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통신, 美 하원 외교위 ‘코로나 보고서’에 뒤늦은 반박 기사…왜?

남창희
2020년 9월 3일
업데이트: 2020년 9월 4일

중국 관영매체는 최근 한동안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를 다룬 기사를 회피해왔지만, 지난달 28일 신화통신은 웹사이트에 ‘마이크 매콜이 보고한 코로나 19에 대한 정치적 거짓말과 사건의 진상’(麥考爾報告政治化新冠疫情的謊言與事實真相)이라는 기사를 냈다.

마이클 매콜은 미 연방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로, 일반적인 중국인들에게는 생소한 인물이다. 신화통신도 이를 의식했는지, 매콜에 대해 소개하며 “최근 그가 신종코로나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운을 뗐다.

사실 이 보고서는 지난 6월 발표됐다가 7월 업데이트됐다. 한 달여 지난 시점에서 신화통신이 이 보고서에 대한 반박 기사를 낸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미 공화당 의원들이 코로나 19 확산 책임을 중국 공산당에 묻겠다고 하는 상황에서 관영매체가 중문판까지 출판된 이 보고서를 그저 모른 척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하려면, 상대방의 주장을 언급해야 하고 새로운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신화통신은 이 과정에서 오히려 새로운 ‘단서’를 흘릴 가능성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신화통신 “첫 사례 보고 일자는 12월 27일”

신화통신 기사에서 첫 번째로 반박한 매콜 보고서의 내용은 “중국 당국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초기에 전염병 정보를 숨기고 사실을 은폐했다”이다.

중국이 SARS에서 교훈을 얻었으며 정보도 은폐하지 않았다는 게 신화통신의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지난 2019년 12월 27일 후베이성 중앙병원으로부터 ‘정체불명의 폐렴 증세’ 첫 사례가 우한 질병통제센터에 보고됐다”고 했다.

그러나 세계적 권위의 의학 학술지 ‘란셋’(The Lancet) 논문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입수한 중국 내부문서에 따르면 ‘정체불명 폐렴’ 첫 발병 사례는 2019년 11월 17일~12월 1일 사이다.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논문도 12월 중순에 사람 간 감염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중국 공산당 기관 통신사인 신화통신의 반박은 오히려 중국 당국이 여전히 국제사회와 다른 주장을 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중공 국방부 홈페이지에 전재된 신화통신 기사 ‘마이크 매콜이 보고한 코로나 19에 대한 정치적 거짓말과 사건의 진상’(麥考爾報告政治化新冠疫情的謊言與事實真相) | 화면 캡처

신화통신 “1월 10일부터 외래·입원환자 검진”

신화통신이 반박한 매콜 보고서의 두 번째 내용은 “대외적으로 사람 간 전염의 위험성을 축소 보고했다”이다.

이 부분에서 신화통신은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1월 10일 초기 단계의 검사키트가 나왔으며, 우한시 발열 진료소의 외래 환자와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실행했다”고 반박했다.

외래 환자 등을 대상으로 검사한 것이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응이라는 것이다.

신화통신은 또한 “1월 14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가 전국 관련 부서와 화상회의를 열고 전국적인 전염병 예방통제 업무를 재배치했다”고 했다. 이는 당시 우한의 사태가 중국 전역에서 대비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사람 간 전염 상황이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실제로 1월 10일에는 국가 위건위가 “사람 간 전염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고, 14일에는 우한시 위건위가 “밀접 접촉자 중 감염 관련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거짓말은 앞뒤가 맞지 않기 마련이다. 신화통신은 초기에 ‘사람 간 전염’을 은폐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려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을 밝히는 바람에 당시 당국의 발표를 스스로 뒤엎고 말았다.

신화통신 혹은 국가 위건위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한 셈이다.

신화통신 “증상 경미자는 확진자 통계 제외”

신화통신이 반박한 매콜 보고서의 세 번째 내용은 “무증상 감염자는 확진자로 간주하지 않는, 확진자 통계 수치 조작”이다.

신화통신도 이 대목에서는 신중했다. “무증상 감염자는 확진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들어갔다. 통계 수치와 관련해서는 긁어 부스럼임을 잘 아는 눈치였다.

다만, 신화통신은 “무증상 감염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 검사할 때는 잠복기여서 증상이 없다가 나중에 나타난 경우의 두 가지가 있다. 이 경우 확진 판정을 내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완곡한 주장을 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증상이 경미하다’고 표현하며 확진자로 분류한다. ‘경미한 증상’과 ‘차후 증상 발현’을 무증상 감염자로 분류해 확진자 통계에서 제외하는 국가는 중국뿐이다.

이 밖에도 신화통신은 매콜 보고서의 “WHO가 공개한 정보는 투명성이 떨어지고, 중국 측을 변호하는 데 주력해 전 세계적인 대책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데이터를 뒤섞어 정보를 은폐한다. 중국이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했다면 코로나 19 팬데믹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소개하며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특히 후자에 대해 신화통신은 “전염병은 천재지변이지 인재(人災)가 아니다. 중국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피해자이며 가해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지금까지 중국을 “가해자”라고 표현한 국가지도자나 정부는 없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고, 다른 국가들 역시 의혹을 제기하거나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신화통신 “전염병은 천재지변, 인재 아니다” 궤변

신화통신의 “우리는 가해자가 아니다”라는 표현은 도둑이 제 발 저린 모양새가 역력하다.

또한 신화통신은 “(우한이 봉쇄된) 1월 24일부터 4월 8일까지 어떠한 항공편도 기차도 우한을 떠나 중국의 다른 도시나 해외로 나가지 않았다”며 책임론을 반박했다.

그러나 1월 초부터 봉쇄 전까지 상황에 대해서는 감히 언급조차 하지 못했다.

기억을 되살려 본다면, 지난 1월 13일 태국에서 코로나19 첫 감염자가 나왔고 17일에 두 번째 감염자가 발생했다.

1월 20일 한국에서는 우한에서 온 중국 여성이 첫 감염자로 확인됐고, 1월 21일에는 미국에서 첫 감염자가 발견됐다.

뉴욕 타임스는 미국과 중국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지난 1월 최소 43만 명이 중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31일 중국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고, 중국 공산당은 이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트럼프와의 전화 통화에서 “통제와 방역이 가능하다, 이겨낼 수 있다”고 여러 차례 말했고 이후 트럼프는 다시는 시진핑과 전화 통화하지 않았다.

관영 신화통신은 미 하원 외교위원회 마이클 매콜 보고서를 일축하려 했지만, 오히려 새로운 사실만 유출했다. ‘가해자’라는 단어는 곧 국제적인 유행어가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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