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윈즈 해킹, 美 주류매체가 러시아 배후설에 ‘올인’하는 이유

NTD
2020년 12월 21일
업데이트: 2020년 12월 23일

지난주 미국에서 사상 최대라고 평가되는 사이버 해킹 사건이 벌어졌다. 14일 미국 정부 당국은 네트워크 관리 프로그램 ‘솔라윈즈(Solarwinds)’에 악성코드가 담겨 있었다며, 이 프로그램을 탑재한 시스템의 즉각 전원 차단을 권고했다.

국토안보부 등 미국의 국가안보 핵심기관마저 침투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사회의 충격은 더욱 컸다. 일개 국가 차원의 수준 높은 해커 조직이 벌인 일로 추정됐다.

그런데 이 사건을 보고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응과 미국 주류매체의 반응이 매우 극명하게 갈린다. 주류매체는 러시아를, 트럼프 대통령을 중국을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거의 모든 미국 주류매체들은 러시아 정부 지원을 받은 해킹 조직 APT29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도하며, 해킹의 배후를 러시아로 거의 기정사실화했다.

특히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배후에) 분명히 러시아가 있다”고 했다며 다시 한번 러시아의 소행으로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확실히 이날 “미국 정부 시스템 내부에 코드를 심으려 한 시도가 있었다”며 “이들이 러시아라는 점을 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자신의 트윗을 통해 “가짜 뉴스 미디어들은 사이버 해킹을 실제보다 훨씬 크게 부풀리고 있다. 나는 충분히 보고를 받았다. 모든 것이 잘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러시아, 러시아는 어떤 일이 일어나면 제일 먼저 외쳐지는 구호다. 절름발이 언론들은 재정적인 이유로 인해 그것이 중국일 가능성(맞을 거다!)을 따져보는 일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내가 크게 이긴 것이 분명해진 선거에서, 우리의 우스꽝스러운 투표기는 (해킹) 공격을 받았을 수도 있는데, 이는 미국에 더 망신스러운 일이다”라며 존 래트클리프 국가정보국장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태그했다.

그렇다면, 폼페이오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 가운데 누구의 말이 진짜일까?

“둘 다 맞다”라는 대답도 가능하다. 이번 해킹에는 러시아와 중국(중공) 모두 관여했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대선에서 부정행위를 일으킨 세력도 해킹에 참여했을 수 있다. “중국일 가능성”과 “우리의 우스꽝스러운 투표기는 공격받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를 시사하고 있다. 누군가 해킹을 통해 백도어를 열어뒀고, 다른 이들도 기웃거렸다는 해석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모두 아우를 수 있다.

사실 미국의 각 주와 지역 네트워크, 미국 자체 인터넷은 강력한 보호를 받고 있어, 해외에서 침투하거나 원격 접속을 통해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보안전문가들의 견해다. 따라서, 백도어를 심어 공격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솔라윈즈의 네트워크 관리 프로그램을 이용한 기관, 기업 중에는 이번 선거 의혹의 핵심인 전자투표기 업체 D사도 있었다. 그런데 D의 반응이 수상하다. 솔라윈즈와 제휴관계라는 사실을 감췄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D사 최고경영자(CEO)는 미시간 상원 감독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 화상으로 참석했다. 선거 사기 가능성을 따져보는 자리였다. 이 청문회에서는 바로 전날 일어난 솔라윈즈 사건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이에 D사 CEO는 자사와 솔라윈즈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D사 홈페이지에 솔라윈즈와 제휴 관계를 밝힌 내용을 게재했다가 지워진 흔적이 발견됐고, D사 선거관리 소프트웨어 소스코드에는 솔라윈즈의 코드 흔적이 남아 있어, 두 회사의 관계를 입증하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됐다.

그렇다면 D사는 왜 솔라윈즈와 관계를 감추려 했을까. D사는 그동안 외부에서 원격 조종은 절대 불가능하다며 해킹 가능성을 극구 부인해왔다. 그러나 솔라윈즈의 고객이었고 악성코드가 설치돼 백도어가 뚫리게 됐다면, 그동안의 해명이 한순간에 무력해진다.

국토안보부 같은 안보기관마저 솔라윈즈 고객사로 해킹 침입을 당한 상황에서, D사가 솔라윈즈와 관계를 끝끝내 감추려 한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솔라윈즈 해킹,주류매체는 왜 러시아 배후설에 주력하나

미국 주류매체와 민주당은 지난 2016년 대선 때부터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주장해왔다.

이를 빌미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2년의 걸친 특검 끝에 내려진 결론은 “무혐의”였다. 러시아 스캔들은 이제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대선후보, 미 연방수사국(FBI) 등 정보기관이 손잡고 벌인 조작극이라는 혐의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해킹의 배후가 러시아로 굳어지면, 다시 한번 러시아 스캔들을 재점화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이 미국에 도전하고 있다는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지만, 미국 주류매체는 중국 공산당의 미국 침투에 대해서는 일말의 가능성도 두지 않는 모습이다.

마이클 플린 장군은 18일 폭스비즈니스의 ‘루 돕스 쇼’에 출연해 “우리는 정보전 중이다. 주된 적들 가운데서도 천적은 중국(중공)일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중국(중공)과 관련돼 있다. 우리나라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말했다(영상).

또한 “솔라윈즈는 미국의 인프라로 침입하는 입구”라며 “솔라윈즈 공격과 선거 보안 사이에 모종의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플린 장군은 “우리에게는 지금 다른 나라로부터 온 증거들도 있다”며 “해외 국가들은 우리의 11월 3일 선거 시스템과 선거 과정에 대한 공격을 감시하고 있었다”라고도 했다.

전직 백악관 안보보좌관인 플린 장군은 현재 어떠한 공직도 맡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이 같은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을까. 플린 장군의 작전 능력을 높이 평가했던 트럼프 법률팀 린 우드 변호사의 발언, 워싱턴 백악관 근처에 머물고 있는 플린 장군의 현재 위치 등에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류언론이 트럼프 캠프에 유리한 소식을 보도하지 않는 상황에서, 자유로운 신분인 플린 장군은 거리 집회에서 연설하거나, 언론 인터뷰에 응하거나 하는 등의 활동으로 트럼프를 지원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양한 종류의 카드를 쥐고서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발상에 따라 사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천재(genius)인 것 같다…그는 2020년 재선에 성공할 것이다.”

이는 트럼프 측근이 아닌, 캐나다 자산운용사 글루스킨 쉐프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지난 2019년 6월께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물론, 이번 대선에 관해서가 아니라 중국과 무역전쟁을 통해 연준의 금리인하를 유도한 발상을 높게 평가한 발언이었다.

만약 모든 부정선거 의혹이 사실이고, 민주당과 거대 언론, 행정부·사법부와 시민단체, 외세가 손잡고 이번 선거를 ‘훔치려’ 했다면 공화당 내에서도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로서는 진작 패배하고도 남았을 승부였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국의 선거제도와 법적 절차를 지금까지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철저하게 이용하면서 최대한 승부처를 늘려나가고 있다.

– NTD 객원 칼럼니스트 /협력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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