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공안부 실세 부부장 전격 체포…사태 역전 노렸나

김지웅
2020년 4월 30일
업데이트: 2020년 5월 1일

중국 공산당 바이러스 사태 와중에 갑작스럽게 전해진 공안부 책임자 낙마 소식에 중화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쑨리쥔(孫力軍·51) 공안부 부부장(차관)이 체포돼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산당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기위)는 엄중한 기율 및 법규 위반 혐의를 밝혔다.

쑨리쥔 낙마 소식이 주목받는 건 그가 공안부에 잔존한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계파이기 때문이다. 공안부는 역대로 공산당 철권통치의 핵심기관이었다.

쑨리쥔은 표면적으로는 공안부 내 서열 8위이지만 공안부 1국(국내안전보위국) 국장, 중국공산당 중앙 610 판공실 부주임을 역임했으며, 사실상 실세로 군림해왔다. 공안조직과 사법부를 총괄하는 공산당 중앙 정치법률위원회 멍젠주(孟建柱) 서기가 뒤를 봐줬기에 가능했다. 멍젠주는 장쩌민의 최측근이다.

공안부 1국인 국내안정보위국은 정보부서이자 체제 안전을 책임진다. 대내적으로는 종교인·정치범을 단속하고 대외적으로는 해외 간첩·친공조직을 관리한다. 고위층의 돈세탁 기지인 홍콩 문제도 전담하며 공안부 내에서도 최고 권력을 휘둘렀다.

중앙 610 판공실은 정식 명칭이 ‘중앙 사교 문제 예방·처리 영도 소조 판공실’이다. 1999년 6월 10일 설치돼 약칭 610 판공실(사무실)로 불린다. 파룬궁 탄압을 전담하는 기구로 법률적 근거 없이 장쩌민의 명령에 따라 설치된 초법적 조직으로 막강한 권력을 지녔다.

두 기관 모두 장쩌민 계파의 명줄과 관련이 깊다. 쑨리쥔 체포가 단순한 부패 관료 청산으로 보기에는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쑨리쥔 체포 과정을 보면 이러한 분석에 더욱 힘이 실린다.

홍콩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체포는 한밤중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체포에는 베이징 권력층 집단거주지 중난하이(中南海) 경호를 담당하는 중앙경위국 요원들이 투입됐다. 공안부 소속 경찰을 동원할 경우, 보안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중국 당국은 왜 그렇게 쑨리쥔 체포에 공을 들였을까.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기 하락, 홍콩 민주화 시위에 따른 반 중공 감정 확산, 중공 바이러스(우한 폐렴) 관련 정보 은폐와 그에 따른 국제사회의 책임추궁 여론 고조 등 시진핑 정권은 집권 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시진핑 리더십에 대한 지도층 인사들의 의문 제기가 이어진다.

지난 2월 전즈창(任志强) 전 화위안그룹 회장이 시진핑의 하야를 요구하며 ‘벌거벗은 광대’라고 비판했고, 3월에는 칭화대 법대 쉬장룬(許章潤) 교수와 인권변호사 겸 법학자 쉬즈융(許知永)이 퇴진을 요구했다.

에포크타임스 중국 전문가 왕요우췬(王友群)은 사태가 이렇게 되기까지 장쩌민 계파의 악랄한 공격이 있었고, 공안부의 쑨리쥔이 행동대장 역할이었다고 지적했다.

그 대표적 사건 중 하나가 2015년 7월 단행된 인권변호사 대규모 탄압이었다. 그해 6월 저우융캉이 체포되자, 공안부는 한 달 뒤 갑작스럽게 전국 인권변호사와 그 가족, 동료 등 300여 명을 체포·소환해 강압적인 조사와 면담을 진행했다.

이 사건은 공안부에서 단독집행한 일이었고 그 실무 책임자가 쑨리쥔이었다. 당시 시진핑 정권은 반부패를 추진하며 장쩌민 계파와 권력을 다투느라 이 사건을 방임했다. 결국, 사건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그대로 시진핑 정권으로 향했다.

그 외에도 쑨리쥔에 대한 체포를 장쩌민 계파에 대한 하나의 경종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왕요우췬의 설명이다.

쑨리쥔은 파룬궁 탄압의 주요 실무자인데, 파룬궁 탄압은 장쩌민 계파가 일으킨 사건 중에서도 가장 비리가 심각한 축에 속한다.

미국에 망명한 중국 재벌 궈원구이에 따르면, 멍젠주는 장쩌민의 장남 장몐헝(江綿恒)을 위해 신장이식 수술을 최소 3차례 알선했는데, 이에 제공된 총 5개의 이식용 신장을 찾는 작업을 쑨리쥔이 맡았다. 쑨리쥔은 수감 중인 파룬궁 수련자 가운데 대상을 찾아 살인을 지시하고 장기를 제공한 혐의가 있다.

왕요우췬은 “시진핑이 공산당 체제를 유지하려 장쩌민 계파의 범죄를 눈감아줬고, 그로 인해 곤경에 처했다”며 이번 사건은 시진핑이 뭔가 심경 변화를 일으킨 결과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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