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부패 척결” 강조, WSJ 장쩌민 손자 비리 폭로…‘절묘한 타이밍’

류지윤
2021년 2월 26일
업데이트: 2021년 2월 26일

중공의 제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3연임을 노리는 시진핑이 각종 공격을 당하면서 시진핑과 장쩌민의 다툼이 재차 일렁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윈 숙청에 장쩌민 가문이 연루됐다고 폭로한 데 이어 지난 22일 장쩌민의 손자, 장쯔청(江志成)이 자산을 빼돌린 내막도 폭로했다.

중국의 사모펀드회사 ‘보위 캐피탈’(Boyu Capital)의 공동 설립자가 싱가포르 사무실을 설립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22일 보도했다. 이 회사는 장쩌민의 손자 장쯔청이 설립했다.

보도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보위 캐피털’의 공동 설립자인 퉁샤오잉(童小幪)이 최근 싱가포르 영주권을 확보했으며 현지에서 ‘보위’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기금관리회사의 최고 경영자를 맡았고, 또 다른 공동 설립자인 장쯔청도 싱가포르로 이주했다고 전했다.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이 이전은 당시 시진핑이 은퇴한 당내 지도자들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시도에서 시작됐다.

한 내부 관계자는 “보위 캐피탈의 싱가포르 이전은 95세인 장쩌민의 영향력 약화에 따른 가족, 동맹의 숙청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보위 캐피털의 성공은 장쩌민의 지지에 힘입은 것이었다.

이 관계자는 은퇴한 지도자가 사망하면 당의 권력 구조를 한층 더 바꾸어 놓아 그 동맹과 가족이 더 쉽게 숙청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러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홍콩보다 싱가포르가 ‘보위 캐피탈’에 베이징 당국의 검열이나 불리한 행동이 덜 미치게 했다.

중국 밖에서의 첫 사무실인 싱가포르 사무실은 당내 정치적 다툼을 피해 잠재적인 피난처를 제공하고 홍콩 본거지에서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홍콩의 불안과 베이징의 이견 탄압은 이미 홍콩의 상업적 자신감을 동요시켰다.

2010년 홍콩에서 설립된 ‘보위 캐피탈’은 장쯔청, 퉁샤오잉, 장즈신(張子欣) 외에도 이미 세상을 떠난 장쉐증(張雪征)을 공동 설립자로 등재해 놨다. 홍콩 최고 부호인 리자청(李嘉誠)과 싱가포르 테마섹 홀딩스(Temasek Holdings)의 투자도 따냈다.

보도에 따르면 ‘보위 캐피탈’은 ‘태자당(太子黨) 펀드’라 불리며, 베이징과 상하이 공항 면세점 지분을 인수해 주목을 받았다.

한 내부 관계자는 장쯔청이 이전에는 주로 홍콩에서 일했지만, 지금은 상하이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다고 밝혔다. 상하이는 장쩌민 가족이 머무는 곳이다.

보도는 ‘보위 캐피탈’이 싱가포르와 상하이로 얼마나 많은 업무를 옮겨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7일에도 알리바바그룹 산하 앤트그룹의 숨은 10대 투자자 중 하나로 ‘보위 캐피털’을 꼽았다. 앤트그룹의 지분 구조가 복잡하고 중공의 권력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시진핑 진영에 잠재적 도전을 하고 있는 정치 세가와 밀접한 관계라고 전했다.

보위 캐피털이 우회적으로 앤트그룹의 10대 주주 중 하나가 된 것 외에도 중공 전 정치국 상무위원 자칭린(賈慶林)의 사위 리보탄(李伯潭)이 지배하는 베이징쟈오더투자그룹(北京昭德投資集團) 역시 우회적으로 앤트그룹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칭린은 장쩌민이 발탁한 최측근으로, 시진핑과 권력투쟁을 벌여 왔다.

굉장히 많은 마윈의 친구가 신분을 숨긴 채 앤트그룹에 투자했는데, 그중엔 푸싱그룹의 궈광창(郭廣昌) 회장, 판하이그룹의 루즈창(盧志強) 회장, 쥐런그룹의 스위주(史玉柱) 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

상하이의 정언충(鄭恩寵) 변호사는 궈광창이 장쩌민의 아들 장몐캉(江綿康)과 얽히고설킨 관계라고 폭로한 바 있다.

매체 ‘차이징전샹’(財經真相)은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앤트 파이낸셜의 상장 중단 원인은 금융 시스템적 위험 등이 아닌 중공 고위 당파에 연루된 데 따른 것이라고 외부에 밝혔다고 이야기했다.

앤트 파이낸셜의 지주 대부분이 장쩌민파 인물들이기 때문에 상장에 성공하면 언제든 시진핑을 상대로 금융전을 벌여 퇴진을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이징전샹’은 이미 95세인 장쩌민은 죽음이 임박해 장쩌민 가문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시진핑이 집권하기 전 2012년 중공은 내부적으로 이미 한 차례 결사 항쟁을 벌였고, 2022년 제20차 당 대회는 시진핑의 개헌이 유효한지 검증하는 시기여서 시진핑에겐 가장 위험한 시기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시진핑은 최근 열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5차 전체회의에서 ‘정치적 부패’ 문제를 당내 최대 위협으로, 부패 반대는 ‘질 수 없는 정치 투쟁’으로 규정했다. 당 매체는 “일부 부패한 사람들이 당과 국가 권력을 훔치려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중공이 개최한 신년 단배식에서 시진핑 주위에는 회의에 참석한 고위 관료들을 감시하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배치됐다. 시진핑의 불안감은 온 세상이 다 알고 있다.

시사평론가 왕요우췬(王友群)은 “시진핑이 부패 척결에 ‘질 수 없다’고 한 것은 위험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하지만 시진핑은 위험의 근원이 ‘당 지키기’에서 나온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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