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전문가, 코로나 후유증 ‘브레인 포그’ 대처 방법 소개

김태영 인턴기자
2022년 08월 19일 오전 10:19 업데이트: 2022년 08월 20일 오전 10:59

2년 넘게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코로나 후유증(롱코비드)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 중 멍한 느낌이 지속되는 증상을 뜻하는 ‘브레인 포그(Brain fog)’에 대한 전문가들의 대처 방법이 소개돼 주목받고 있다.

최근 홍콩중문대학교(CUHK)의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를 겪었던 사람의 약 76%가 롱코비드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롱코비드 증상은 호흡곤란이나 피로감, 미각 및 후각 상실, 브레인 포그 등의 증상을 포함하며 최대 6개월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정신과 의사 막 카이락 박사와 임상심리학자 안드리아 웡 박사는 8월 9일 기자회견에서 일반인들이 ‘브레인 포그’ 증상을 잘 이해하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브레인포그 vs 경도인지장애

브레인 포그는 머리에 안개가 낀 듯한 멍한 느낌이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 피로감, 불안 및 정서 장애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증상은 경도인지장애(MCI) 초기 증상과 유사해 일반인들은 구별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경도인지장애(MCI)는 일반적으로 치매가 되기 바로 전 단계를 말한다. 초기에는 주로 자신만 인지장애를 느끼고 주위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 박사는 브레인 포그에 대해 “코로나바이러스는 성상세포를 감염시켜 뇌 기능에 손상을 줄 수 있다”며 “브레인 포그는 이에 따른 단기적인 인지장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상세포는 정상적인 뇌 기능을 지원하고 손상된 뇌세포를 복구하는 역할을 한다”며 “이러한 성상세포가 코로나에 감염될 경우 뇌의 반응 속도를 늦추고 집중력이나 주의력 감소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막 박사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에 걸린 사람들의 뇌 회백질 양은 대조군인 일반 사람들보다 0.2~2% 이상 더 감소했다”면서 “회백질은 감정과 기억을 처리하는 기능을 담당해 회백질 양의 감소는 브레인 포그 증상을 매우 빠르게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막 카이락 박사는 MCI와 브레인 포그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MCI는 환자에게 장기간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라며 “신경퇴행성에 걸린 환자는 자신을 스스로 돌볼 수 없을 때까지 퇴화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MCI는 브레인 포그와 다르게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지연시킬 수는 있지만 완전한 치료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브레인 포그의 진단 및 대처법

홍콩 심리 및 인지 건강 센터의 임상 심리학자 안드리안 웡 박사는 “브레인 포그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의료진은) 환자에 대한 임상 평가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심리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증상일 경우 환자의 병력 조사 및 정신 건강 평가를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으로는 인지 능력 평가로 초기 인지 장애 징후를 진단할 수 있다”며 “이 단계에서는 기억력, 언어 능력, 집중력 및 실행력 등 다양한 뇌 기능을 검사한다”고 밝혔다.

브레인 포그 증상을 예방하고 대처하는 방법도 있다.

웡 박사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은 집중력과 주의력을 향상할 수 있다”며 “기억력 향상을 위해 뇌를 훈련하거나 정신적인 자극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패밀리케어얼라이언스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5~6마일(8~10km) 걷는 것으로도 인지 능력을 유지하거나 MCI 증상을 늦추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스트레칭이나 태극권(太極拳)과 같은 신체 단련이나 과일, 채소, 견과류, 통곡물 등 건강식을 먹는 것도 사고력과 기억력을 향상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수면은 ‘뇌와 신체가 몸을 해독하고 회복할 수 있는 시간’으로 뇌 건강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강조됐다.

이 밖에 인지행동치료(CBT)도 브레인 포그를 극복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BT는 부정적인 생각이나 행동을 더 건강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심리 치료법이다. 앞서 웡 박사가 지적한 심리적인 문제로 인한 단기적인 뇌 기능 저하 증상일 경우에는 CBT를 통해서도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뇌에 좋은 영양제 섭취

알츠하이머협회저널에 따르면 일부 브레인 포그 환자들은 공통적으로 식욕상실로 인한 영양실조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협회는 뇌 기능 저하 및 뇌 수축을 예방하고 개선하기 위한 두뇌에 좋은 영양제를 복용할 것을 제안했다. 두뇌에 좋은 영양제로는 DHA와 EPA, 유리딘, 비타민B, C, E 및 셀레늄과 같은 영양소가 고함량으로 포함된 것을 권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