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완주 터널 사고, 25살 응급구조사는 마지막까지 다른 사람 탈출을 돕고 있었다

윤승화
2020년 2월 21일
업데이트: 2020년 2월 21일

25세 새내기 응급구조사가 마지막까지 의식이 있던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의 탈출을 돕다 생을 마감했다.

순천-완주 고속도로 터널 차량 연쇄 추돌 사고와 관련, 뒤늦게 알려진 어느 사망자의 사연이다.

지난 19일 프레시안은 경찰과 소방당국을 인용,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앞서 지난 17일 낮 12시 25분께 전북 남원시 대산면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상행선 완주 방향 사매 2터널에서 차량 31대가 잇따라 연쇄 추돌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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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5명이다. 이들 중 2명은 남성으로 트럭 운전사들이라고 알려졌다.

이들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사망자 3명의 신원은 아직 확인 중이다.

보도에 따르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3명의 사망자 중 2명의 여성은 모두 응급구조사로 잠정 확인됐다.

아직 DNA 감식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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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사이인 이들 응급구조사는 주말을 이용해 여수로 함께 여행을 갔다가 사고 당일 오후 출근을 위해 길을 나섰고, 결국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응급구조사 A(25) 씨와 B(29) 씨, 같은 동료인 간호사 C(30) 씨는 함께 승용차에 탔다.

막내 응급구조사인 A씨는 조수석에, B씨가 운전대를 잡았으며 C씨는 뒷좌석에 탑승하고 있었다.

터널에 진입하고 사고가 발생한 직후 A씨는 정신을 차리고 차량에서 빠져나와 가장 먼저 뒷좌석에 있던 맏언니 C씨를 빠져나오게 했다.

A씨의 구조로 차량에서 빠져나온 C씨. A씨는 C씨를 향해 “빨리 터널을 나가라”고 재촉했고, C씨는 먼저 터널 밖으로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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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인 C씨는 “사고 직후 막내인 A씨가 나를 나오라고 한 뒤 빨리 먼저 나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C씨는 “A씨가 운전석에 앉아있던 B씨의 안전띠를 풀고 있는 모습을 봤다”며 “곧 같이 나올 줄로만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C씨의 증언으로 미뤄보아 응급구조사인 A씨는 C씨를 먼저 구하고, 동료 B씨를 구하기 위해 터널 안에서 머물다 결국 유명을 달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숨진 A씨는 동강대학교 응급구조학과 2014학번으로, 3년 연속 학과 수석을 차지하며 학교를 졸업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의료지원 응급구조사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석사 논문 과정을 밟고 있었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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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스승인 동강대학교 박시은 교수는 취재진에 “평소 너무나도 희생적인 성격이었던 제자가 마지막까지 응급구조사의 정신을 발휘하려다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A씨의 지인들 또한 “평소 교우관계도 좋고 밝고 희생적이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며 말을 잇지 못하는 반응이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타인의 생명을 구조하는 응급구조사였던 A씨.

A씨를 비롯, 해당 순천-완주 고속도로 터널 차량 연쇄 추돌 사고로 5명이 사망하고 2명은 중상을, 41명은 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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