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 중국 우한시 주민들, 도시 봉쇄에 생필품 사재기

이사벨 반 브루겐
2020년 1월 25일 업데이트: 2020년 1월 25일

최소한 18명의 목숨을 앗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의 진원지로 여겨지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가 봉쇄된 가운데, 도시에 갇힌 시민들이 생필품 사재기에 나섰다.

23일, 우한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본부는 이날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인구 1100만의 대도시 우한을 사실상 봉쇄 조치했다. 중국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는 불안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식량난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우한시 정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우한을 떠나는 모든 항공편, 기차, 지하철, 장거리 버스, 여객선 운항을 중단하고, 차량의 도로 운행을 제한했다. 현재까지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성 폐렴 확진환자는 800여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으로 중국 후베이 성 우한시가 폐쇄된 후 한커우 철도역 입구에서 마스크를 쓴 중국 준군사관원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2020. 1. 23. | China Daily via Reuters=연합뉴스

23일 오전까지 중국 웨이보에서 ‘우한 봉쇄’라는 검색어가 최소 5억1000만 회 이상 조회되었고 토론 게시물이 약 21만4000여 건 올라왔다.

싱가포르 언론 뉴스아시아(CNA)는 우한 시민들이 생활필수품이 부족한 상황에서 “세상의 종말”처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 마트에는 식료품 판매대의 육류, 라면, 야채 코너는 텅텅 비었고, 한 웨이보에는 계산대 앞에 늘어선 긴 줄과 함께 “모두가 사재기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 게재됐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우한의 슈퍼마켓 매장으로 추정되는 텅 빈 진열대 사진과 함께 “설이지만 이곳 우한 지역의 슈퍼마켓 과일과 야채가 품절”이라고 썼다.

식료품 가격 폭등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웨이보 게시물도 늘어났다. 한 웨이보 이용자는 “우한 봉쇄를 반대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주민들이 먹고살 수 있게는 해줘야 한다”고 했다.

또한 웨이보에는 사람들이 주유소에 길게 줄을 서 있는 가운데, 누군가 “차를 주유하려면 1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불평을 늘어놓는 영상도 업로드됐다.

이번 도시 봉쇄 조치는 중국에서 수억 명이 해외로 이동하는 설 연휴 직전 심야시간에 기습적으로 단행됐다. 우한 폐렴이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지난 21일에는 미국에서 우한 폐렴 감염자가 확인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번 감염사례는 중국을 제외한 국가로는 다섯 번째, 아시아 외 지역에서는 첫 번째 사례였다.

중국 국가보건위원회는 현지에 파견한 전문가 집단을 인용해 우한 폐렴의 ‘사람 간 전염’을 지난 20일 공식 인정했으며, 바이러스가 중국 내 20여 개 도시에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으로 도시가 폐쇄된 후 사람들이 폐쇄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 한커우 철도역을 지나가고 있다. 2020. 1. 23. | Reuters=연합뉴스

리빈 국가보건위원회 부국장은 22일 기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주로 호흡기를 통해 퍼지고 있다며 중국은 이 질병의 확산을 막고 통제하기 위해 시급히 노력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영국 가디언은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으며 추가 확산될 위험이 있다”는 리 부국장의 발언을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2일 긴급회의를 열어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으나 더 많은 정보수집을 이유로 이를 연기했으며, 23일에는 아직 국제적 비상사태로 선포할 상황은 아니라고 발표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자국민에게 중국 여행에 대한 예방수준을 기존 1단계에서 최고등급인 3단계로 올려 ‘강화 예방조치’를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우한 폐렴의 병원체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2019-nCoV’로 명명됐으며 일반 감기에서 사스에 이르는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가장 대표적 증상은 고열이며, 호흡곤란, 인후염, 기침 등 증세도 수반한다.

WHO에 따르면 감염이 심각할 경우 폐렴, 심각한 급성 호흡기 증후군, 신장 기능 저하, 심지어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으며, 잠복기가 7일이므로 증상이 즉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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