사건의 범인이 러시아라고 밝혔던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중국이 기업, 대학, 정부 기관, 싱크탱크, 그리고 비정부기구 등에 대해 공격을 개시한 가장 강력한 국가로서, 러시아를 앞섰다”고 밝혔다.

중국이 소위 ‘일대일로’라는 정책을 통한 공산주의 확산이라는 노골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일대일로 정책은 다른 국가에 대해 영향력을 갖기 위해 부채함정 자금조달의 방법을 활용한다. 남중국해 군사기지에서는 세계 통상의 대부분이 이루어지는 경로를 옭아매기 위해 노골적인 군사력 행사가 자행되는 모습이 목격된다

중국 국내 실정을 보면, 가장 최근의 인권 탄압 행위 중에는 수십만 명의 무슬림 위구르족을 캠프에 잡아넣은 것이 포함된다. 파룬궁 수련자를 대상으로 18년간 자행된 불법 장기 적출을 지켜봐 온 이들은 그 대상이 현재 캠프에 구금된 엄청난 수의 위구르족에게까지 확대되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공산당은 대내적으로 폭압을 휘두르고 대외적으로는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을 일삼아 왔음에도, 국제사회로부터 그 어떤 엄중한 도전이나 힐난도 받지 않았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펜스 부통령의 연설로 중국과 전 세계는 미국이 중국의 만행에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힘을 통한 평화

수년간 서구 지도자들은 중국공산당이 서구 민주주의 국가에 내비친 적대심과 저항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중국이 오랫동안 다져온 영향력 있는 서구권 학계, 업계, 그리고 정치적 이익 집단과의 밀접한 관계 때문이었다.

“하지만 ‘미국 우선주의’를 부르짖는 트럼프 정부는 현재 무역과 경제의 측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지정학적 문제의 측면에서까지 중국공산당과 공평한 경쟁의 장을 모색하고 있다. 냉전이 시작됐다면, 그것은 미국의 수많은 정책입안자가 냉전 상태를 시인하기 훨씬 전부터 중국이 먼저 시작했다.

냉전의 유무와 상관없이 미국 정부는 마침내 중국에 대한 현실주의적 행보를 취하고 있다. 늑대를 채식주의자로 바꾸는 건 그저 희망사항일 뿐이다.

유화 정책이나 관대한 자유주의로는 공산주의 정권 특유의 약탈자 습성을 다스릴 수 없다는 것은 그간의 역사가 잘 말해준다. 오히려 공산주의 정권을 다스리는 데에는 인류를 지키겠다는 정신적 용기와 함께, 힘을 통한 평화라는 현실주의적 접근법이 효과적이었다.

1951년 10월 8일, 추후 영국 총리가 된 마가렛 대처는 당시 의석 확보를 위한 선거 운동에서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통찰력을 보여주었다. “평화에 대한 위협은 어디든 공격할 준비가 되어있는 강력한 군사력을 소유한 공산주의에서 비롯된다. 공산주의는 약점을 기다리며, 힘을 비축해 둔다.”

1964년 10월, 로널드 레이건은 “자유는 한 세대도 지나지 않아 소멸된다. 자유를 핏줄로 물려줄 순 없다. 자유는 우리 자녀들도 우리처럼 싸워서 쟁취하고, 보호하며,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국공산당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최고의 정책 조언은 공자가 했던 다음 말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은혜는 은혜로 갚고, 악은 정의로 갚아라.”

※ 편집자 주: 피터 장은 중국과 동아시아의 정치경제학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그는 베이징 제2 외국어대학, 국제법과 외교학 전문대학원인 미국의 플레처스쿨과 하버드의 공공정책 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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