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명문대 학자 200명, 중공 무기개발 도운 혐의로 조사

이윤정
2021년 2월 9일
업데이트: 2021년 2월 10일

영국 명문대학의 학자  200여 명이 중국 공산당(중공)의 대규모 살상 무기 제조를 도운 혐의로 영국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영국 다수 언론이 보도했다.

언론은 또 “그들이 ‘2008년 수출통제령’을 위반한 혐의가 입증되면 최고 1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주간지 더메일온선데이와 일간지 더 타임스는 지난 7일, 8일 각각 영국 비밀정보부(MI6)의 조사 결과를 상세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많은 영국 학자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고도로 민감한 분야의 지식재산을 적대국인 중공에 넘겨 2008년 수출통제령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명문대 포함 20개 대학, 200여 명 연루돼

지난해 10월 영국 국제관계 싱크탱크인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는 보고서를 발표해 “영국 정부가 수출통제 위반 학자를 기소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후 영국 정부가 수사에 착수했다.

더 타임스는 정부가 이들 학자에게 “항공기와 미사일 설계 및 사이버 무기 등과 같은 첨단 군사 기술의 연구 성과를 중공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는 법 집행 통지서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더메일온선데이는 민간 싱크탱크인 시비타스가 연구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20개 영국 대학이 29개 중국 대학 및 군사적 배경을 가진 중공 기관 9곳과 업무 거래가 있었으며 그중 중국 무기 그룹과의 거래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20개 대학 중 14개는 오랫동안 명성을 누려온 일류 명문대학이다. 

양측의 연구 내용에는 핵무기 프로그램, 초음속 미사일 개발, 레이더 교란 시스템, 로봇 테크놀로지, 우주선, 스텔스 차량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포함됐다.

영국 안보국은 이러한 연구가 중국 공산당이 대규모 살상 무기를 개발하는 데 이용될 수 있고 일부 기술은 정치적 반체제 인사 또는 소수민족을 탄압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2008년 수출통제령 규정에 근거해 군사 제품 수출업체 및 군사기술 양도에 종사하는 수출업체는 영국 정부로부터 수출 또는 양도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타임스는 “조만간 우리는 법정에서 수십 명의 학자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피조사자 가운데 10%만 기소되더라도 20여 명의 학자가 중공의 슈퍼무기 제조를 도운 혐의로 투옥될 것”이라는 한 소식통의 말을 실었다. 

영국의 협력으로 중공 군사 기술 향상

시비타스가 발표한 보고서의 주요 저자이자 영국 재무부 전직 관리인 라도미르 타일코트는 영국 대학과 중공 군사기술센터의 협력이 놀라울 정도라고 꼬집었다.

그는 “예를 들어 베이징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할 당시 양측은 극초음속 기술 부문에서 협력했고 중공이 장갑 헬리콥터에 그래핀(가장 얇고 견고하며 전기 및 열 전도성이 가장 좋다고 알려진 나노소재)이 필요하자 양측은 그래핀 연구에 즉시 착수했다”고 폭로했다. 

타일코트는 “이러한 연구 협력은 중공 군부 측 대학, 군사 또는 일부 군사 그룹의 명성과 업무 능력을 전반적으로 향상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영국은 자체 군사 연구에 투입되는 자금이 매우 부족한데도 영국 납세자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공의 군사 연구를 지원하고 있을 수 있다”며 “이는 영국의 전략적 실책”이라고 덧붙였다.

2019년 중공 국가 정권 찬탈 70주년 대형 열병식에서 중국 공산당 군부는 신형 극초음속 탄도 핵미사일 DF-17을 선보였다. 이 무기는 미국 및 동맹국들이 배치한 모든 방어 미사일 방패를 격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의회 외교위원회는 최근 “중국 전자과학기술그룹(CETC)이 중공에 제공한 감시 통제 기술이 위구르족 박해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경고 서한을 맨체스터대학에 보냈다. 이후 맨체스터대학은 CETC와의 프로젝트 항목 일부를 중단했다.

톰 타젠다트 영국 외교위원회 위원장은 “영국의 일부 대학은 이미 도덕성을 잃고 학문의 자유를 증진하지도 못한 채 우리의 전략적 이익만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의 지나친 대학 개방정책은 잘못됐다”며 “우리는 적대 국가가 21세기 최대 군사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군사 기밀을 공수하며 양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비타스의 연구에 따르면 CETC는 군사 관련 중국 대학 4곳이 영국 대학 7곳과 연계하는 것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 회사는 중공을 도와 감시 통제를 도운 주요 방조자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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