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알리바바 3조원 과징금…시진핑, 앤트발 ‘지뢰 폭발’ 막았나

자오페이(趙培)
2021년 4월 17일
업데이트: 2021년 4월 17일

지난 9일 중공이 알리바바에 182억 위안(약 3조원)의 독점 과징금을 내렸다. 다수 외신은 이를 중공 정부와 민영 기업 간 다툼으로 분석했다.

사실 이는 중공 권력층의 내부 숙청으로 내년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을 노리는 ‘지뢰 제거 작전’이었다.

알리바바와 앤트파이낸셜 배후의 권력자

중국에서의 비즈니스는 당국의 입김이 절대적이다. 최고위층 비호가 없다면 알리바바는 독점적 환경을 누리며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고, 전자결제시스템인 알리페이는 영업 허가조차 승인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알리바바의 핀테크 플랫폼인 앤트파이낸셜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4대 직할시 중 하나로 인구 3100만의 충칭시 전 시장 황치판(黄奇帆)은 자신이 마윈과 식사를 한 뒤 앤트파이낸셜의 충칭시 지점 2곳을 인가해주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두 지점에서 앤트파이낸셜의 연간 총수익 100억 위안 중 45억 위안(약 7700억원)을 창출한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2014년 알리바바가 뉴욕 거래소에 상장됐을 때,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손자 장츠정(江志成)은 톡톡히 재미를 봤다.

장즈청은 사모펀드 보위(Boyu) 캐피탈을 설립했는데, 이 회사의 알리바바 지분은 5%로 추정된다. 알리바바의 뉴욕 증시 상장 당시 기존 주주들의 이익은 600%에 가까웠다.

장쩌민 일가는 알리바바에 붙어 있는 이권 세력 중 하나일 뿐이다. 알리바바는 일반적인 민간기업이 아니다. 권력자들의 돈줄 구실을 한다.

시진핑 진영은 자신의 반대세력이 알리바바로 거액의 자금을 축적하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에 착수했다.

그중 하나가 이번에 부과한 3조 원의 과징금이다. 이는 시진핑이 마윈에게 보내는 “장쩌민 가문과 멀어지라”는 경고일 뿐만 아니라, 내년 3연임 달성을 위한 사전 땅 다지기다. 시진핑 입장에서는 금융권에 매설된 지뢰를 하나씩 제거하는 작업이 된다.

장쩌민 세력의 자금력에 대해서는 금융 쿠데타를 일으키기 충분한지 아닌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다만 지뢰 한두 개 정도 매설하기에는 충분하다는 게 중론이다. 2018년 중국은 P2P업체 대란으로 7월 한 달에만 221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그 여파로 100만 명 이상 피해자가 발생했다. ‘금융 난민’으로 불린 이들의 불만은 그대로 시진핑 정권으로 쏟아졌다. 즉 지뢰가 터진 셈이다.

당시 중공은 P2P에 보증을 선 국영기업에 책임을 묻지 않았으며, 도망치는 업주들을 체포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피해자인 투자자들을 탄압했다. 처지를 비관해 자살하는 사람이 여럿 나왔다

앤트파이낸셜, 소액 대출로 20대 파고들어

앤트파이낸셜 역시 대출을 제공하며 소액 대출도 취급한다. 산하 대출상품은 이미 중국 사회 구석구석까지 뻗어 있다.

앤트는 ‘화베이’(花唄·써보자)와 ‘제베이’(借唄·빌려보자)로 가벼운 대출상품을 만들어 대학생들에게도 마구 대출을 해줬다. 학자금 대출이 아니라 소비대출이었다. 20대 초반 학생들에게 빚내서 쓰라고 부추긴 셈이다.

앤트의 소액 대출 상품 ‘화베이’(花唄·써보자)와 ‘제베이’(借唄·빌려보자) | 웨이보

대학생의 소비습관은 미숙하다. 중공의 대중매체는 “먼저 즐기고 나중에 대비하라”며 흥청망청하는 생활을 20대에게 선동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SNS를 통해 서로 비교하며 갖가지 명품을 사기 위해 돈을 빌렸고, 결국 많은 젊은이들이 대출의 덫에 빠지고 말았다.

지난달 17일 중국은행 및 보험 감독위원회 등 5개 부처는 ‘캠퍼스 대출’ 금지령을 내렸다. 즉 대학생에 대한 대출을 제한한 것이다.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싱크탱크인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이 발표한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총부채(정부+기업+가계) 비율은 270.1%로 전년 동기 대비 23.6%P 상승하며 역대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불리한 수치는 줄여서 발표하는 중국의 관행상 실제 부채 비율은 더욱 위험한 수준일 것으로 여겨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대 대출까지 몰린 앤트파이낸셜은 또 다른 금융 지뢰가 될 수 있다.

앤트파이낸셜, 시진핑 정권에 새 금융 지뢰

2020년 6월 말, 앤트의 신용대출 잔액은 2조 위안에 달했고 이 자금의 98%는 정부 측 기관이 포함된 합작금융기관에서 나왔다.

앤트파이낸셜발 지뢰가 터져버리면 마윈은 도망칠 것이고 중공의 은행들은 2조 위안의 부실 채권을 짊어져야 하는데, 이 지뢰가 터지는 것은 시진핑에게 P2P 지뢰가 터진 것보다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다.

시진핑은 20차 당대회 개최까지 ‘지뢰 폭발’과 같은 참혹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인터넷 금융을 감시하고, 특히 장쩌민 가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앤트파이낸셜과 알리바바를 때린 것이다.

종합해 봤을 때, 알리바바와 앤트파이낸셜은 진정한 의미의 민영기업이 아니다. 이들의 배후에는 권력과 자본이 있었고, 이를 등에 업고 독점적 지위를 얻었다.

알리바바에 대한 중공의 과징금 부과는 알리바바의 독점적 권리를 없애려는 것이 아니고, 앤트의 상장을 막은 것도 배후의 장쩌민 가문 밑천의 숙청에 불과하지만, 마윈 배후의 권력자는 장쩌민 일가 한 곳이 아니기 때문에 마윈은 관리 감독만 받아들이면 넘어갈 수 있다.

알리바바에 대한 처벌에는 벌금 외에 큰 숙청이 없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중공 인민은행 역시 앤트파이낸셜의 5가지 시정 목록을 공포했으며 앤트는 인민은행의 관리 감독을 받아들여야 한다.

시진핑도 앤트파이낸셜을 죽이지 않았는데, 시정의 목적은 바로 중공 20차 당대회 이전에 앤트파이낸셜 지뢰가 터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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