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문한답] 윤석열 정부 국정 리더십 확보 방향과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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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근
2022년 09월 8일 오후 2:37 업데이트: 2022년 09월 8일 오후 2:37

윤석열 정부 국정 리더십 확보 방향과 과제는 무엇인가요?

답변_곽노성 연세대 글로벌인재대학 객원교수, 한반도선진화재단 기술혁신연구회 부회장
연세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한 후 영국 레딩대학교에서 식품규제정책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식품안전정보원 원장, 한양대학교 과학기술정책학과 특임교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통령 자문위원, 식품의약품안전청 자체규제심사위원, 안전행정부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단 위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기획평가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윤석열 정부의 현 상황은 어떠한가요?
“어렵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출범 4개월을 경과하는 9월 현재, 국정 지지율은 30% 정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한때 20% 중반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상승한 점은 고무적이나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부족한 수준입니다. 대통령은 현재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대통령실부터 대폭 정비를 시작했습니다. 추석을 맞아 민심을 잡기 위한 현장 방문 행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실제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그동안 국정운영 과정에서 보여주었던 문제가 어떻게 개선될지 지금으로서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국정 지지율은 어떠한 함의를 담고 있나요?
“현재까지 윤석열 정부의 성과를 분석해보면 정책 분야별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외교·안보, 국방 분야는 정권 교체를 실감하게 하고 있으며 상당히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나친 친(親)중국 외교 정책으로 흔들렸던 한미동맹은 안정화되었습니다. 설치를 두고 논란이 되어 온 경상북도 성주 종말단계고고도지역방어체계(사드·THAAD) 기지를 두고서 박진 외교부 장관은 ‘안보 주권 문제이다.’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그렇다 하여 중국과의 관계가 심각하게 나빠진 것도 아닙니다.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상황에서 대통령은 휴가를 명분으로 잠시 쉬어가는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미국 주도 반도체 동맹도 최대한 국익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정부에서 중단되었던 한미합동 군사훈련도 재개되었으며 약화되었던 군 내 보안·방첩 기능도 안보지원사령부 명칭을 ‘방첩사령부’로 바꾸고 기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외교·안보 분야와는 달리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제·사회 분야는 불안정합니다. 정부가 발표하는 주요 정책마다 사회적 논란이 발생하고 대통령이 나서서 이를 진화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교육부의 ‘만 5세 입학 정책’은 예비 학부모의 반발을 불러 교육부 장관이 사퇴했습니다. 국토교통부의 주택공급정책 발표도 1기 신도시 개발이 지연된다는 논란을 초래해서 결국 대통령실이 나섰습니다. 대통령실이 주관한 국민제안에서 가장 호응이 높았던 대형 마트 의무휴업 폐지도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이 나서서 현행(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이 관리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가 정책을 발표하고 물러서는 모습은 정책 신뢰를 떨어뜨립니다. 더하여 사회적 갈등에 대한 부담감은 정부를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보건지복지부는 현행 연금제도의 틀은 유지하되 보험료율(가입자 월 소득 대비 9%) 등과 같은 비율만 조정하는 개혁만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주 52시간 근로 산정을 주 단위에서 월 단위로 개편하고 연공 위주인 임금체계를 직무성과급으로 전환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했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사회적 반발이 클 것을 우려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입니다. 정책 추진 주체도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아니라 소관 부처라는 것도 문제입니다.”

대통령 리더십 문제는 없나요?
“문제는 이러한 접근이 일반 국민에게는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로 비쳐진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대통령은 매우 특별한 존재입니다. 행정부 수반으로서 행정부를 운영하는 수준을 넘어서 국가적 어젠다를 제시하고 이를 이끌어가는 국가 최고 지도자입니다. 그 연장 선상에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대통령 지지율이 대선 득표율보다 훨씬 높아지는 현상을 보입니다. 비록 지난 대선에서 반대표를 찍었지만 국가적 과제를 잘 해결해달라는 기대가 높다는 의미입니다. 현행 헌법에서 대통령 임기를 5년 단임으로 제한한 근본 이유도 다시 선거에 출마할 것 아니니 임기 동안 소신껏 일하라는 취지입니다. 때문에 현재 국정운영 상황을 고려한 현실적 선택이 국민에게는 하고자 하는 정책이 없는 것으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철학은 어떠한가요?
“대통령의 국정 운영 철학이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한 준비 기간이 짧아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철학 자체는 훌륭합니다.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아 문제의 본질을 보기도 합니다. 문제는 국정 철학이 현실의 벽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당무(黨務) 불개입’ 원칙은 집권 여당 내부의 리더십 혼란과 맞물려 흔들리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을 최고의 공무원과 민간인이 하나로 뒤섞여 일하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실천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공약했던 대통령실 산하 ‘민간합동위원회’는 설치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났습니다. 국민경제자문회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등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 자문기구는 며칠 전에야 상임부의장을 임명했습니다. 국정 운영은 행정부 공무원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국회는 물론 민간 전문가, 시민사회단체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합니다. 현 정부는 민간 네트워크가 없다고 할 정도로 매우 취약하다 하겠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교육부의 만 5세 입학 논란과 대응입니다. 논란을 무마시키기 위해 마련한 간담회는 야당 성향의 시민단체 대표가 울고 옆에 앉은 교육부 장관이 이를 달래는 장면까지 연출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현 정부와 철학을 공유하는 민간 네트워크가 취약하다는 방증입니다.”

국정 과제 수행은 어떠해야 하나요?
“국정 지지율을 높이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대통령 어젠다를 설정하고 이를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역대 정부 모두 상징적인 대통령 어젠다가 있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은 효과보다 문제가 큰 어젠다였지만 국정 운영 동력을 만들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어젠다가 보이지 않으면 민심은 물론 정부 조직 자체가 흔들립니다. 대통령 어젠다는 이미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노동·교육·연금 개혁과 더불어 규제개혁, 공공 개혁을 대통령 어젠다로 추진해야 합니다. 이는 대통령 취임사에서 천명한 ‘자유와 공정’ 가치에도 부합합니다. 아울러 국정 운영 시스템의 범위를 정부에서 국가 전체로 넓혀야 합니다. 무엇보다 현 정부와 철학을 함께하는 민간 정책전문가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합니다. 정책 주 대상인 30-50대가 야당에 지지율이 높다는 점에서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정부 공무원만으로 운영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민간 정책 전문가를 발굴하여 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정부 위원회를 포함하여 대통령실이나 정부 각 부처에 국장급 공무원으로 배치하여 민간과 소통할 수 있는 고리 역할을 맡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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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선진화재단 이슈&포커스 2022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