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주민 신속하고 침착한 대처 빛났다” 울산 33층 아파트 화재 ‘사망자 0명’

이서현
2020년 10월 9일
업데이트: 2020년 10월 9일

울산 남구 주상복합 아파트 삼환아르누보 화재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지금까지 0명이다.

이 같은 결과 뒤에는 신속하게 출동한 소방대원들과 침착하게 대피한 주민들이 있었다.

이번 화재는 지난 8일 오후 11시 7분쯤 건물 12층에서 시작됐다.

강한 바람과 건물 마감재 등을 타고 불은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졌다.

SNS 등을 통해 전해진 현장 상황은 “불이 어떻게 저만큼 붙을 수 있냐”는 의아함을 부를 정도였다.

연합뉴스

소식을 접한 이들은 늦은 밤에 불이 난 데다 건물에는 127가구가 입주해 있어 대규모 인명피해가 나지 않을까 우려했다.

또 상당수 주민이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옥상으로 대피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다행히 큰 불길이 잡힌 9일 오전 사망자는 단 한 명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 화재로 주민 91명이 연기흡입 등으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모두 찰과상 등의 경상으로 파악됐다.

큰 피해를 보았지만 화재 규모에 비해 사망자가 없다는 점에서는 ‘하늘이 도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가능했을까.

화재 진압 중인 소방관 | 연합뉴스

울산소방본부 발표와 아파트 입주민 진술 등을 종합하면, 소방당국의 신속하고 입체적인 대응이 큰 역할을 했다.

당시 소방당국은 ’12층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선발 소방관 8명이 즉시 현장에 출동했다.

이들은 건물 전체로 불길이 퍼지기 전, 13층부터 아래로 내려가며 점검에 나섰다.

그런데 갑자기 13층에서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다.

강풍주의보가 발효될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고 건물 외벽의 알루미늄 복합패널도 불길을 번지게 했다.

이를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인스타그램 ‘haekwon_jeong’

다행히 화재 확산 전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신속하게 상황을 파악한 덕분에 인근 소방관서 소방력을 모두 동원하는 대응 2단계 발령 등 후속 대응이 적기에 이뤄졌다.

또 고가사다리차를 이용해도 고층부 화재 진압에 한계가 있자, 소방대원들은 각 호실을 돌면서 불을 끄면서 인명 수색과 구조에 주력했다.

12시간이 넘는 진화 작업을 하는 동안 소방관들은 현장에서 컵라면으로 허기를 달랬다.

또, 생수를 몸에 끼얹으며 열기를 식히려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입주민들도 침착하게 대응했다.

비상벨이 제때 울리지 않자 주민들은 일사불란하게 화재 발생을 알렸다.

화재 초기 대피한 일부 주민들은 화재 대피 매뉴얼대로 물에 적신 수건을 입에 대고 자세를 낮춘 채 집을 빠져나왔다.

연기 때문에 내려오지 못한 고층부 주민들은 피난 공간이 있는 15층과 28층, 옥상 등지로 빠르게 대피해 구조를 기다렸다.

이후 소방대원의 지시를 침착하게 따르며 77명이 큰 부상 없이 지상으로 내려왔다.

인스타그램 ‘haekwon_jeong’

한편, 화재 현장 인근에 있던 벤츠 딜러사 중 한 곳이 9일 오전 7시부터 영업점을 현장지휘본부로 내준 사실도 알려졌다.

덕분에 8시간 가량 길 위에서 틈틈이 휴식을 취했던 소방관들이 영업점 내에서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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