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병과 공산당] 공자학원으로 화를 입은 독일 ②

리신안
2020년 7월 12일
업데이트: 2020년 7월 13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 이후 독일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중공 바이러스) 확산세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유럽 국가 가운데 네 번째로 피해가 심각한 독일 내에서도 인명과 경제적 피해가 집중된 곳은 바이에른주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다.

독일 제조업 중심지인 이 2개 주에는 중국 공산당(중공)이 세운 ‘교육기관’인 공자학원 7개소가 운영 중이다.

공자학원과 관련해 지난 5일 중공 교육부는 “운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서방국가에서 공자학원의 공산주의 이념선전, 스파이 기지 역할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아직 1개의 공자학원도 퇴출시키지 않고 있는 독일은 서방국가 가운데 공자학원 퇴출에 가장 소극적인 국가다.

獨 의원 “공자학원은 일대일로 교두보”

지난 2016년 11월 베를린 자유대 공자학원에서 열린 류옌둥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만남에서 토마스 헤베러 교수(뒤스부르크-에센 대학)는 “뒤스부르크는 일대일로의 유럽 종착역”이라며 “이곳 공자학원의 목표는 중국어와 문화 외에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와 국제관계를 소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루르 지방은 노스트라인베르트팔렌주의 대도시 지역으로 독일 제조업의 중심지다. 루르(Ruhr) 공자학원 독일 측 원장인 토마스 교수의 발언은 독일인인 그가 중공의 공자학원 운영 목적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즉 공자학원이 일대일로 지원기구라는 것이다.

일대일로(一帶一路)는 육상실크로드(一帶)와 해상실크로드(一路)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육상은 중국 산시성 시안-신장 위구르-카자흐스탄-이란-터키-독일로 이어지며, 해상은 베이징-광저우-말레이시아-인도-케냐-그리스-이탈리아를 잇는다.

에포크타임스의 공산주의 연구서인 ’공산주의 유령은 어떻게 우리 세계를 지배하는가?’에서는 일대일로가 세계화라는 명분 하에 중국산 제품의 판로 개척 및 공산주의 세력 확장이라고 지적했다.

중공은 일대일로를 추진하면서 뒤스부르크를 탐내왔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5대 도시인 이곳은 라인강과 루르강의 합류지점에 위치한 유럽에서 최대 내륙 항구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독일을 중공의 유일한 ‘전방위 전략적 동반자’로 이끄는 사이, 중공의 숱한 구애작전에 노출된 뒤스부르크는 ‘독일에 있는 중국도시’이자 ‘일대일로’의 유럽진출 전초기지가 됐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 있는 공업도시 하겐에 화물열차가 주차돼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매주 30대 중국발 기차가 뒤스부르크에 도착한다. 충칭, 우한 등지에서 생산한 의류·장난감·전자제품을 한가득 쏟아낸 열차는 다시 독일산 자동차, 스코틀랜드 위스키, 프랑스 와인, 이탈리아 밀라노 의류를 가득 싣고 중국으로 향한다.

이상은 영국 BBC가 2018년 8월 묘사한 뒤스부르크 풍경을 간단히 요약한 것이다.

중공은 일대일로 추진에 앞서 먼저 이곳에 공자학원부터 문을 열었다.루르 공자학원은 2009년 11월 설립됐고 이후 뒤스부르크-에센 대학과 자매결연을 했다. 우한과 뒤스부르크는 1982년 중국과 독일이 체결한 첫 우호 도시다.

이 공자학원이 위치한 뒤스부르크는 중국-유럽 화물열차 운수에서 중요한 유럽 종착역의 하나로, 매일 중국 국내로부터 화물이 운수되기 때문에 현지 경제발전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다.

2016년 9월 루르 공자학원은 ‘제2회 일대일로 중국유럽합작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150여 명의 중국 유럽 정계 및 경제 인사가 참가했다.

같은 해 12월 중국에서 열린 ‘제11회 (세계) 공자학원 대회’에서는 140개 국가·지역 대학 학장과 공자학원 대표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루르 공자학원이 25개 선진공자학원으로 선정됐다.

이 대회에서 루르 공자학원 중국 측 원장 류량은 “일대일로 프로젝트 지원업무에서 루르 공자학원이 매우 유리한 입지조건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루르 공자학원 관계자들의 일대일로 관련 발언은 계속됐다.

2019년 12월 당시 루르 공자학원 독일 측 원장 마르쿠스 타우베는 ‘제5회 일대일로 중국유럽합작국제포럼’에서 “일대일로가 촘촘한 그물망처럼 모든 도시를 잘 연결하고 있다”고 했다.

인재들 모인 대학, 공자학원의 주요 목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총 4곳으로 독일에서 공자학원이 가장 많은 주다.

2006년 12월 뒤셀도르프 공자학원이 문을 연데 이어 2009년 11월 루르 공자학원(뒤스부르크-에센 대학과 결연), 2015년 6월 파더보른 대학 공자학원이 개소했고 지난 2017년 4월 라인 프리드리히-빌헬름스 본 대학(본 대학) 공자학원이 운영에 들어갔다.

이들 4개 대학에 공자학원이 들어선 것은 대학 측의 자율적인 결정으로 보이지만,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중공의 강력한 목적성이 읽힌다.

뒤셀도르프 대학교는 경제·의학·생물학 영역 특히 생물공학기술(바이오테크놀러지)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력을 평가받는다.

파더보른 대학은 규모는 크지 않으나 전 세계 130여개 단과대, 종합대와 연구결연을 맺고 있으며 정보학 분야에서 독일 선두권 대학이다.

이 대학 공자학원의 중국 측 합작대학인 시안 과기대를 관할하는 산시성 교육청 홈페이지에는 “일대일로 건설에 의미가 큰 대학”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본 대학은 독일 최대규모이자 국제적 명문대로 화학생물, 물리, 경제, 아시아 및 동양연구 분야가 유명하다.

그 나라의 최고 수재들이 모인 연구기관에 설치된 공자학원은 이미 불온한 운영방식이 다양한 국제기구와 언론에 노출됐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고란 린드블래드 전 부위원장은 “공자학원이 대학에 들어간 이유는 산업스파이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공산주의 사상을 주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벨기에 일간지 ‘드모르겐’에 따르면 2019년 10월 브뤼셀자유대(VUB) 내에 설치된 공자학원 쑹신위 원장은 스파이 활동에 연루돼 벨기에, 룩셈부르크 성겐 지역 입국이 8년간 금지됐다.

허리펑(왼쪽)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과 조 캐저(오른쪽) 독일 지멘스 최고경영자(CEO)가 5일 베를린 총리 집무실에서 양국 정상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협력사업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일대일로와 공자학원은 마차의 두 바퀴

2016년 6월 중국 과학기술원 홈페이지에는 <공자학원, ‘일대일로’ 건설에 조력하다>라는 기고문이 실렸다. 이글에서는 둘 사이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공자학원은 사실상 언어와 문화를 통해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구축하고 있다. ‘일대일로’는 경제합작을 주축으로 문화교류라는 받침돌을 이용해 국제합작의 기제를 강화하며 중국(중공)이 ‘주동권과 발언권’을 장악하게 하는 것으로, 사실은 중공의 패권을 강화한다.”

이에 따르면 공자학원은 일대일로를 위한 길 닦기다. 학술분야 교류를 통해 물고를 트면 이후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며 길을 넓히는 방식이다.

2019년 3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중국 글로벌 거버넌스 포럼 폐회식에 특별 참석한 메르켈 독일 총리는 “베이징의 일대일로 제안은 매우 중요한 계획”이라며 “우리 유럽인은 참여하려 한다”고 밝혔다고 프랑스 AFP가 보도했다.

한편, 메르켈 총리는 미국을 중심으로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에서 화웨이 배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와중에도 화웨이와 잡은 손을 놓치 않고 있다.

2019년 12월 사회민주당을 중심으로 독일 5G 네트워크에서 중국 IT기업 화웨이를 제외하자는 의제가 제기되자 메르켈 총리는 “단일 회사 배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를 반대했다.

미국 정부와 정보기관에서는 화웨이가 독일에 제공하는 장비에는 무단으로 정보망을 드나들 수 있는 백도어(Backdoor)가 설치돼, 다른 국가까지 중공의 감시를 받게 된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국가와 정보 공유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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