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반독점 강화 기조 재확인…규제 리스크 지속 전망

이대우
2021년 8월 31일
업데이트: 2021년 9월 1일

‘공동부유’, ‘부의 3차 재분배’를 내세운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반독점 체제 강화를 재차 강조했다.

자신의 3연임 여부를 확정 짓는 내년 10월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외부의 영향을 차단하고 겨울나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총서기 겸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열린 중국 공산당 중앙전면개혁심화위원회 제21차 회의에서 “반독점 강화는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 완성을 위한 본질적 요구”라고 말했다.

‘반독점’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알리바바, 텐센트 등 거대 기술기업(빅테크) 규제에서 주로 언급된 이유다. 시장을 선점한 빅테크가 독점 체제를 구축해,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 완성을 늦추고 방해했다는 것이다.

시진핑은 “공동부유를 촉진하는 전략적 높이에서 출발해, 공정하고 경쟁적인 시장 환경 형성을 촉진하고 다양한 시장 참가자, 특히 중소기업을 위한 광활한 발전공간을 만들고 소비자의 권익을 더 잘 보호하자”고 말했다.

그는 반독점 정책의 목적을 ▲공동부유 촉진 ▲공정한 경쟁시장 ▲중소기업 발전 ▲소비자 권익 보호 등으로 정리했다.

공동부유는 원래대로라면 내년까지 총 10년의 국가주석 임기가 만료되는 시진핑이 임기 연장을 위해 내세운 핵심 정책이다.

‘다 같이 잘살자’는 달콤한 구호인 공동부유는 공산주의로 넘어가는 사회주의 체제 국가이면서도 양극화와 빈부격차가 극심한 중국 사회를 향해 불만이 최고조에 이른 민심을 다독거리며 내년까지 끌고 갈 ‘비장의 카드’인 셈이다.

반독점 정책 시행의 목적 첫머리에 공동부유를 내세운 시진핑의 발언은 빅테크와 사교육 업체 때리기로 시작한 규제 기조가 내년 10월 당대회 직전까지 계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빅테크를 비롯한 거대 기업들을 성장시킨 것은 바로 중국 공산당이었다. 중소기업을 키우기 위해 반독점을 강화하겠다는 시진핑의 발표는 비난의 화살을 민간기업에 돌리려는 의도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진핑은 지난 17일 공동부유를 주제로 한 중앙재경위원회 제10차 회의에서 그 구체적인 실행 방안의 하나로 ‘부의 재분배’를 말했다.

그는 부의 재분배를 ▲기업이 효율성의 원칙에 따라 임금·이윤 등을 나누는 1차 재분배 ▲여기에 공정성을 추가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해 조세·사회보장지출 등의 방법을 동원하는 2차 재분배 ▲마지막으로 도덕성에 기반해 부유층의 자발적 기부 등으로 이뤄지는 3차 재분배 등으로 소개했다.

시진핑은 특히 1, 2차 재분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부유층의 ‘자발적 기부’로 저소득층에 혜택이 돌아가는 3차 재분배를 강조했다.

그의 발언 직후 중국 대형기업들의 ‘기부 릴레이’가 이어졌다.

시진핑의 발표 당일, 규제 때리기에 당하고 있던 텐센트가 500억위안(약 9조원)을 추가로 내놓겠다고 밝혔고,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拼多多)가 100억위안(약 1조8천억원) 기부 계획을 공개했다.

중국 문제 전문가 탕징위안은 “독재국가에서 가장 무서운 표현 중 하나가 바로 ‘자발적’이라며, 기부 금액으로 권력에 대한 충성도를 보겠다는 협박성 멘트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탕징위안은 “기부금이 그대로 저소득층에 전달될지도 의문”이라며 “지진, 홍수 심지어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최일선 의료진에게 돌아가는 물자가 제때 지급 안 되거나 빼돌려지는 곳이 공산주의 중국이다. 기업 기부금 같은 눈먼 돈을 당 간부에서 지방 말단 관리까지 착복하지 않으리라고 보는 것이 이상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반독점, 공정경쟁 정책 추진 외에도 비상물자 비축전략, 안전관리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음식 낭비 줄이기를 비롯해 식량과 비상물자 비축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다.

탕징위안은 “전염병 상황에 대비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중국의 식량 사들이기로 국제 곡물 가격이 폭등했다. 이날 회의에서도 비상물자 비축을 주요 의제로 논의했다. 식량 수급 안정을 넘어서서 모종의 비상상황에 대비하려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추진하는 중국과의 경제적 탈동조화(디커플링), 서방 각국과 외교 관계 악화, 미-일-대만의 남중국해·대만해협 공조 강화 등으로 악재가 겹친 시진핑 정권이 내년 임기 연장 확정과 그 이후 권력 안정기까지 문호를 닫아걸 준비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의 문호 축소 실행 시점을 내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최 이후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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