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개는 안 돼요”라는 말 들을 때마다 먼저 몸 돌려 나갈 준비하는 안내견

이서현
2020년 10월 26일
업데이트: 2020년 10월 26일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주는 안내견은 어디든 갈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돼 있다.

실상은 식당이나 대중교통 그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지난 24일 방송된 JTBC 뉴스에서는 시각장애인 한혜경 씨와 안내견의 하루를 담았다.

10월의 어느 날, 대학생인 한씨는 안내견의 도움을 받아 학교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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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계속 안내견에게 “문 찾아줘” “인도 찾아” “계단 찾아” “엘리베이터 찾아”라고 부탁했다.

안내견은 그때마다 척척 임무를 수행했다.

그뿐만 아니라 오토바이가 보이면 멈춰 섰고, 큰 차가 다가오면 길가로 바짝 붙어서며 한씨를 보호했다.

무사히 학교에 도착한 한씨가 시험을 치는 동안, 안내견도 잠시 휴식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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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씨는 “진짜 저한테는 없어선 안 되는 존재”라며 “이 친구가 있어야만 지금 잘 걷고 있다는 것도 알 수가 있고, 다치지 않을 거라는 확신도 있다”고 말했다.

지팡이를 들고 다니던 그는 5년 전부터 안내견과 함께 다니고 있다.

하지만, 그때부터 식당 출입을 거절당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

시험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가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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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서는 가게마다 “아니 그런데, 이거를 데리고 오면 안 되죠” “출입이 안 되세요” “강아지는 안 돼요”라는 말을 들었다.

하도 거절을 당해서인지 안내견은 “안 돼요”라는 말을 알아듣고서 한씨보다 먼저 몸을 돌려 나갈 준비를 했다.

보다 못한 취재진이 식당 측에 “안내견을 거부하면 3백만원의 과태료를 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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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알고 있는데 여기는 음식점이다. 차 가져왔으면 (안내견은) 차에 있게 해라” “다른 손님들이 불편해한다” 등의 대답이 돌아왔다.

한씨는 파스타를 먹고 싶었지만 일찌감치 포기했다.

7번의 거절을 당한 뒤, 어디든 받아주는 고마운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한씨는 “그래도 오늘은 소리 지르는 사람은 없었으니, 이 정도면 재수가 좋은 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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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배를 한번 탔다가 윽박지르는 사람들 때문에 차들이 주차된 곳으로 안내견과 쫓겨난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매연도 나오고 날은 습하고 덥고 차들 사이에 강아지랑 서 있는데 아, 내가 위치한 사회적 위치가 딱 이쯤인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택시를 타려고 하면 오히려 택시기사가 경찰서나 시청에 “지금 장애인이 안내견하고 같이 타려고 한다”라며 항의 전화를 하기도 한단다.

이런 경우 현장에 경찰이 출동해서 아무리 택시기사나 식당 측을 설득해도 요지부동이었다.

작은 강아지가 놀자고 관심을 보여도 외면하며 충실히 임수를 수행하는 안내견 | JTBC 뉴스

한씨는 장애를 안고 사는 것은 누구라도 겪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우리 사회가 좀 더 수용적으로 변하길 바랐다.

그는 “저도 실명을 경험하기 전에는 제가 아예 안 보일 줄 몰랐다”라며 “누군가 어느 날 갑자기 실명을 하게 됐을 때 안내견이라는 친구가 비상구가 되어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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