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한국 유도의 간판스타였던 하형주 선수. 그는 현재 동아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하 교수는 20일 부산에서 열린 션윈예술단 공연을 관람했다. 은퇴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운동으로 다진 하 교수의 건장한 체격은 어디서나 눈에 띄었다. 평생 운동만 하던 그이기에 감성까지 투박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기우였다.
“공연을 잘 봤다. 아주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전달을 위해 어떤 부분에서 단호하고, 기가 철철 넘치는 그런 공연이었다. 의상, 무용, 표현력, 음악의 구성 요소가 조화를 이뤘다.”
션윈은 이번 공연에 스물 한가지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여기에는 성악과 무용극, 고전무 그리고 다양한 민족춤이 포함된다. 하 교수는 “무용수들의 표현력이 뛰어나 내용이 간단명료하게 전달됐다. 그래서 더 기억에 오래 남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션윈의 모든 레퍼토리가 ‘단순하고 명쾌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덧붙였다.
“단순하고 소박한 것이 아름답다고 하지 않는가. 모든 것이 잘 구성됐다. 아주 편안하게, 생각 없이 보고 있어도 의미 전달이 잘 됐다.”
평생 운동을 하며 살아서일까. 그는 많은 션윈 레퍼토리 중에서도 진시황의 병마용이 등장한 ‘대진의 회상’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 무대에는 전국시대 산하를 뒤엎을 듯한 기세로 육국(六國)을 쓸어버리던 진나라 군대의 위풍당당한 위세가 재현됐다.
“아무래도 스포츠인이다 보니까 진나라 병사들의 훈련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일반인을 구원하고자 하는 뉘앙스도 많았던 것 같다. 스포츠든 무용이든 최고의 극한 경지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노력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일맥상통함을 느꼈다.”
비파, 소나 등 중국 전통악기와 서양악기를 함께 연주하며 독특한 음색을 내는 션윈오케스트라 역시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음악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었다. 동?서양 음악이 악보만 있다면 어울리기가 좋고 듣기에도 좋다.”
지인의 권유로 공연장을 찾은 하 교수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공연’이라며 션윈을 추천했다.
“세계적인 문화예술단이지 않는가. 이런 공연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도 예술을 통해서 한번 기대해볼 수 있는 공연이다.” (사진=이유정 기자)