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비판’ 中부동산 재벌 징역 18년형…“習, 원로세력과 갈등 노출”

한동훈
2020년 9월 25일
업데이트: 2020년 9월 25일

시진핑을 거침없이 비난해 온 중국 부동산 재벌 런즈창에 대한 법원의 중형 선고가 중국 공산당 내 기득권 세력에 대한 시진핑 진영 경고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22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의 제2중급인민법원은 런즈창(任志强·69) 전 국영 부동산개발업체 화위안(華遠) 그룹 회장에게 징역 18년형과 420만 위안(7억2천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공식 웨이보에서 발표했다.

런즈창 전 회장이 법원 판결에 승복해 항소하지 않기로 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런즈창 전 회장에게는 부패 및 뇌물 수수, 공금 횡령 혐의가 적용됐다. 법원이 밝힌 공금 횡령액은 5천만 위안(86억원)이다. 그 외 125만위안(2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

중국 고위층의 부패와 횡령에 비하면 조촐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징역 18년의 중형이 선고된 것은 시진핑 총서기에 대한 비판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런즈창은 지난 2월 중국 SNS에 “벌거벗은 채 계속 황제가 되겠다고 고집부리는 광대”라며 시진핑을 암시하는 글을 게재했다.

그러나 “런즈창의 ‘신분’과 ‘배경’으로 시선을 넓히면 이번 사건의 의미가 새롭게 보인다”는 게 중국 평론가 샤샤오창(夏小强)의 분석이다.

샤샤오창은 “런즈창이 중국 공산당을 비판해 온 것은 사실이다. 거침없는 발언 덕에 ‘런대포’(任大砲)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러나 그 역시 ‘체제 내 비판’이었다”고 했다. 중국 공산당의 지도력에 대한 저항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샤샤오창은 “런즈창이 ‘벌거벗은 광대’ 발언도 격렬하게 들리지만, 근본적으로 보면 정권에 반대편에 선 게 아니었다”며 “그 역시 기득권 세력의 일원으로 공산당의 지배를 강화하자는 취지로 비판했다”고 전했다.

런즈창은 대표적인 중국 국영 기업가이자 혁명원로 2세 그룹에 속한다. 시진핑의 반부패 운동 행동대장이었던 왕치산(王岐山) 전 중기위 서기와도 가깝다.

샤샤오창은 “이러한 신분과 배경을 지닌 런즈창에게 징역 18년형이 떨어진 것은 그 자체로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라며 “혁명원로 2세로 대표되는 중국 공산당 내 기득권 세력에 대한 경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의미를 두 가지로 분석했다.

하나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 경제가 악화되자 경제적 손실을 보게 된 중국 공산당 고위층의 불만 누적이다.

그 불만의 화살은 시진핑에게로 향하고 있다. ‘시진핑 퇴진론’이 나오는 원인이다.

샤샤오창은 “동시에 이는 중국 공산당 고위층 내부 분열이 심각함을 시사한다”며 “특히 시진핑과 혁명원로 2세 그룹 사이의 갈등이 봉합 불가능한 수준으로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와 왕치산 전 중기위 서기 | 연합뉴스

다른 하나는 왕치산과의 결별에 따른 시진핑의 고립이다.

샤샤오창은 “런즈창은 왕치산과 절친한 관계다. 그런데 시진핑은 왕치산의 체면을 봐주지 않고 69세인 런즈창에게 징역 18년 형을 선고했다. 사실상 감옥에서 생을 마치란 의미다”라고 했다.

이어 “이는 시진핑이 왕치산과 완전히 결별했음을 보여준다. 왕치산과 그의 정치적 동료들은 시진핑 집권 초기의 든든한 동맹이 돼 줬다. 현재 시진핑은 이런 정치적 자산을 모두 잃어버린 상태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진핑 주변에는 정치적 기반이 약해 시진핑에게 아부해서 살아남으려는 아첨꾼과 소인배들만 우글거린다. 시진핑이 최근 연거푸 정치적 악수를 거듭하고 있는 근본적 이유”라고 주장했다.

샤샤오창은 “시진핑이 정권을 움켜쥐고 당(중국 공산당)을 지키려 발버둥 칠수록 그의 곁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참혹한 결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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