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연세대 앞에서 공자학원·차하얼연구소 폐쇄 촉구

강우찬
2022년 10월 26일 오후 5:57 업데이트: 2022년 11월 1일 오전 9:40

‘CCP 아웃’, ‘공자학원 실체 알리기 운동본부’ 기자회견
“120년 전통 연세대…공산당 통일전선 거점 설치 안될 일”

중국 공산당의 국내 침투를 알리고 저지하려는 시민단체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정문 앞에서는 연세대 내에 설치된 중국 공자학원과 차하얼연구소 폐쇄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시민단체 ‘CCP(중국 공산당) 아웃’과 ‘공자학원 실체 알리기 운동본부’는 이날 집회에서 “설립 120년이 넘은 연세대는 그동안 조국 자주화와 근대화, 민족의 독립과 문명화, 민주국가와 근대사회 건설 등 막중한 책임을 감당해왔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러한 빛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연세대가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 공작 거점인 공자학원과 차하얼연구소를 끌어안으며 중국 공산당의 나팔수가 됐다”고 개탄했다.

두 단체는 연세대 당국에 두 시설의 철거를 촉구하는 한편 교수와 재학생, 졸업생들에게도 이 사안에 관심을 갖고 학교의 명예를 수호하기 위해 나서 줄 것을 호소했다.

단체 관계자는 “연세대는 기독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진리와 자유의 정신에 따라 사회에 이바지할 지도자를 기르는 배움터”라며 “이러한 학교에서 종교를 탄압하고 진리와 자유를 억압하는 공산당의 활동 거점을 설치하고 그대로 허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공산당은 자국민은 물론 전 세계를 상대로 폭거와 만행을 저지르고 있으며, 우리 대한민국의 독립과 주권을 무시하고 복종을 강요하는 망동을 태연히 자행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일부 대학, 교수들은 노골적으로 친중, 종중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뿌리는 돈에 중독된 것”이라며 연세대가 공산당의 유혹을 뿌리치고 지성의 전당으로서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차하얼연구소는 중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차하얼학회’가 2019년 11월 한국 연세대와 손잡고 신촌캠퍼스에 문을 연 공공외교 분야 연구소다.

이 학회는 민간 싱크탱크를 내세우고 있지만,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 공작 조직으로 여겨진다. 한반도 문제, 중국 외교, 신장 위구르 및 티베트 지역 인권 문제에 대해 중국의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연구기관이기도 하다.

중국 차하얼 학회 홈페이지. 한국에 대한 내용을 적잖게 게재하고 있다. | 화면 캡처

차하얼학회는 중국 공산당의 경제 구상 프로젝트인 ‘일대일로’에서도 중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2014년 ‘한반도평화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한국에 대한 영향력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주로 학자, 지식인 층을 겨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자학원은 중국어·문화 교육기관을 표방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에 의해 ‘외국정부 대행기관’으로 지정된 정부기관이다. 중국 정부나 공산당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기관이라는 의미다. 통일전선 공작기관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공자학원의 수업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체로 중국어 교육에 치중하고 있지만 진정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대학, 교수들과의 관계다. 중국과 우호관계를 강조하며, 인맥을 쌓고 친밀감을 형성해 중국에 대한 비판을 무디게 만든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궁극적으로 상대국의 지식인, 학자, 중국문제 전문가들이 자국의 국익보다는 중국 공산당의 이익과 연결된 개인이익을 추구하게 만드는 쪽으로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는 상대방 내부에 내통세력을 심는 통일전선 공작의 핵심 목표 중 하나다.

미국과 유럽, 호주 등지에서는 공자학원 퇴출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은 요지부동이다. 전 세계 공자학원 1호점(강남)을 필두로 22개 대학에서 운영 중이며, 10여 개 이상의 중·고등학교에도 공자학당이 설치돼 있다.

이번 집회를 개최한 ‘CCP 아웃’과 ‘공자학원 실체 알리기 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는 정부와 사회,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40여 차례가 넘는 집회와 기자회견을 이어가면서 경각심을 고취하고 있다.

두 단체는 매주 수요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앞에서도 중국 공산당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중국 공산당의 침투에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호소해왔다.

이날 연세대 정문 앞 집회를 본 한 연세대생은 “공자학원은 중국이 전 세계에 만든 것인데 스파이기구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공산당이 우리 학교에 있나”라고 반응했다.

이번 집회는 기자회견 형태로 진행됐으며 기독교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주장하는 연세대 학생 단체 ‘트루스포럼’도 참여해 힘을 보탰다. 앞서 지난 19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기자회견 때는 ‘서울대 트루스포럼’이 참석해 중앙도서관에 설치된 ‘시진핑 기증도서 자료실’ 폐쇄를 촉구한 바 있다.

‘공자학원 실체 알리기 운동본부’ 한민호 대표가 연세대 관계자에게 성명을 전달하기 전 성명서가 든 봉투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2.10.26 | 객원기자 김국환 | 에포크타임스

‘공자학원 실체 알리기 운동본부’의 한민호 대표는 집회 후 대학 관계자에게 성명을 전달했다.

한 대표는 “차하얼 연구소는 연세대와 공동 연구소라는 간판을 이용해 중국(공산당)에 대한 한국인들의 경계심을 해체하고 아무런 제약 없이 인맥을 구축하고 중국 공산당의 정책을 홍보한다”며 연세대가 더는 이용당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