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에너지 공급 감축… 유럽 전기 가격 급등

조영이 인턴기자
2022년 08월 16일 오후 10:52 업데이트: 2022년 08월 17일 오전 9:01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감축으로 불안한 전력시장에 폭염까지 겹치며 유럽 전력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독일의 내년 인도분 전력 선물 가격은 유럽에너지거래소(EEX)에서 메가와트시(MWh)당 477.50유로(63만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배 달하는 것으로, 지난 두 달 사이 가격이 두 배로 뛴 것이다.

프랑스 전력 선물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MWh당 600유로를 돌파했다. 프랑스의 내년 인도분 전력 선물 가격은 최고 7.8% 상승하며 MWh당 622유로(82만원)까지 올랐다. 블룸버그는 원유 1배럴에 1100달러를 지급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1년 전 프랑스 전력 선물 가격은 MWh당 100유로(13만원)를 밑돌았다.

인터콘티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영국의 오는 10월 선물 전력 도매가는 MWh당 약 591파운드(93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배다.

이 같은 에너지 가격에는 유럽이 오는 겨울을 대비해 충분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와 프랑스가 향후 몇 달 동안 전력을 수출할 가능성이 희박한 점 등이 반영됐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유럽에서는 가스를 이용한 전력 생산량이 많은데 러시아가 가스 공급량을 크게 줄이면서 가스 공급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원자력 발전 비중이 높은 프랑스에서는 원전을 식힐 물이 부족해 전력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프랑스 원전 절반 이상이 정비를 이유로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프랑스는 통상 남는 전력을 수출했으나 올해는 극심한 전력난으로 현재까지 수출량보다 수입량이 더 많다.

또한 폭염으로 인한 냉방 수요 증가와 유럽의 중요 해상 운송로인 라인강의 가뭄도 단기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오른 전기 가격은 고스란히 가계 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독일 가스가격비교포털 체크24는 지난해 연간 1천301유로(174만원)를 냈던 4인 가구는 올해 가스 가격이 상승해 3천415유로(457만원)를 내야 하며, 부담금까지 더하면 3배에 달하는 3천991유로(534만원)를 내게 된다고 추정했다.

영국의 경우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콘월 인사이트에 따르면 가구당 에너지 요금 상한이 현재 연 1천971파운드(약 311만원)에서 10월 3천582파운드(약 565만원)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1월에는 4천266파운드(약 673만원)로 현재의 배 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정부는 2019년 소비자 보호를 위해 에너지 요금 상한을 도입하고 단가를 반영해 이를 주기적으로 조정한다. 요금 상한이 높아졌다는 것은 소비자가 낼 수 있는 에너지 요금의 최고액이 더 많아졌다는 뜻이다.

상승하는 에너지 가격은 모든 비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유럽 전역에서 소비자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에너지 정보업체 라이스타드에너지의 분석가 파비안 로닝겐은 “이 같이 극단적인 가격 추이가 곧 진정될 것이라는 명확한 시장 신호가 현재는 없다”며 “유럽 대륙의 낮은 원자력·수력·석탄 발전 능력은 이러한 압력을 완화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 각국 정부는 치솟는 에너지 가격에 대한 대처 방안을 내놓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일 97억유로(약 14조원)를 투입해 원자력 발전소인 프랑스 전력공사(EDF)를 완전히 국유화할 것이며 정부 차원에서 전력 생산을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전기 요금에 부과되는 재생 에너지 분담금(EEG)을 지난 7월부터 1kWh당 0센트를 부과했으며 2023년 1월 전면 폐지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손실은 66억 유로(8조 7천억원)로 추산되며 이에 필요한 재원은 에너지 및 기후기금(EKF)에서 충당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덴마크 등은 에너지세를 줄이거나 고령자 혹은 저소득층에 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