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연임할까? 美 싱크탱크, 4대 시나리오 예측

차이나뉴스팀
2021년 4월 27일
업데이트: 2021년 4월 28일

중공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권위주의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고, 서방 사회는 그 원인이 시진핑에게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탈냉전 시대 이후 미국의 가장 큰 전략적 오산은 시진핑을 오판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제20차 당 대회까지 2년이 채 남지 않아 시진핑의 3연임 여부가 서방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21일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30쪽 분량의 ‘시진핑 이후: 포스트-시진핑 시대 후계자 계승을 위한 시나리오’(After Xi: Future Scenarios for Leadership Succession in Post-Xi Jinping Era)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2022년 이후 시진핑의 거취와 관련해 권력 이양, 연임, 정치적 라이벌의 도전이나 쿠데타, 돌연사 또는 행동력 상실 등 다양한 가능성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시진핑의 진짜 골칫거리는 평화롭고 예측 가능한 권력 이양 방식으로 도전받는 데 있다고 했다.

또한 보고서는 시진핑이 자신의 권위를 확고히 다지느라 지난 40년간 정기적으로 평화롭게 권력을 이양해 온 관행을 손상했다고 평가했다.

결국 권력 이양이 불안해지면서 중공 관리들은 공개적으로 후계를 논의하는 것을 꺼리지만, 새롭게 불거진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과 결과가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후계자 지정 관행 깨트린 시진핑

중공 내부에서는 권력 다툼이 끊이지 않았으며, 최고 지도자 계승은 1949년 중공이 정권을 수립한 이래 이어진 핵심 원칙이었다.

가오강(高崗)∙린뱌오(林彪)∙화궈펑(華國鋒)∙후야오방(胡耀邦)∙자오쯔양(趙紫陽)은 차기 지도자로 낙점되거나 한때 권력을 승계했다가 곧 내주는 비운을 겪었다.

그들을 밀어내거나 이용해 최고위에 오른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권력에 손질을 가했다.

덩샤오핑(鄧小平)은 1982년 헌법을 통해 국가지도자 직책 임기제를 실시해 마오쩌둥 종신 독재의 폐단을 끊으려 했다.

반면 장쩌민(江澤民)은 차오스(喬石), 리루이환(李瑞環)의 연임을 막기 위해 1997년에 정치국 상무위원 연령을 70세로 낮추었고, 2002년에는 다시 68세 미만으로 제한했다.

이후 중앙위원회 위원은 63세 미만으로, 정치국 위원은 68세 미만으로 정했다. 이러한 연령 제한 제도는 이른바 ‘관행’이 됐다. 누구든 63세 이상이면 성(省)급 당서기나 성장, 국무부 고위 관료가 될 수 없게 했다.

2018년 초까지만 해도 이 관행은 지켜졌으며, 중공의 학자와 관리들은 1982년 헌법의 권력 제한을 강조했다. 일부 학자는 “최대 2번의 5년 임기가 확립되면서 중국(중공) 지도 체제의 주요 특징이 됐다”고 했다.

시진핑 취임 이후 이런 공감대가 깨졌다. 우선 2017년 후춘화(胡春華)와 쑨정차이(孫政才), 두 명의 차기 권력 후보가 모두 탈락했다. 이어 2018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 임기 제한이 폐지됐다.

이와 동시에 시진핑은 이데올로기 운동을 벌이며 언론을 엄격히 통제하고 반대 의견의 공간을 압박하고 있다.

시진핑은 또한 국무원의 권력도 크게 약화시켜 후진타오-원자바오 등 총서기와 총리가 한 팀이었던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게 됐다.

당과 정부 사이의 분업이 사라지고 정부가 당 안으로 들어갔다.

한때 시진핑와 파트너 관계였던 리커창(李克強) 총리는 현재 정책 수립에 있어 거의 강등되다시피 됐다.

시진핑은 권력을 공고히하기 위해 자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2016년 중공 중앙위원회 ‘핵심’을 자처한 데 이어 2019년 초에는 ‘두 가지 유지 사항’을 발표하면서 모든 당원이 시진핑의 핵심적 지위와 당 중앙의 지도력을 ‘유지’하도록 요구했다.

시진핑의 권력은 공고해졌지만, 후임자를 지명하지 않아 그는 현재 중국(중공)과 그 미래를 거대한 미지의 영역으로 이끌고 있다.

보고서는 시진핑의 2022년 연임에 관한 다양한 가능성을 분석했다.

시나리오 1, 2번: 시진핑이 2022년 권력을 이양한다(1), 연임한다(2)

이 경우 시진핑은 내년 가을 중공 20차 당대회에서 현 정치국 상무위원 중 한 명에게 3개 최고 직함 중 최소 2개, 즉 ‘중공 총서기’와 ‘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를 넘겨 진정한 권력 이양이라고 믿게 할 가능성이 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시진핑은 두 번의 임기 동안 권력 집중을 통해 리더십을 강화했고, 현재 많은 변화가 이뤄졌으니 이제 안심하고 권력을 내줘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시진핑이 물러날 수밖에 없는 더 직접적인 이유인데, 바로 자신의 안전이다. 권력 승계 규칙은 권력의 향방을 예측 가능하게 해 쿠데타 가능성 차단한다. 이는 결국 지도자 자신에게도 안전 보장이 된다.

시진핑은 전면적인 권력 집중이 중공 내부의 반발을 살 수 있음을 의식해 조기 퇴직을 택할 수도 있다.

독재자의 41%가 퇴임 후 1년 내에 유배∙감금∙사망을 경험한 반면 민주국가 지도자는 7%에 불과하다는 학자의 연구 결과도 있다.

고르바초프의 경우, 한 러시아 신문은 2021년 3월 이 구소련 지도자의 90번째 생일을 맞아 “그는 러시아 10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자진 퇴진한 지도자로, 아직 살아있고 또 무척이나 자유롭다”고 비꼬았다.

만약 시진핑이 은퇴를 생각한다면 그에겐 그의 안전을 보장해줄 후임자가 필요하다. 부패 척결 운동으로 수백 명의 적을 남긴 시진핑은 누구를 후계자로 선택하든 공개적으로 그에게 충성해야 한다.

주의해야 할 것은 시진핑이 후임자를 지명하고 3대 직위(국가 주석, 당 총서기, 군사위 주석)를 모두 내준다고 해도 그의 막후 지휘는 계속될 것이란 점이다.

시나리오 2번은 바로 시진핑이 2022년 권력을 이양하지 않고 연임하는 것이다.

시나리오 3번: 시진핑이 도전을 받거나 쿠데타를 당한다

시진핑의 음모를 좌절시키는 것도 완전히 불가능한 공상은 아니다.

시진핑은 2016년 발표한 내부 담화에서 ‘당 파괴와 분열’을 위한 ‘정치 음모 활동’을 언급했다. 같은 해 중공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류스위(劉士余) 위원장은 쑨정차이와 저우융캉(周永康) 등 낙마한 관리들이 “당의 영도권과 국가 정권 찬탈을 꾸몄다”고 고발했다.

물론 정치적 음모와 쿠데타를 우려하는 것은 대다수 권위주의 지도자들의 정상적인 모습이다. 연구에 따르면 절대다수의 독재자는 일반 국민이 아닌 고위층 내부 투쟁으로 권력을 빼앗긴다.

시진핑이 권력 있는 지도자라 하더라도 각종 집단의 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시진핑과 당내 고위층, 파벌 간 거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급격한 경기 침체나 국제 위기에 거듭해서 잘못 대처하면 시진핑 진영은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현직 지도자를 겨냥한 쿠데타, 특히 레닌주의 일당제 국가에서 성공적으로 쿠데타를 조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현직 지도자와 안보 기관을 자극하지 않고 군사∙안보 분야 핵심 구성원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예일대 정치학자 댄 매팅리는 1만여 건의 중공군 임명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시진핑이 중공군의 인사 동향을 감시하고 있으며 그들의 민족과 계층, 이데올로기 배경을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국내 안보 부문에 대한 시진핑의 통제력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따라서 당과 군부의 고위 구성원들은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어도 기본적인 행동 능력이 부족해 시진핑의 무소불위의 안보 기관 앞에서 행동하고 소통할 수 없다.

정치국이나 중앙위원회 본회의에서 시진핑에게 도전하는 것은 자발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여기엔 많은 관료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누군가 이의를 제기해도 시진핑을 무너뜨리는 노력에 동참하겠다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

시나리오 4번: 시진핑이 급사하거나 행동 능력을 상실한다

대다수 국가는 최고 지도자가 어떤 심각한 질병이나 불치병에 걸리면 이를 국가 기밀로 취급한다.

시진핑은 올해 67세로, 줄곧 흡연을 하는 데다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과체중 문제도 있다. 관영 매체에 따르면 그는 “일의 고단함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다”고 한다.

시진핑의 건강 관련 정보는 거의 노출되지 않는다. 중공은 시진핑의 건강 상태에 관한 보도를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건강 상태를 논외로 하고 시진핑이 급사한다고 가정해 보자.

일단 공산당 규약에 따르면 총서기는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기존 구성원 중에서 선출된다. 즉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총서기를 뽑는다.

또한 중공 헌법은 당의 중앙군사위원회 구성원은 중앙위원회가 결정하고 국가주석과 부주석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선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절차에 따른다면 시진핑이 사망할 경우 당 중앙위원회가 소집돼 남은 정치국 상무위원 중 누가 총서기와 중앙군사위 주석을 맡을지를 결정하게 된다.

전국인민대표대회가 국가주석 직위를 공식 확정하기 위해 중국 헌법 규정에 따라 회의를 소집해야 하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그러나 실제로 새 지도자의 선택은 비공식 협의와 거래를 통해 결정되고 중앙위원회가 이를 승인한다.

하지만 권력이 공백인 상황에서 정치국 내부는 내분에 휩싸일 수 있고, 시진핑의 동맹들이 여러 파벌로 쪼개져 다른 후계자를 지지할 수도 있다.

시진핑에게 응징당했거나 소외됐던 사람들 역시 재집권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포착해 통제권을 다투게 될 수도 있다.

이 과정은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 좀더 현실적인 예측 방법은 ‘계승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거나 혹은 지도층이 분열하고 있다고 보여지는 징후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 징후들은 다음과 같다.

  1. 총리나 국가 부주석이 정례적으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
  2. 국가 TV, 라디오 및 주요 전국 신문의 방송이나 출판 시간대가 바뀐다.
  3. 인터넷이 갑자기 끊기고 SNS가 차단된다. (위챗의 보급으로 ‘기술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권력 투쟁이 벌어졌을 때 반대파의 중요한 통로가 될 수도 있다)
  4. 중국의 주요 공항과 기차역의 항공편과 철도시간표가 이유 없이 중단된다.
  5. 중앙정부 각 기관이나 관영 매체, 인터넷 등에 올라오는, 서로 경쟁하거나 반대되는 표현이 삭제되지 않는다.

시진핑이 건강 문제로 행동 능력을 상실(뇌졸중∙심장병 등)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지도자의 죽음과 달리 업무 능력 상실은 체제를 끝을 알 수 없는 정치적 불확실기로 몰아가게 되고, 이 과정에서 시진핑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은 모두 시진핑의 회복과 죽음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할 것이다.

스탈린이 1953년 3월 1일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소련 고위 관리들은 가능한 포스트-스탈린 시대를 모의했다.

스탈린의 병세가 악화됐을 때 비밀경찰의 우두머리였던 베리야는 스탈린에게 욕설을 퍼붓다가 회복 기미가 보이자 무릎을 꿇고 스탈린의 손을 잡아 입 맞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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