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33개 명문대, 중공 핵무기 개발 연구 기관과 협력

이윤정
2021년 3월 7일
업데이트: 2021년 3월 7일

영국 명문 대학들이 중공의 연구기관과 협력해온 사실이 드러나 영국 정부가 대응에 나섰다. 이 연구기관은 중국 공산당의 핵무기 개발에 참여해온 혐의로 미국의 제재를 받는 단체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33개 영국 대학의 과학자들이 중국공정물리연구원(CAEP) 및 그 계열사와 협력해왔다고 지난 1일 보도했다.

이들 대학 중 18곳이 영국의 아이비리그로 불리는 ‘러셀 그룹’ 소속이다. 러셀그룹은 퀸 메리 유니버시티 오브 런던·리버풀대·케임브리지대·에든버러대·맨체스터대 등 영국 탑 클래스 명문 대학 24개로 구성돼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학들이 협력한 중국공정물리연구원은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직접 감독하는 기관으로, 중공의 핵무기 개발과 군사기술 발전을 도운 혐의로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랐다.

일부 영국 학자들은 중공 과학자와 수십 편의 논문을 공동 발표했다. 어떤 영국 수석 과학자는 영국 대학에 재직하면서 CAEP에도 근무했다. 

질베르토 테오발디 박사는 영국 정부가 운영하는 실험실의 팀 책임자다. 그는 CAEP 산하 베이징 고압과학연구센터(HPSTAR)의 비공식 회원으로 이 센터의 과학자와 협력해 최소 7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또 시몬 레드펀은 베이징 고압과학연구센터에서 객원교수를 지냈다. 

케임브리지대는 2014년부터 ‘충격파 및 폭발 물리학’ 실험실에 소속된 중국 학자 1명을 포함해 최소 3명의 CAEP 연구원을 채용했다. 에든버러대, 런던퀸메리대도 이 실험실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이 같은 공동 프로젝트는 영국인들이 낸 세금과 영국의 첨단 과학시설이 중공의 핵무기 연구를 돕는 데 사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중공에 이용될 수 있는 첨단 시설의 예로 영국 슈퍼컴퓨터인 아처, 2억 6천만 파운드(약 4천억 원) 상당의 입자 가속기 다이아몬드 광원 등을 언급했다.

영국 언론은 이번 사건을 ‘국가 스캔들’이라며 영국 정부와 대학에 이 위험천만한 협력관계를 끊기 위한 긴급 조치를 내릴 것을 촉구했다. 

톰 투겐타트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 의장은 “영국 학자와 중공의 이러한 연계는 심상치 않다”며 “일부 대학은 협력 파트너에 대한 경계심이 부족해 영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미 시사평론가 탕징위안(唐靖遠)은 이를 두고 “경악할 만한 일”이라며 “33개 명문대학이 중공 기관과 이렇게 많은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것은 중공이 영국 교육계와 과학기술계에 얼마나 깊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침투했는지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는 바로 중공의 대외 확장”이라며 “자본주의의 영양을 빌려 공산주의의 몸체를 키우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이면에는 중공과의 이익 거래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탕징위안은 “이 같은 행태는 단순히 영국 교육계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마치 무를 뽑으면 흙이 딸려 나오듯이 침투의 범위와 깊이를 볼 때 과학기술계 고위 인사를 비롯해 정계 인사들이 이 스캔들에 많이 연루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친진(秦晉) 민주중국전선 주석은 “이번에 영국에서 밝혀졌지만 이런 일은 호주·미국·캐나다·뉴질랜드·프랑스·독일 등 전 세계 모든 서방 선진국에 존재한다”며 “이런 일이 세계적으로, 보편적으로 성행하게 된 것은 이들 국가의 정부가 편의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국가 안보를 해치는 (기관과의) 협력을 지속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며 진상을 규명하고 위험 수위를 낮출 것”이라고 다짐했다.

앞서 영국 언론들은 영국 정부가 중국 공산당의 대량 살상무기 개발을 도운 혐의로 영국 학자 200여 명을 조사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들이 ‘2008년 수출관리법’을 위반한 혐의가 확정되면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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