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중국대사 친강은 더 사나운 ‘늑대전사’…미중 갈등 심화 예고

2021년 7월 31일
업데이트: 2021년 8월 2일

신임 주미 중국대사 친강(秦剛)이 지난 28일 미·중 관계를 ‘올바른 발전 궤도로 되돌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이는 미국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그의 공격적인 스타일로 볼 때 추이톈카이(崔天凱) 전임 대사보다 더 강경한 ‘늑대전사(戰狼)’ 자세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은 지난 28일 보도에서 친강은 전 외교부 대변인으로서 독설을 퍼붓기 일쑤였으며, 중국의 오만무도한 외교의 원조 격인 사람이라고 전했다. 지금의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 등은 친강의 뒤를 따를 뿐이다.

친강은 중국공산당 외교 시스템에서 30여 년간 몸담았고, 외교부 대변인을 두 차례 지냈고, 영국에 세 차례 파견됐다.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시진핑의 해외 순방에 여러 차례 동행했다. 이로 볼 때 시진핑의 신임을 얻은 것이 분명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서방에 날카롭게 맞서는 친강을 주미 대사로 파견한 것은 베이징이 워싱턴과의 장기적 긴장 관계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친강은 미국과 중국의 모순된 요구를 충족해야 한다

주미 중국대사로서 친강은 모순된 두 가지 요구를 충족해야 한다. 하나는 민족주의에 선동당한 국내 민중을 만족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갈수록 적대적인 미국을 ‘달래는’ 것이다.

‘중국의 민군(China’s Civilian Army)’의 저자 피터 마틴(Peter Martin)은 친강이 수행할 최우선 과제가 두 가지라고 했다.

“하나는 (중국공산당의) 실력과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과의 민감한 관계를 처리하는 것이다. 누가 이 자리를 맡든 이 극과 극 사이에서 중간의 길을 걸어야 하는데, 이 점이 굉장히 중요하다.”

미·중 관계는 40여 년 만에 가장 우려스러운 국면을 맞고 있다. 양국은 현재 기술재산권, 군사 경쟁, 인권 제재 등에서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26일 톈진 회담에서 중국 측은 양국 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달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76%가 중국에 혐오감을 느낀다고 답해 지난해보다 3%포인트 증가했다.

친강, 신랄한 언어와 전랑 태도로 유명

친강은 대사 경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미국에서 근무한 적도 없다. 하지만 외교부 대변인을 두 번 맡으면서 외국 언론과 외국 외교관에 공격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유명하다. 2014년 친강이 두 번째로 맡았던 대변인을 사임했을 때 중국 언론은 그를 “외신기자에 반격하기를 좋아하는 대변인”이라고 치켜세웠다.

친강에게는 유명한 ‘속옷 이론’이 있다. 외신기자가 미·일이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비 지출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고 하자 친강은 “이는 마치 누군가가 당신의 옷, 심지어 속옷까지 헤집어 보려는 것과 같다”고 대답했다.

1990년대부터 비즈니스위크와 블룸버그에 몸담으면서 중국에서 20여 년간 근무한 베테랑 언론인 덱스터 로버츠(Dexter Roberts)는 “친강이란 인물을 통해 (우리는) 초기에 때로는 친밀하고 원만했던, 중국 외교부와 중국 주재 외신기자들의 관계가 (지금은)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나는 그(친강)가 비우호적으로, 심지어 적대적으로 바뀌는 전환점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했다.

UPI통신 베이징 주재 기자로 9년간 일해온 에드 랜프란코(Ed Lanfranco)는 “그는 (외국) 기자단을 완전히 무시했고 그런 사실을 숨기지도 않았다”고 했다.

2014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미국이 다음 세기에도 세계 선두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자 친강은 기자회견에서 “세계 맏형 노릇을 하는 기분이 괜찮은 모양이다. 국제관계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점쟁이 문어 파울(Paul the Octopus)’이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는 또 “자신에게 적용하는 기준 따로 다른 사람에게 적용하는 기준 따로여서는 안 된다. 자신에게는 너그러우면서 남에게 엄격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맏형 노릇을 하겠는가”라며 미국을 조롱했다.

2005~2010년 사이 친강이 처음으로 대변인을 맡았을 때의 경력도 ‘괄목’할 만하다. 2008년 중국공산당이 티베트의 불교 성직자와 티베트인들의 시위활동을 폭력으로 진압했을 때 친강은 국제 언론의 보도를 강력하게 반박했다. 그해 친강은 외신을 대상으로 베이징 올림픽의 보도 가이드라인을 ‘지도’해 중국공산당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중국 문제를 20여 년간 연구해 온 미국 전 외교관 제임스 그린은 친강의 경험은 정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외교 규칙에 관한 것, 이를테면 시진핑 등의 고위급의 국빈방문을 기획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그가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와 접촉하고 시진핑의 신임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외신기자들은 친강이 미국에서 전랑 스타일을 보여줄 것으로 보고 있다. 친강의 뉴스브리핑에 자주 참석하는 한 서양 기자는 “친강은 중국(공산당)의 입장을 강경하게 대변하고, 외국의 비판은 어떤 것도 절대적으로 거부하는 전형”이라고 했다. 이 기자는 현재 중국에서 근무하고 있어 익명을 요구했다.

“친강이 ‘역(逆)제재’ 수위를 높게 조율해 EU 화나게 했다”

NPR은 친강이 유럽 담당 부부장으로 일하면서 막후에서 서방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고 전했다. 영국과 미국, 유럽연합(EU)이 신장(新疆)의 인권을 침해한 중국공산당 관리 4명을 제재할 당시 그는 중국공산당의 ‘역(逆)제재’ 수위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베이징은 친강의 제안에 따라 서방이 중국에 가한 제재보다 강한 ‘역제재’ 조치를 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결국 베이징은 영국의 기관 4곳과 개인 9명, 그리고 EU의 의원 5명, EU 회원국 하원의원 3명 등 유럽 측 인사 10명과 단체 4곳을 제재했다. 이는 EU의 강력한 대응으로 이어져 중국-유럽 간 무역협정이 무산됐다.

NPR은 친강은 당시 오바마를 비꼬았던 듯이 바이든에게도 예의를 차리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가 세계 최고의 경제력과 군사력 지위를 중국에 내주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라고 했다.

NPR은 보도 말미에 “이빨이 날카롭고 극적인 효과를 노리는 중국 대사가 양국 관계를 ‘풍요롭고 다채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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