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비일 하며 ‘고시 공부 28년’ 만에 꿈 이룬 55세 ‘새내기 변호사’

이서현
2020년 10월 24일
업데이트: 2020년 10월 24일

“‘늦었을 때라는 건 없다’라고 하지만 사실 인생에서 와닿는 때가 많진 않아요.”

고시 공부 28년 만에 변호사가 된 주인공을 만난 유재석의 말이다.

지난 21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독특한 이력서’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28년 만에 고시생에서 새내기 변호사가 된 권진성 씨가 출연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권씨는 지난 4월 제9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20대 후반부터 고시를 준비해 28년만에 꿈을 이뤘다.

사실 학창시절 꿈은 선생님이었다. 하지만 교대에 갈 성적이 되지 않아 포기했다.

우연히 형이 건네준 법전이 계기가 돼 법대를 진학했고, 그렇게 행시와 사시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처음 행정고시 1차에 합격한 후 2차는 당연히 통과할 줄 알고 결혼을 했다.

그런데 불합격 통보를 받고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아내의 격려에 고시에 계속 도전했고, 그 사이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시험을 보면 1차는 붙으니 포기도 쉽지 않았다.

가장이라 마냥 공부만 할 수도 없어 한때 치킨집을 열고 돈을 꽤 벌기도 했다.

돈이 벌리니 그때부터는 사법시험 1차 문턱도 넘지 못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그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했고, 결국 꿈을 이루기로 했다.

치킨집을 접은 대신, 밤에 아파트 경비 일을 하며 책을 봤다.

로스쿨에 합격하고 나서는 그 일을 계속하며 낮에 강의를 듣고 쉬는 시간에 틈틈이 잠을 보충했다.

전액 장학금을 받았지만, 생활비는 벌어야 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도전한 끝에 나이 55세에 수습 변호사가 됐다. 그렇게 28년의 고시 생활도 드디어 끝이 났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날, 그는 기쁨보다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이 밀려왔다고 한다.

가장 먼저 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합격했어요”가 아닌 “합격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합격자 명단에서 본인의 이름을 확인했지만, 꿈일까 봐 혹은 동명이인일까 봐 무서웠다고.

어머니에게 합격 소식을 전하며 눈물이 나올 줄 알았는데 너무 죄송해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어머니는 그의 합격 소식을 듣고 난 후 2달 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합격을 마지막까지 기다려주신 게 아닌가 싶다”라며 가슴 먹먹해했다.

또 “가족들의 희생이나 행복은 도외시했던 부분이 있고, 그건 평생 짊어져야 할 마음을 빚으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이야기를 듣던 유재석과 조세호는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그와 가족들이 어떤 시간을 보냈을지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하고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첫 출근날 딸이 “아빠, 이제 꽃길만 걸어요”라며 선물한 구두를 신었다고 한다.

방송을 지켜본 많은 이들이 딸과 비슷한 응원을 보냈다.

시청자들은 “변호사님이 합격했는데 막상 기쁜 건 잘 모르겠다는 말이 너무나 가슴 깊은 곳을 찌릅니다” “앞으로 가족과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축하드립니다” “자녀분들도 세상에서 아버지를 제일 존경할 겁니다” 등의 댓글로 그의 꽃길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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