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대만 유사시 집단적 자위권 행사 가능성” 재차 발언

김윤호
2021년 12월 14일
업데이트: 2021년 12월 14일

일본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14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전날 BS 니혼TV ‘심층뉴스’에 출연해 중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력을 강화한 것과 관련, “대만에 유사 사태가 발생한다면,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중요 영향 사태’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2016년 제정된 일본의 ‘안전보장 관련법’에 따르면, 미군이 대만 방위를 위해 반격할 경우 등이 ‘중요 영향 사태’에 해당하며 이 경우 일본 자위대는 미군 후방 지원이 허용된다.

이날 아베 전 총리의 발언은 여기에만 그치지 않았다. 그는 “(대만 유사시) 미국 함정이 공격받는다면 ‘존립 위기 사태’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집단적 자위권은 외국의 불법적 침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차원에서, 인접국 분쟁에 개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가리킨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국으로서 헌법에 교전권과 군대 포기를 명시했다. 대신 자기방어를 위한 군대인 자위대를 창설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2016년 제정된 ‘안전보장 관련법’에서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규정했다.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 전쟁이 발생하면, 일본은 중국의 침공을 사전 예방한다는 명분으로 전쟁에 개입할 수 있다는 해석이 일본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제기된다.

앞서 지난 1일 아베 전 총리는 대만 싱크탱크가 주최한 온라인 강연에서 “대만의 유사는 일본의 유사다. 미일 동맹의 유사이기도 하다”며,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해 전쟁이 일어날 경우 미국과 일본이 개입할 수 있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아베 전 총리는 이어 “시진핑 주석은 결코 오인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의) 군사적 모험은 경제적 자살로 가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 부장조리(장관대행)는 이날 저녁 다루미 히데오 주중 대사를 외교부로 급히 불러 아베 전 총리 발언에 대해 항의했지만, 다루미 대사는 “일본 국내에 이런 견해가 있다는 것은 중국도 이해해야 한다”며 오히려 화춘잉의 항의를 일축했다.

다루미 대사는 이어 “일본 정부에서 떠난 인사의 발언은 정부로서 어떻게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아베 전 총리가 공직을 떠난 자연인임을 강조했다.

공직을 떠났지만 아베 전 총리는 일본 집권 자민당 내부에서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의 이 같은 강도 높은 발언은 중국뿐만 아니라 친중 성향을 보이는 기시다 후미오 신임 총리와 내각에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기시다 총리는 미일 동맹 강화 발언을 이어가고 있지만, 새 외무상에는 친중 인사를 임명해 의구심을 자아낸 바 있다. 표면적으로는 미국과 안정적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물밑으로는 중국과 가까이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아베 전 총리는 중국 정부의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침해에 대해 “중국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는 일본이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며 현 기시다 내각을 향해 시간을 끌지 말고 즉각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국가 정상이나 외무장관이 (개최국에) 가는 것은 올림픽 경기와 관계가 없다”며 “이는 한 국가의 의사 표시이므로 나눠서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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