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을 장기 모양으로 디자인해 세계 디자인상 휩쓴 우리나라 대학생

윤승화
2020년 10월 22일
업데이트: 2020년 10월 22일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 쌓여있는 약 봉투를 봤어요.

알약들이 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탓에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헷갈리실까 봐 걱정이 됐습니다.

그렇게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한국 대학생이 세상 어디에도 없던 알약을 디자인해 세계적인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을 받았다.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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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바로 알약을 사람 장기 모양으로 디자인한 협성대학교 산업디자인과 4학년, 15학번 24살 최종훈 씨다.

종훈 씨가 이같은 알약 모양을 생각해낸 데에는 우리 주변의 노인들과 시각장애인들 때문이었다.

특히 노인들은 복용하는 약이 여럿인 경우가 많은데, 약을 헷갈려 잘못 먹는 사고가 왕왕 있다.

종훈 씨는 “할아버지, 할머니 댁을 방문하면 항상 방구석에 놓여 있는 약 봉투들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며 “기존 알약들이 비슷비슷하게 생긴 탓에 헷갈리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고 했다.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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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노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알약만 딱 봐도 어디에 도움이 되는 약인지 알 수 있으면 좋겠다. 다양한 장기 모양의 알약은 그렇게 탄생하게 됐다.

예컨대 심장약은 하트 모양으로, 골다공증약은 뼈 모양으로 만들었다.

물론 장기로 표현하기 어려운 질병도 있었다. 당뇨약 같은 경우 당이 높은 사탕 모양으로 만들었고, 혈액 관련 질병약은 혈액의 물방울 모양을 본떠 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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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훈 씨는 “노인분들을 주로 대상층으로 선정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교육의 기회가 없었던 분들도 계셨을 텐데 직관적으로 와닿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색상을 정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 너무 예쁜 색으로 했다가는 어린아이들이 사탕이나 과자로 착각하고 잘못 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종훈 씨는 디자인한 약을 직접 입에 넣어보기도 하면서, 목에 걸리지 않고 잘 넘어가도록 최대한 각진 곳 없이 둥글둥글하게 처리해냈다.

이처럼 수많은 고민을 거쳐 만든 디자인으로 종훈 씨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디자인 시상식인 A 디자인 어워드에서 지난 5월 ‘올해의 디자인’ 상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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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상용화까지는 여러 단계와 우려가 있다.

약을 반으로 쪼개서 복용해야 할 때 용량이 정확히 나뉘지 않는 문제 등이다.

이에 대해 종훈 씨는 “스마트폰도 10~20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제품이었지만 지금은 모두가 쓰듯이 앞으로 차근차근 나아가면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전망했다.

사회 약자를 위해 디자인을 했다가 세계적인 상을 받은 종훈 씨의 꿈은 사회 문제를 고민하는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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