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생물기술 오남용’ 인정 발언, 무슨 의미 담겼나

팡톈량
2020년 2월 24일
업데이트: 2020년 2월 25일

뉴스분석

궈원구이 “코로나19  사태 둘러싼 공산당 계파간 투쟁 치열”
“바이러스 유출, 반대파가 일으킨 일…당초 타겟은 홍콩인”

지난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고위층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처음으로 ‘생물안전’을 언급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은 중앙 개혁전명심화의원회 제12차 회의 연설에서 ‘생물안전’을 5번 언급하며 강조했다.

“생물안전을 국가안전시스템에 포함시키고, 국가 생물안전 위험예방와 관리시스템 구축을 체계적으로 계획해 국가 생물안전 관리능력을 전반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생물안전법 제정을 조속히 추진해 생물안전 관계법령과 제도 정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신화통신은 이날 시진핑 총서기의 생물안전법 긴급 추진 발표를 전하면서 “이전 시기에 발생한 생물기술 오남용 등의 행위와 사건에 적합한 처벌규정이 미흡했다”며 “이번 (법안)초안은 책임과 처벌을 명확히 해 법적 공백을 메웠다”고 했다.

지난 10일 베이징의 한 병원을 방문해 체온을 재는 시진핑 주석 | AP=연합뉴스

보도에서는 ‘이전 시기에 발생한 생물기술 오남용 등의 행위’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는 밝히지 않았으나, 최소한 이런 행위가 존재했음을 시사했다.

이날 공개된 ‘생물안전법’ 초안에서 또 다른 ‘힌트’가 주어졌다. 초안에서는 “법안은 국가의 생물안전을 수호하며 주로 생물자원을 보호하고, 생물기술의 발전을 촉진하며, 생물과 생물기술을 이용한 국가안보 침해를 차단한다”고 했다.

중국 내부에서 발생하는 ‘생물기술을 이용한 국가안보 침해’를 경계한 것이다. 생물안전법은 해외가 아닌 중국 내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 예방하고 처벌하기 위함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의미심장한 목소리를 내는 인물이 있다. 미국으로 도피해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폭로하고 있는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53)다.

궈원구이는 지난 6일(현지시간)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스티브 배넌(67)이 진행하는 유튜브 생방송에 출연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위적으로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미국으로 도피해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폭로하고 있는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53) | 유튜브 화면 캡처

그는  “홍콩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정치적 반대 세력을 죽이기 위해 중국 공산당 내 소수 고위층이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또한 ‘소수’라는 단어로 공산당 전체가 아닌 일부의 결정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당초 통제가능한 바이러스 공격으로 우한시민과 홍콩시민을 정밀 타격하려 했으나, 작전과정에서 계획이 변경됐거나 실수로 통제가 안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궈원구이는 “바이러스가 인공적으로 만들어졌음을 중국 공산당이 인정했다”고도 했다. 중국 군사전문 포털에 “우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내용이 실렸는데, 당국에서 이 기사를 삭제하지 않고 놔둔 게 그 근거다.

해당 기사는 인민해방군 서부육군 관련사이트인 시루왕(西陸網·xilu.com)에 1월 26일 게재된 ‘우한 바이러스, 4개 중요 단백질 교체…중국인 정조준 공격 가능’(武漢病毒4個關鍵蛋白被替換,可精準攻擊華人)이라는 기사로 시루왕은 공산당의 언론 채널 중 하나로 알려졌다.

궈원구이 발언이 퍼진 이후 해당 기사는 삭제됐지만 구글에서 여전히 과거 기사의 흔적을 검색할 수 있다(구글 검색결과).

중국 군사전문 포털 시루왕에 1월 26일 게재된 ‘우한 바이러스, 4개 중요 단백질 교체…중국인 정조준 공격 가능’(武汉病毒4个关键蛋白被替换,可精准攻击华人) 기사 | 시루왕 화면 캡처

이 기사에서는 중국과학원 상하이 파스퇴르 연구소와 군사의학연구소에서 ‘중국과학: 생명과학’ 영문판에 게재한 논문을 인용하며 바이러스가 미국의 군사연구소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중국인 공격용 무기라고 했다. 미국에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어쨌든 바이러스가 인공적으로 제조됐음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라는 게 궈원구이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바이러스를 유출한 ‘소수’ 고위층은 누구일까.

중국 고위층 내부 정보를 주로 분석해 온 옌밍스핑(燕銘時評)은 지난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바이러스 유출은 일종의 ‘생화학 쿠데타’”라며 그 배후인물로 장몐헝(江綿恒·68) 전 중국과학원 부원장과 쩡칭훙(曾慶紅·81) 전 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목했다.

장몐헝은 장쩌민(江澤民·94) 전 중국 주석의 장남이다. 쩡칭훙은 고령으로 거동이 힘든 장쩌민 대신 계파를 이끄는 2인자다. 이들이 바이러스를 유출한 목적은 치명적 전염병 사태를 일으켜 시진핑에게 넘어간 권력을 빼앗고, 홍콩에서 시민들이 집회하거나 시위를 벌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게 옌밍스핑의 분석이다.

장몐헝은 1999년 아버지의 후광으로 중국과학원 부원장에 취임해 12년간 중국과학계를 주무르다 지난 2011년 퇴임했다.

옌밍스핑은 앞서 지난 2일 중국과학원 상하이생명과학연구소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장몐헝은 중국과학원-상하이생명과학원-상하이대-상하이병원-군병원을 엮는 생명과학계 ‘상하이방’을 구축해, 바이오분야 대형 연구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거액의 이권사슬을 형성했다”고 전했다. 이어 수훙빙(舒紅兵·53) 중국과학원 원사가 측근이라고도 했다.

[좌]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왕옌이(王延·39) 소장 [우]수훙빙(舒紅兵·53) 중국과학원 원사 | 중국 뉴스화면 캡처
수훙빙 원사는 중국과학원 산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왕옌이(王延·39) 소장의 남편이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는 생물안전 4등급(BSL-4) 실험실을 보유한 중국 내 최고 바이러스 연구시설이다. 사스, 에볼라 등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다뤄왔다. 그러나 이런 위험한 시설을 이끄는 왕옌이 소장은 변변한 성과 없이 14살 많은 남편 덕에 소장직에 올랐다는 구설수에 휘말려 있다.

옌밍스밍은 “왕옌이 소장은 사실상 꼭두각시”라며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실질적 주인으로 장몐헝을 꼽았다.

그는 “(장몐헝은) 군 생화학 무기 개발과 관련한 이권사업을 장악하기 위해 측근인 수훙빙을 통해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를 주물러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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