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홍콩판 인쇄소에 괴한들 침입 ‘해머 난동’

한동훈
2021년 4월 13일
업데이트: 2021년 4월 13일

12일 오전 홍콩의 에포크타임스 인쇄소에 괴한들이 침입, 컴퓨터와 윤전기 등 인쇄장비를 파손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4시 52분께, 마스크와 검은 상의 차림의 남성 4명은 에포크타임스 홍콩판 인쇄소에 침입, 출입구를 닫은 뒤 내부에서 윤전기 등 인쇄장비를 파손하고 직원들을 위협하는 등 2분 남짓 난동을 부린 뒤 도주했다.

괴한 중 2명은 미리 준비한 해머로 윤전기 중앙 제어판과 편집작업용 컴퓨터 여러 대를 때려 부쉈고, 1명은 칼이 든 것으로 보이는 비닐봉지를 들고 인쇄소 직원들을 찾아다니며 범행을 제지하지 못하도록 위협했다.

나머지 1명은 자루에 담아온, 건축 폐기물로 보이는 잔해를 윤전기 등 인쇄장비 이곳저곳에 뿌렸다. 돌먼지가 장비 틈새에 들어가도록 해 장비를 망가뜨리고 신문 발행을 막기 위한 의도로 여겨진다.

당시 인쇄소에는 당직을 서던 남자 직원 1명과 이른 아침 출근한 50대 사무직 여직원 1명 등 2명만 있는 상태였으며, 이들은 칼이 든 비닐봉지를 든 괴한의 위협에 범행을 저지하지 못했다.

Epoch Times Photo
2021년 4월 12일 에포크타임스 홍콩판 인쇄소에서 검은 옷을 입은 괴한들이 침입해 인쇄장비를 파손하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 | 에포크타임스

괴한들은 건물 밖에 세워뒀던 하얀색 승합차를 타고 달아났으며 1명은 인쇄소에 있던 작업용 데스크톱 컴퓨터를 들고 갔다.

이들의 침입과 범행, 도주 장면은 인쇄소에 설치된 CCTV에 그대로 녹화됐다.

여직원이 인쇄소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인근에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던 30대 남성이 문틈에 몸을 끼워 넣으며 “추 씨를 만나게 해달라”는 말로 시간을 끌었고, 이 여직원이 머뭇거리는 사이 갑자기 3명의 괴한이 달려들어 문을 열고 그대로 인쇄소 안으로 침입해 범행을 시작했다.

범행 직후 인쇄소 직원들은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고 홍콩 경찰은 수분 만에 도착했다. 현재 경찰은 CCTV 영상을 토대로 용의자 인상착의를 확보해 추적중이다.

에포크타임스 홍콩판 대변인인 셰릴 응은 “이번 괴한들의 습격 사건은 자유로운 독립언론을 입막음하려는 중국 공산당(중공)의 테러”라고 규정하고 “심각한 언론탄압”이라고 규탄했다.

Epoch Times Photo
2021년 4월 12일 에포크타임스 홍콩판 인쇄소에 침입한 괴한 4명 중 2명의 모습이 CCTV 카메라에 포착됐다. | 에포크타임스

홍콩의 몇 안 되는 독립언론인 에포크타임스는 중공 내부 암투, 소수민족과 종교집단에 대한 인권탄압, 중공의 해외 침투 등을 검열 없이 보도하는 언론으로 자타의 공인을 받고 있다.

셰릴 응 대변인이 이번 사건 배후로 중공을 지목한 것은 에포크타임스가 중공의 민감한 사안들을 과감하게 보도하는 데 대해 중공이 눈엣가시처럼 여긴다는 점과 지금까지 비슷한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는데도 경찰이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 2019년 11월 19일에는 같은 인쇄소에 마스크와 모자, 검은색 옷을 착용한 괴한 4명이 침입해 윤전기 2대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

방화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인쇄소 내부에 보관 중이던 인쇄용지까지 몽땅 물에 젖어 총 4만 달러의 재산 피해가 났다.

Epoch Times Photo
2021년 4월 12일 에포크타임스 홍콩판 종이신문을 인쇄하는 인쇄장비에 뿌려진 건출 폐기물 파편들. | 아드리안 위/에포크타임스

경찰은 CCTV 화면을 확보했지만 1년이 넘도록 용의자들의 정체조차 알아내지 못하고 사건 해결은 오리무중이다. 일각에는 경찰이 해결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2006년 2월에 문을 연 해당 인쇄소는 2019년 사건 이전에도 세 차례의 공격을 받았다. 문을 연 그달에 폭력배들이 침입해 난동을 부렸고, 2012년 10월에는 괴한들이 문을 부수고 침입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두 달 후, 7명의 괴한이 각종 공구와 토치를 이용해 문을 부수고 침입하려 했으나 경찰이 출동하자 달아났다.

이번 사건에 국경없는기자협회, 언론인보호위원회, 홍콩 주재 외신기자클럽 등 홍콩 주재 언론관련 단체는 일제히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Epoch Times Photo
2021년 4월 12일 에포크타임스 홍콩판 인쇄소에 침입한 괴한들의 난동으로 파손된 컴퓨터. | 아드리안 위/에포크타임스

셰릴 응 대변인은 “우리는 폭력을 동원한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빠르게 피해를 복구하고 신문 발행을 정상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홍콩 경찰이 반드시 이번 사건을 해결해 괴한들을 법정에 세우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