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찍는 마음으로 도전!” 패스트푸드점 무인 주문에 도전한 시각장애인 (영상)

이서현 기자
2019년 11월 6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6일

무인주문기(키오스크)를 설치하는 가게가 점점 늘고 있다.

기계 앞에서 끝내 주문을 하지 못하고 돌아서거나 옆 사람에게 물어물어 주문해야 하는 사람도 부지기수.

기계에 익숙한 젊은 세대도 종종 힘들다는 소리가 나오는데 하물며 노년층이나 장애인의 답답함은 더하지 않을까.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협동조합 ‘좋은이웃 컴퍼니’의 이현학(35) 대표.

시각장애인 1급인 그는 무인주문기 도전 영상을 제작해 지난달 23일 유튜브 채널 ‘커넥튜브’에 공개했다.

유튜브 채널 ‘커넥튜브

영상에서 그는 “불가능 할 것 같긴 한데 도전!”이라며 패스트푸드점에 들어섰다.

힘찬 외침과 달리 그에게는 무인주문기를 찾는 것부터가 난관이었다.

그는 무인주문기 앞에 서서 “이 기계가 맞나”라며 더듬거렸고 터치음을 듣고서야 기계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화면에 메뉴 종류가 나왔지만 앞이 안 보이는 그는 “랜덤으로 골라 먹는 수준이 되겠네”라고 한숨을 쉬었다.

잠시 후 “수능 찍는 마음으로… 내가 오늘 먹는 거니까 입 높이에 맞춰서”라며 정말 입 높이에 맞는 화면을 눌렀다.

유튜브 채널 ‘커넥튜브

선택 여부도 알 수 없어 계속 누르다 보니 같은 메뉴가 4개나 선택된 상태. 하지만 기계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그는 아무 곳이나 누르기 시작했다.

이후 빨리 결제를 마치려고 했지만 “제품 선택 완료 버튼을 눌러주세요” “포장하시겠습니까?”라며 단계별로 안내음이 이어졌다.

당황한 그는 여러 곳을 더듬거렸고 기계는 초기화면으로 돌아갔다. 이후 다시 한번 도전했지만 비슷한 과정이 반복됐다.

유튜브 채널 ‘커넥튜브

그는 “내가 혼자 시켜보려고 했는데 이건 아예 불가능한 일이다”라며 동행한 이에게 화면 해설을 부탁했다.

도움을 받아 메뉴 선택과 결제, 제휴사 할인 등 여러 단계를 차근차근 진행하던 그는 “아유…이걸 어떻게 찾아”라며 주문을 완료했다.

하지만 결제가 끝난 후 영수증을 받아들면서도 “기본적으로 몇 번인지를 안 알려주네”라며 또 한 번 난감해했다.

유튜브 채널 ‘커넥튜브

이 대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키오스크에 도전해봤다. 어떻게 하면 시킬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아예 주문 자체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30대인데 햄버거를 시켜 먹기 힘든 세상이 됐지만, 햄버거가 맛있다는 것은 변하지 않은 진리”라는 너스레로 영상을 마무리했다.

그의 영상을 본 이들은 “진짜 어르신들이나 휠체어 이용하시는 분들은 정말 불편할 것 같아요” “유쾌하게 말씀을 하셨지만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라며 무인 주문기 사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고 전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